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비 증액·첨단 방산 협력 확대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우려와 달리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기지 소유권을 언급하는 등 새 의제가 올라오기도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8월25일 (대한민국 기준 26일 새벽 1시15분께)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이전 이시바 시게루 日 총리와의 정상회담으로 한일 협조 강화라는 카드도 준비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허태수 GS 회장 등 16명의 대기업 총수와 기업인도 지원 사격을 위해 방미 일정에 동참했다.
그야말로 이재명 정부가 전력투구한 정상회담으로, 정부는 HD현대중공업 오정철 명장이 제작한 금속 거북선, 국산 골드파이브 수제 맞춤형 퍼터, 트럼프 부부용 카우보이 MAGA 모자 등의 선물도 준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공개 자리에서 “조선소라든지 선박 건조에 대해서 우리는 많은 얘기를 나눌 것”이라며 한국과의 협력을 통한 미국 조선업의 부흥을 이야기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세계 최고의 군사 장비를 만듭니다”라며 “한국이 이러한 미국의 아주 뛰어난 군사장비를 많이 구매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을 백악관에 모시게 된 것을 매우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거에 이긴 것을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라고 인사도 건넸다.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벌 오피스(Oval Office)’를 새로 꾸미고 있다는데, 밝고 황금색으로 빛나는 게 정말로 보기 좋다. 미국의 새로운 번영을 상징하는 것 같습니다”라고 화답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꿈”이라며 “그 과정에서 대한민국이 함께하길 바랍니다”라고 했다.
또한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평화를 지키는 역할을 넘어 평화를 만드는 피스메이커 역할이 눈에 띕니다. 유럽·아시아·아프리카·중동에서 전쟁들이 휴전되고 있습니다”라며 “세계사적인 평화 메이커로서 한반도에도 평화를 만들어주시길 기대합니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저는 김정은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었습니다”라며 “우리는 북한 문제에서 큰 진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틀림없습니다”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남북 관계가 잘 개선되긴 쉽지 않은 상태인데, 실제로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 트럼프 대통령이십니다”라며 “대통령께서 피스메이커 하시면 저는 페이스메이커로 열심히 지원하겠습니다”라고 응답했다.
전일 트럼프 대통령이 본인의 X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대한민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숙청 또는 혁명처럼 보인다’라고 글을 올렸기에 정부와 언론은 우려했고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전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그러나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미국 워싱턴D.C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루머를 내가 들은 것 같다라고 표현했다”라며 확대 해석을 금했다.
또 강유정 대변인은 “시종일관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오늘 회담은 양 정상이 서로에 대한 호감과 신뢰를 쌓는 시간이었다”라며 비공개 회담 자리도 묘사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비공개 회담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을 경주APEC에 초청했고 가능하다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만남도 추진해 보자고 권했다”고 한다.
강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만나라고 한 지도자는 처음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말 스마트한 사람이다, 똑똑한 사람이다라고 여러 번 말했다”라는 말도 전했다.
강유정 대변인에 의하면 비공개 자리에서 예상했던 농산물 추가 개방은 논의되지 않았으며
회담 직후 공동 합의문은 발표되지 않았으나 강 대변인은 “공동 합의문이라고 굳이 서로 얘기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그냥 기분 좋게 마무리가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난 기자들에게 주한미군기지 부지 소유권 문제를 발언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는 방위비 증액 압박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후 美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국방비를 증액할 것입니다. 늘어난 국방비는 우리 군을 21세기 미래전에서 반드시 승리하는 스마트 강군으로 육성하기 위한 첨단 과학기술과 자산을 도입하는 데 사용될 것입니다”라고 연설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방 역량 강화 노력을 적극 지원하고 한미 간 첨단 방산 협력을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라고 했다.
방위비 분담 상향은 논의되지 않았으나 이재명 정부는 국방비 증액이라는 다른 카드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