수원박물관 특별기획전…3·1운동부터 교육·사회운동 발자취 조명
[일간경기=김희열 기자] 수원박물관이 광복 80주년과 독립운동가 김세환 서거 80주기를 맞아 8월 15일부터 12월 7일까지 특별기획전 '다시 만난 민족대표 김세환'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수원 출신 독립운동가 김세환(1889~1945)의 삶과 활동을 50여 점의 유물과 30여 점의 인공지능(AI) 제작 콘텐츠로 소개한다.
전시는 △민족대표 김세환과 수원 3·1운동 △수원의 미래를 위해 힘쓴 교육자 김세환 △다양한 사회운동으로 수원을 지킨 어른 김세환 △다시 만난 민족대표 김세환 등 4부로 구성됐다.
김세환은 3·1운동 민족대표 48인 중 한 명으로, 수원 3·1운동을 청년들과 주도하고 경기도와 충청도 지역에 독립 만세운동을 확산했다. 일제 강제 병합에 반대하며 민족 생존을 위해 항일 투쟁에 나섰고, 옥고를 치른 뒤에는 수원의 교육과 사회운동에 힘썼다. 광복을 맞았으나 1945년 9월26일 서거했다.
김세환은 수원상업강습소와 삼일여학교 교사로 재직하며 일제 식민 지배에 저항 의식을 가졌다. 수원 최초 기독교감리회 종로교회 권사로 활동하던 중 3·1운동 준비에 참여했고, 민족대표로서 수원과 충청도 지역 만세운동 확산에 기여했다. 1919년 3월 1일 밤 방화수류정에서 시작된 수원 3·1운동은 청년·학생 중심으로 전개됐으며, 종교인과 지식인, 농민, 학생, 기생 등이 수원면 곳곳에서 만세운동을 벌였다.
교육자로서 김세환은 근대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삼일여학교(현 매향중학교,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와 화성학원(현 수원중·고등학교)에서 후진 양성에 힘썼다. 두 학교가 재정 위기에 처했을 때 지역민과 함께 학교를 지키려 노력했다. 삼일여학교 학생들의 편리한 등하교를 위해 수원천에 삼일교를 건설하기도 했다. 이들 학교는 100여 년 동안 수원을 대표하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했다.
사회운동가로서 김세환은 3·1운동 민족대표로 체포돼 1년 6개월간 옥살이를 했다. 1920년 10월 출옥 후 일제 감시로 학교로 돌아가지 못하고 곡물상과 목재상으로 일했다. 지역 유지로서 여러 사회단체를 조직하고 지원했다. 1928년 민족주의와 사회주의 통합 운동으로 결성된 신간회 수원지회 회장으로 활동했고, 1929년 수원체육회를 조직해 회장을 맡았다. 해방 때까지 수원에서 다양한 사회 활동을 이어갔다.
이번 전시에서는 AI로 복원한 김세환의 현재 모습을 볼 수 있다. 정장 차림의 김세환이 매향여자정보고등학교 학생들과 환하게 웃으며 찍은 기념사진 콘텐츠가 전시된다.
수원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특별기획전은 수원 독립운동가들의 과거와 AI로 복원된 현재 모습을 만나 광복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전시"라며 "광복 80주년 '당당한 대한민국, 빛나는 수원'을 만드는데 시민들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원 독립운동가들이 2025년 수원에 찾아온다면, 그들이 목숨을 바쳐 지킨 조국이 선진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수원이 역사문화 도시의 정체성을 지키며 빛나고 있다는 사실을 자랑스러워할 것"이라며 "이런 상상력을 AI로 구현해 과거와 현재가 만나 서로의 삶을 위로하는 모습을 담았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