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발전소 중심 안정적 전력공급 강점
AI 데이터센터·드론산업 유치 '청신호'
최성준 가스안전공사 북부지사장
"포천시 주요 안전 분야 철저 대응"
[일간경기=김순철 기자] 포천시가 산업 기반과 탄탄한 에너지 인프라를 바탕으로 첨단산업도시로의 도약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광도시 이미지가 어느 정도 안착한 상황에서,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합하는 에너지 수급과 전력 안정성을 무기로 AI 데이터센터, 드론 산업 등 고부가가치 산업 유치에 집중하고 있다
포천시, 경기 북부권 최다 산업시설과 안정적 발전소 운영
포천시는 경기 북부권 도시 중 산업용 시설 수가 가장 많은 1544개소에 달한다. 이는 인근 도시들과 비교해 압도적인 수치이며, 순수 산업 현장의 기준으로도 포천이 산업도시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산업시설이 많은 만큼 에너지 수요 또한 높고, 동시에 철저한 안전 관리가 요구되는 구조다.
특히 포천시에는 현재 화력발전소 1곳, 가스발전소 2곳이 운영 중이다. 다량의 가스를 취급하는 발전소는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성을 지닌 시설이기 때문에 고도의 안전성과 체계적인 관리가 요구된다.
전국 최고 수준의 가스 안전관리와 친환경 기술 진화
이와 관련해 경기북부 가스안전공사 최성준 지사장은 “포천시는 가스배관 노후화 예방, 볼트 점검, 누수 관리 등 주요 안전 분야에 철저히 대응하고 있다”며 “대규모 가스발전소의 경우, 운영 이후 단 한 차례의 사고나 위험 지적도 없었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포천시는 가스 안전관리 의식과 역량이 전국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며,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고 덧붙였다.
포천시가 에너지 안정성과 함께 주목받는 이유는 여기에만 그치지 않는다. 최근 몇 년간 가스발전 기술은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왔다. 초기에는 단순 연소 효율 향상과 먼지 제거 수준에 머물렀지만, 현재는 저녹스 버너와 습식 탈황 설비, 선택적 촉매환원(SCR), 복합 저감 시스템 등 고도화된 장비가 도입되며 유해물질 제거율이 90%를 넘어서는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가스발전이 단순히 ‘고위험 산업’이라는 인식을 벗고, ‘친환경적이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군사도시에서 관광·첨단산업 도시로의 전환
이 같은 배경은 포천시의 미래 전략에 실질적인 기반이 되고 있다. 시는 최근 몇 년 사이 ‘군사도시’라는 기존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관광·인문·첨단 산업 도시’로의 전환을 모색하고 있으며, TF팀 구성과 입법적 지원 등 전방위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관광도시로서의 전략은 이미 가시적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세종~포천 고속도로의 개통이 지역 경제와 관광 유입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서울북부고속도로 별내영업소 측에 따르면, 해당 구간의 일평균 통행량은 2024년 상반기 13만9704대에서 2025년 상반기 15만7101대로 12.4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한 수치를 넘어, 교통 접근성 개선이 관광객뿐 아니라 물류 흐름, 기업 유치, 산업 간 교류로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AI 데이터센터·드론 산업 유치의 핵심, 안정적 전력 공급
이제 포천시는 관광산업에 더해,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서 첨단 산업 육성에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에너지 인프라'가 있다.
최성준 지사장 또한 포천시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에너지 인프라를 꼽으며 "가스발전소를 기반으로 하는 안정적인 전력 공급 능력은 AI 데이터센터, 드론 제조 등 전력 다소비 산업 유치에 있어 핵심적인 경쟁력이 된다"며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데이터센터보다 약 2.5배 이상 많은 전력을 요구하며, 고장 없는 전력 공급이 곧 사업의 생명줄"이라고 강조했다.
최 지사장은 "특히 서버, 스토리지, 네트워크 장비 등은 고가의 장비로 구성돼 있으며, 순간적인 정전이나 전력 불안정은 데이터 손실과 장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냉각 시스템 또한 안정적인 운영이 필수인 만큼, 전력 인프라는 입지 선정의 핵심 조건"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 일부는 막대한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자체 발전소를 운영하기도 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포천시의 가스발전소는 신재생에너지 대비 안정적인 전력 생산이 가능하고, 발전소와 산업단지 간 거리가 가까워 송전 손실이 적다는 점에서 큰 장점이 있다.
에너지 인프라 중심의 첨단산업도시 미래 전략
드론 산업 역시 유사한 논리를 따른다. 드론 부품 제조, 조립, 완제품 생산에는 고정밀 장비와 자동화 시스템이 필수인데, 이들 장비는 미세한 전력변동에도 오작동하거나 제품 불량을 야기할 수 있다. 특히 비행 시뮬레이션, 성능 테스트, R&D에는 고성능 컴퓨터와 정밀 측정장비가 사용되기 때문에 전력 공급의 품질과 신뢰성이 매우 중요하다.
게다가 드론이 수집한 영상, 센서 정보 등을 분석하는 데이터센터는 365일 무중단 운영이 기본이다. 전력 공급이 불안정할 경우, 단 1초의 정전도 데이터 유실, 장비 손상, 제품 생산 중단으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일부 드론 부품은 클린룸 환경이나 일정 온도·습도를 유지해야 하는 생산 환경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고품질의 전력 공급 없이는 생산이 어렵다.
이 같은 논리를 바탕으로 포천시는 관광 산업에서 쌓은 인프라와 노하우를 활용해, 이제는 첨단산업도시로의 방향 전환을 본격화할 시점에 와 있다. 이미 관광도시로서의 인지도는 어느 정도 확보되었고, 이제는 교육과 산업, 그리고 전력 기반의 종합적인 도시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남은 과제다.
포천시 관계자는 “관광도시로서의 정체성에 만족하지 않고, 첨단 산업 유치와 기반 마련에 집중해야 할 때”라며 “에너지 인프라를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도시로의 전략 전환은 포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키워드”라고 말했다.
지금 포천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멀리서 찾지 않는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 검증된 안전관리, 그리고 교통·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산업 전략이 이미 지역 내에 마련돼 있다. 이를 어떻게 조합하고 실행해 나가느냐가, 앞으로의 포천을 결정짓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