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60년대 제작 분리형 해금..독특한 '절금' 방식
해금산조 창시자의 유산, 평택시 문화적 정체성 높여
[일간경기=신동훈 기자] 국악계의 거장이자 해금산조의 창시자인 지영희(1909~1980)가 사용했던 해금이 경기도 등록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평택시는 '지영희 유품 악기 해금'이 2025년 경기도유산위원회 제1차 등록문화유산분과 심의를 통과했다고 3월26일 밝혔다.
이번에 등록문화유산이 된 해금은 1950~60년대 지영희가 직접 제작하고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해금은 기존 해금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절금(切琴)' 방식을 적용한 분리형 구조를 가진 것이 특징이다. 악기학계에서는 이러한 독특한 구조가 당시 지영희의 혁신적인 음악 세계를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하고 있다.
지영희는 12세에 남사당패에 합류해 음악 인생을 시작했다. 해금뿐만 아니라 피리, 태평소, 양금 등 다양한 악기에 통달했던 그는 전국을 순회하며 민간 음악을 채집하고 기록하는 작업도 병행했다. 특히 그의 해금 연주는 당대 최고로 꼽혔으며, 후일 '해금산조'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를 개척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현재 평택 한국소리터 지영희국악관에는 이번에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해금을 포함해 그가 사용했던 다양한 악기들이 전시되어 있다. 특히 1970년대 이후 제작된 현대식 해금과 비교했을 때 뚜렷한 차이를 보이는 이 해금은, 내구성 문제로 현존 유물이 극히 드문 탓에 그 가치를 더욱 인정받고 있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이번 문화유산 등록은 평택이 배출한 국악계의 거장 지영희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의미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평택의 근현대 음악 자산을 적극 발굴하고 보존해 도시의 문화적 정체성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평택시는 이번 해금의 문화유산 등록을 계기로, 지영희의 음악 세계를 재조명하는 학술대회와 기념공연을 준비 중이다. 또한 지영희국악관을 통해 그의 음악 유산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연구하는 작업도 지속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