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사이언스파크·탑동 이노베이션밸리 동시 가속
규제 완화·도시재생 결합해 신·구도심 개발도 속도
[일간경기=김희열 기자] 수원시가 서수원 첨단클러스터 조성과 도시재생 규제 완화를 축으로 신·구도심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기간 지연됐던 대형 사업들이 연달아 본궤도에 오르면서 첨단산업 육성과 도시재생이 동시에 움직이는 ‘이중 엔진’이 가동되기 시작했다.
수원시는 최근 R&D 사이언스파크와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두 사업을 중심축으로 서수원권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규제와 절차 지연으로 답보하던 사업들이 속도를 되찾으며 첨단산업 중심도시로의 구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수원 R&D 사이언스파크는 권선구 입북동 일대 35만㎡ 규모의 첨단 연구개발 클러스터로 2013년 사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그린벨트 해제 문제로 거의 10년 가까이 지연을 겪었다. 수원시는 2021년 국토부에 사업신청서를 제출하고 2023년 말 성균관대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다각도의 노력을 이어왔고, 지난 4월11일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이끌어냈다.
현재 주민 의견청취와 도시계획위원회 심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시는 연말까지 절차를 완료하고 내년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완공되면 직주근접형 첨단 연구산업 단지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탑동 이노베이션밸리는 26만㎡ 규모의 첨단 복합단지로 서수원 권역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기획됐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이후 발생한 유휴부지 활용 방안에서 시작됐으며 2023년 수원도시공사가 시행자로 지정되면서 사업은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되고 있다.
수원시와 도시공사는 인허가 정보를 공유하며 기업유치 전략을 공동으로 추진한다. 지식산업센터, 벤처기업집적시설, 소프트웨어진흥시설 등을 조성해 국내판 실리콘밸리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사업이 본격화되면 서수원 경제지도의 중심축으로 기능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들 사업을 기반으로 수원시는 3.24㎢ 규모의 수원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추진 중이다. 반도체·바이오·AI·IT를 핵심 산업으로 유치해 첨단 연구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시는 10월1일 경제자유구역추진단을 신설하고 기업유치단 확대 등 조직 개편을 마쳐 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심사는 내년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뤄질 예정이다. 시는 장기적으로 경제자유구역을 9.9㎢까지 확대해 첨단산업 집적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기존 제조 기반과 연구개발 인프라가 결합할 경우 기업 투자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한 도시계획 전문가는 “두 개의 대형 프로젝트가 동시에 본궤도에 오른 사례는 경기도에서도 드물다”며 “제조업·R&D·주거 기능이 맞물리면서 서수원권 산업경쟁력이 빠르게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구도심 정비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수원시는 재개발 20곳, 재건축 10곳 등 총 30개 후보지를 선정했다. 이는 지난해 9월 말부터 7개월간 주민 신청을 받아 검토한 결과다. 이 중 3곳은 입안제안형으로, 주민 간 협의를 거쳐 5년 이내 정비계획을 제출해야 한다.
2023년 개정된 ‘2030 도시·주거환경정비 기본계획’과 조례를 기반으로 주민제안공모방식을 도입한 점도 특징이다. 공공 주도에서 주민 주도 방식으로 전환하며 추진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우만1동, 지동 110-15번지, 지동 475번지, 월드컵1구역 등 4곳은 수원화성 성곽 인근 보존지역에 포함돼 재개발이 어려웠던 지역이다. 하지만 2023년 12월 문화재청이 건축행위 허용 기준을 조정하면서 후보지로 편입될 수 있었다. 시가 10년 넘게 규제 완화를 건의해온 끝에 거둔 결과다.
영화 문화관광지구 역시 지난 9월 도시재생혁신지구 국가시범지구로 선정되며 사업 추진에 탄력이 붙었다. 2004년 구역 지정 이후 규제와 민간개발 한계로 정체됐던 사업이 국가 지원을 통해 새 방향을 잡은 셈이다.
현재 임시주차장으로 활용 중인 2만㎡ 부지는 관광·숙박이 결합된 거점으로 재구성된다. 테마형 숙박시설, 로컬 브랜드숍, 수원화성 탐방거점, 공공·문화 복합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며 국비 250억원, 도비 50억원 등 총 207억원이 투입된다.
현장 주변 상인 김모씨(수원 팔달구 상권활성화협의회)는 “그동안 멈춰 있던 사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기대가 커졌다”며 “관광객 증가가 상권 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영화 도시재생혁신지구가 수원화성 관광벨트와 연계될 경우 도시재생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한다. 관광 수요 증가뿐 아니라 공공·문화 기반 확충이라는 점에서 지역 균형발전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원시는 첨단클러스터 조성과 구도심 정비라는 두 개의 개발축을 중심으로 도시경쟁력을 재정립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 여부와 기업 유치 성과에 따라 향후 개발 속도와 범위가 결정될 전망이며, 신·구도심이 함께 성장하는 도시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로 제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