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뉴홍콩시티 정책에 '올인'
전반기 성적은 '글쎄'..지자체 '한계'

후반기 목표는 '민생'.. 원도심에 시선
굵직한 현안 수두룩..역차별 해소 집중
유정복 "미래의 꿈 향해 중단없는 행보"

[일간경기=이장열 기자] 유정복 시장 2년의 정책은 외치(外治)에 몰입했다. 지방자치단체가 외치에 집중하는 일은 임기 내에 성과를 보기 힘든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쉽게 선택할 방향은 아닌데도 인천을 다시 도약시킬 성장 동력은 외자 유치 등으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에 유정복 인천시장은 그 길을 앞서 나갔다.  

인천시의 전반기 정책 키워드가 외치라면 후반기 정책 키어드는 민생이다. 사진은 유정복 (왼쪽 세번째) 시장이 지난 6월24일 미추홀구 주안동에서 침수방지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인천시)
인천시의 전반기 정책 키워드가 외치라면 후반기 정책 키어드는 민생이다. 사진은 유정복 (왼쪽 세번째) 시장이 지난 6월24일 미추홀구 주안동에서 침수방지시설을 점검하는 모습. (사진=인천시)

임기 시작부터 뉴홍콩시티(이후에 글로벌TOP10 명칭 변경), 제물포르네상스 등을 핵심 추진 정책으로 내세웠다. 그 일환으로 해외동포청 인천 유치는 가시적 성과였다. 인천이 이민의 시작이라는 점을 부각하고, 미국 하와이 방문 등 적극적인 행보와 윤석열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로 해외동포청을 인천에 유치하는 성과를 얻어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뉴홍콩시티 정책을 성공시키기 위한 발판으로 2025 APEC 인천 유치전에 뛰어든 상황을 보면 유정복호의 전반기 2년은 바깥으로 눈을 돌려 국제도시 인천의 위상을 자리매김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한 시간이었다는 것이 지역에서 나오는 일반적인 판단이다.

외치에 방향을 잡은 유정복호의 2년간의 성적표는 그다지 좋은 점수를 줄 수 없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외치는 광역단체장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닌 구조다. 반드시 정부의 외교 분야에서 지원이 수반돼야 한다. 그러니 가시적인 성과를 얻는데에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것이 외치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외치에 목표를 둔 전반기 유정복호의 성적표가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임기 초기에 의욕적으로 시작한 ‘뉴홍콩시티’는 정책 명칭에서부터 결함이 있는 것으로 지적받은 것처럼 인천의 실정에 맞지 않는 홍콩 모델에 기반해서 첫발을 내딛다보니 첫걸음부터 삐걱댔다. 

정책 수립 과정에서 기초 근거가 빈약하다보니 추진 동력을 살릴 수 없었고, 급기야 네이밍을 글로벌TOP10시티로 변경하기까지 했다. 그렇다고 정책 내용에 보강이나 수정은 없었다.  

전반기 막판에 와서, F1 그랑프리 인천 유치에 갑자기 뛰어든 것도 성장 동력을 외부에서 찾아야 한다는 인천이 놓인 현실적인 판단이 유정복 시장이 2년이 지난 시점에서도 유효한 방향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최근 APEC 인천 유치도 사실상 실패했다. 유정복호의 전반기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맞닥뜨린 APEC 유치 실패는 큰 충격으로 다가왔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반기 2년 외치에서 성과가 미미한 충격파가 유정복 시장의 후반기 시정 방향을 급선회시켰다.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7월1일 (사)인천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들과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 7월1일 (사)인천자원봉사센터 자원봉사자들과 집수리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인천시)

◇후반기, 인천의 길로 다시 돌아와..‘오직 민생. 오직 인천’

지난 6월27일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밝힌 유정복 시장의 후반기 정책 키워드는 ‘민생’이다. 이날 유정복 시장은 “오직 민생, 오직 인천"이라는 말에 힘을 주고 기자들 앞에서 섰다.

전반기 외자 유치 등을 위해 해외로 나섰던 유정복 시장의 발걸음은 인천 원도심으로 향하게 했다. 

외치가 아닌 내치에서 후반기 시정 동력을 찾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유정복 시장이 시선을 외부에서 내부로 돌린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해묵고 굵직한 현안이 발걸음을 무겁게 한다.

수도권매립지 해법 난항,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무효화 미해결, 경인도로 지하화 추진 등 굵직한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였다. 

전반기에 유치 실패한 해사 법원, 인천고등법원 유치도 다시 동력을 살린다는 방침이다.  유정복 시장의 공약 사항이기도 하고, 원도심 활성화라는 목표에 부합되는 것이기에 총력을 기울일 모양새다. 또한 수도권 역차별에 해당되는 KBS인천방송국 유치 노력에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천의 행정 단위가 크게 바뀌는 행정개편 추진은 유정복 시장의 행정 리더십이 집중 발휘되어야 안정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인천 원도심 지도가 완전히 바뀌는 것이기에 세밀하고 구체적인 접근이 필요한 지점이다. 

특히 행정 체제 변경에 따른 예산 확보 문제와 예산 분배 문제는 후반기 유정복 시장이 리더쉽을 아낌없이 발휘해야 할 사항이다. 행정 개편이 안정적으로 추진돼 안착되면 인천이 새롭게 도약하는 동력으로 자리잡게 된다는 점에서 유정복 시장에게도 가장 큰 성과물로 기록될 것이다.

유정복 시장은 지역의 묵은 현안인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해법을 찾았다고 한다. 유정복 시장은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조만간에 통행료를 무료화시키겠다”고 배포 자료에도 없었지만 밝힌 바 있다. 

유정복 시장이 후반기 시정 방향을 외치에서 내치로 확 바꿨다는 것을 실감한 순간이다.

지난 2년간 유정복 시장의 외부에서 인천의 동력을 찾아나선 길이 그다지 순탄치 않았다. 

이제 민선 8기 반환점을 돈 유정복 시장이 후반기 시정 슬로건으로 내세운 “오직 민생, 오직 인천”은 외치로 나아간 전반기 시정 방향에 대한 평가에서 나온 것이기에 더욱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

취임 2주년 자리에서 “오직 인천, 오직 시민, 오직 미래를 위해 지역 현안을 풀고, 미래의 꿈을 열고 시민 행복을 높이는데 후반기 시정도 중단없는 행보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유정복 시장의 내치 행보에 무게감이 실린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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