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종철 기자.
채종철 기자.

최근 파행을 빚고 있는 안성시의회에 지역 이통장들이 경고를 하고 나섰다. 

지난 7일 안성 이통장협의회는 시청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안성시민을 보호하고 안성시민을 대변해야하 안성시와 안성시의회가 정쟁만을 일삼고, 타협하지 못했다"며 "안성시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들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처럼 안성시의회 여야는 타협없이 평행선을 긋고 있다. 양 당의 갈등은 보훈명예수당 지급 문제에서 빚어졌다.

안성시가 보훈명예수당 인상분 지급을 위한 예산을 추경에 미편성한 것과 관련해 안성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행부에서 올린 조례안 등 19건을 모두 부결했다.

'여소야대'인 안성시의회는 야당의 반대가 많으면 당연히 집행부가 추진력을 잃게 된다. 결국 안성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다수당인 국민의힘 시의원들의 조례 일괄 부결 등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단식투쟁까지 벌였다.

국민의힘 측은 "시급한 현안처리를 위해 시의회가 조속히 정상화되기를 강력 희망한다"면서도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민생과 시민을 위해 즉시 의회에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요구했다.

민주당은 민주당 대로 물러서지 않았다. 민주당은 "덮어놓고 농성을 접으라는 것은 물론, 성명 발표 후 농성장 방문 행위는 앞뒤가 다른 행동"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결국 단식 14일째 민주당은 단식농성을 마무리했지만, 여전히 여야의 앙금은 남아있는 상태다. 이러는 동안도 안성시의 중요 현안은 그대로 산적해 있는 형편이다.

이러는 상황이니 지역 이통장들이 나선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아니, 시민들이 들고 일어나지 않은 것만으로도 시민들이 많이 참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 와중에도 여야 양당은 정신을 차리지 못한 모양이다. 양 당은 서로를 손가락질하면서 시민들이 자신들을 응원하고 있다는 보도자료를 써내려가고는 했다. 필자는 해당 보도자료를 보면서 기가 차지 않을 수 없었다. 똥 묻은 개 두 마리가 서로를 나무라는 꼴 아닌가.

삼동에 거주하는 시민 A씨는 "여야 싸움이 극렬하게 번지는 게 단순히 여의도에서 뿐만이 아닌 것 같다"며 "이 좁은 안성 정치판에서조차 저렇게 싸우면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은 전혀 하지 않는 걸 보면 답답하다"고 말했다.

공도읍에 거주하는 시민 B 씨 또한 "저렇게 싸움만 하면서 월급은 나란히 타가는 것 자체가 분통이 터진다"며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는 와중에 정치인들이라는 작자들이 한가롭게 자존심 싸움이나 하고 있는 것 자체가 시의원으로서 자격이 없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시민들의 불만은 나날이 격해지고 있다. 어제는 지역 이통장들이 나선 것이지만 내일은 시민들 전부 들불처럼 들고 일어날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라도 여야는 상호간의 이해와 타협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정당 간의 이해와 상호존중을 바탕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정치적 갈등과 대화의 부재는 결국 사회적인 분열과 불신을 조장한다. 시의원들은 늦었더라도 대화를 계속 이어나가야 한다. 언제까지 시민들이 7살 어린이들보다 못한 유치한 투정과 싸움을 지켜만 볼거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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