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동구의회, 산후조리비 지원비 등 전액 삭감

[일간경기=박근식 기자] 인천 남동구의회가 집행부에서 신청한 민선 8기 핵심 사업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함에 따라 내년 남동구 주요 사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인천시 남동구는 내년 예산을 8천690억원으로 편성하고 남동구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했다. 올해 당초 예산액보다 731억원(9.19%)이 늘어난 규모로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사회복지 분야가 전체예산의 63.82%로 가장 큰 비중을 뒀다.

인천 남동구의회가 집행부에서 신청한 민선 8기 핵심 사업에 대한 예산을 대폭 삭감함에 따라 내년 남동구 주요 사업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

남동구의회는 12월19일 오전 10시 제283회 제2차 정례회 본회의를 열고, 내년 남동구 본예산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본회의에선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통과한 예산안에 대한 수정안이 제출돼 투표로 가결됐다.

수정안에는 산후 조리비 지원비 3억7500만원, ESG 경영컨설팅 1억원, 청사 공기살균청정기 구입비 2200만원을 전액 삭감하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산후 조리비 지원은 아이 낳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구는 내년부터 기초생활수급·차상위계층 등 취약계층 산모들에게 산후 조리비를 지급할 계획이었다.

인천 최초의 시도로, 민간·공공산후조리원 이용 시 최대 150만원까지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지만 예산이 전액 삭감돼 추진이 불가능해졌다.

구는 저출산이 국가적인 위기로 떠오른 만큼 구의회에서 이 예산을 큰 이견 없이 통과할 것으로 예상했다.

ESG 경영컨설팅 예산은 지난 16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사에서 2억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일부 삭감됐는데 본회의에서는  전액 삭감됐다.

구는 최근 국내외 시장에서 ESG경영에 대한 요구가 확산하고, 미국, 유럽 각국의 ESG 미인증 제품 수입 제한 등의 움직임을 고려해 선제 대응을 위한 예산을 편성한 상태였다.

특히 지역 국회의원인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국회 산자위원장도 인천과 남동산단 발전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강조해 온 만큼 원만한 예산 통과를 기대한 터였다.

또 예결위에선 내년 남동구 역점사업인 원도심 유휴국공유지 소규모 공원화 사업(요구액 3억 원), 동네정원(쉼터) 조성사업(요구액 8억원)도 각각 1억 500만원, 5억원을 삭감하고 본회의에서 확정했다.

이들 사업은 원도심 활성화와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구민들이 집 가까이에 휴식공간을 조성하는 계획이었으나 사업 진행에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이외에도 구는 종목별 협회(연맹) 전국대회 참가지원과 협회장기 종목별 체육대회 지원도 각각 1000만원씩 줄인 것에 대해 주민 건강 증진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확대하는 세계적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구 관계자는 “예산안 심의는 의회의 권한인 만큼   왈가왈부 할 수 없다”며 “그러나 내년 주요 사업에 대한 예산 대폭 삭감은 크게 아쉽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예비심사에서  거르진 못한 안건을 본회의에서 꼼꼼히 점검한 결과라며 해명했다.

 수정 예산안을  본회의에 제출한 유광희 총무위원장은 " 현금 산후 조리비 지원은 지원 자격 등에 추가  검토가 필요하고, 현금 대신 바우처나 물품 지원도 한 방법일 수 있어 삭감하게 됐고,  ESG 경영컨설팅 지원비도 특혜 논란과 함께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주당의 한 의원은 " 이번 본회의 예산 삭감에는 예결위에서 구의회가 증액을 요청한 청사 공기청정살균기 설치와 암 환자 가발 지원 예산에 대한 부의동도 한 원인이 됐다"고 귀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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