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APEC에 동원된 경찰 푸대접 논란이 후폭풍을 맞고 있다. 특히 김건표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언론대응 과장은 예산 집행과 관련해 경찰청, 경북청 등의 직무 감찰을 촉구했다.
APEC 정상회의의 안전을 뒷받침했던 경찰들이 쪽잠에 찬밥을 먹고 노숙자처럼 지냈다는 논란이 연일 언론에 보도되었다.
이에 경찰청은 설명자료를 내고 ‘고생한 현장 근무자들에게 충분한 휴식과 양질의 식사를 제공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 진심으로 미안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그러나 김건표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언론대응 과장은 13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사과를 피해자인 현장 경찰관이 아닌 언론에 사과한 거”라고 반발했다.
또 김건표 과장은 “(관련자들은) 특진해야될 게 아니고 국민의 혈세를 갖다가 낭비한 책임. 중징계로 반드시 받아야 한다”라고 했다.
김건표 과장은 ‘현장 활력소’라는 경찰 내부 게시판에 APEC 동원 경찰의 처우에 대한 글을 올렸던 사실도 언급했다.
김 과장은 “그 글을 읽었던 사람이 2만 6703명이고, 어제 확인했다. 거기에 83.3%가 ‘맞다.’ 현장에 나가 있던 사람들 전부 다 노숙자 취급 받은 거 맞고, 경찰청장 직무대행 정신 차려야 된다는 의견이 83.3%였다”라고 전했다.
김건표 과장은 경찰의 열악한 근무 여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김 과장은 “경찰관은 모든 공무원 중에 자살률 1위, 순직률 1위, 복지 모든 부분에 혜택 받아야 될 부분은 꼴찌”라며 “국민이 이야기 들으면 거짓말하는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실 텐데, 휴일 수당이 순경 기준 47.6원이다. 시급이 휴일 연장수당 0원, 휴일 야간 수당 0원”이라고 했다.
이어 김 과장은 “경위 기준 일당이 507원이다. 평일하고 동일하다. 휴일이 130%, 평일날 야간하고 똑같다. 그래서 0원”이라고 설명했다.
김건표 과장은 ‘근무 환경이 열악할 줄은 몰랐다. 왜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건가?’라는 앵커의 질문에 “여태까지는 경찰 조직 자체가 지시에 따라 움직이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여야 하는 조직이다 보니까 불만이 있어도 이야기를 잘 못 한 거”라고 답했다.
김 과장은 “그런데 전국 경찰 직장협의회가 생기고, 현재 민관기 위원장님이 소신 발언을 하기 시작하면서 ‘안 되겠다. 여태까지 열심히 한 걸로는 안 되겠구나, 잘못된 거를 밝히고 개선을 요구하지 않으면 앞으로도 이 모양이 꼭 이러겠구나.’ 그래서 이렇게 변화가 되기 시작한 거”라고 덧붙였다.
김건표 과장은 ‘경찰 지휘부들을 견제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라는 생각도 밝혔다.
김 과장은 “경찰 지휘부가 싹 정리가 돼야 된다. 왜 정리가 돼야 하냐면 제가 놀랐다. 역대 80년 경찰 역사상 24대 경찰청장 중에 7명이 구속됐더라. 구속률이 29.16%로 아주 심각하다”라고 지적했다.
김 과장은 “하위직 구속률은 0.001%도 안 되는데, 구속률이 29.16%인 지휘부 감찰을 왜 안 하냐고요”라고 성토했다.
전일 서범수 국민의힘 국회의원도 국회에서 열린 ‘2026년도 예산안 부별심사’에서 배석한 정부, 경찰 관련자들에게 이와 관련해 질책했다.
서범수 의원은 복도에 담요를 깔고 누운 경찰관들 사진을 회의장 화면에 공개하고 “예산이 부족해서 저렇습니까? 아니면 준비하는 사람들이 부실하게 준비해서 그렇습니까?”라고 물었다.
손제한 경찰청 기획조정관은 “경주뿐만 아니라 포항, 울산, 대구 등에 한 1만 개 정도의 객실을 확보했다”라고 해명했다.
서범수 의원은 “그런데 왜 저런 모양이 납니까?”라고 되물었고 손제한 기획조정관은 “실내 대기 장소가 부족하다 보니 생겼던 문제인데 그런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히 검토해서 보완책을 마련토록 하겠다”라고 대답했다.
이와 같은 대답에 서 의원은 “한 번 지나간 걸 저거 어떻게 보완을 해요?”라며 “경찰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거고 그러한 경찰관을 지켜줘야 되는 게 국가고 정부”라고 질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