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경전철 ‘운동장·송담대(중앙시장)’역이 ‘용인중앙시장(용인예술과학대)역’으로 변경됐다.
[일간경기=김인창 기자]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이 경기도 민선8기 핵심 기후정책인 ‘경기RE100’에 발맞춰 도내 공공기관 최초로 ‘종이 없는 행정’을 전면 시행한다.‘종이 없는 행정’도입은 지난해 강성천 원장 취임 이후 ‘디지털 행정’실현과 ‘RE100선도적 모델 기관’이 되기 위해 기관 역량강화와 효율적 업무혁신을최우선으로 추진했다.지난해 회계처리를 전자적으로 검증ㆍ완료할 수 있도록 행정 프로세스 시범운영을 통해 올해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했다.‘종이 없는 행정’도입으로 연간 2억원의 비용을 아낄 수 있고, A4용지 80만
[일간경기=김희열 기자] 제18회 수원예술인 축제 일환으로 수원영화인협회장(박병두 시나리오작가)에서는 '영화로 보는 예술가의 생애'라는 주제로 예술전을 마련했다. 영화들은 예술가의 길을 걷는 길이 얼마나 험난하고, 고통스러운지를 스크린을 통해 만나는 것이어서 예술제는 예술인들의 투혼을 특별하게 조명했다.영화 '서편제'는 정처없이 떠도는 소리꾼들의 애환과 집념을 담았고, “아마데우스”는 모차르트라는 뛰어난 천재의 그늘에 갇힌 명망 음악가 살리에리의 좌절과 열등감, 브로드웨이 무대에 서려는 스타 지망생들의 생존과 영광, 아프리카 이민자
잔 하상만혼자 앉아 있는 것보다 옆에 커피잔이 놓여 있으면 덜 심심하다아는 할머니 한 분은 헤이즐넛 커피를 해질녘 커피라고 한다해질녘그게 더 예뻐서사실을 알려주지 않는다모르고 사는 삶이 더 아름답다하늘에서 하얗게 내린 눈이쌓여서 어떻게 푸른 빙하를 만들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그런 것들은 세상을 신비롭게 만든다우주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면서 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없는 삶을 사랑한다영원히 궁금해할 수 있는 삶내게 모든 진실이 필요한 건 아니다 하상만 2005년 '문학사상' 신인문학상을 통해 등단했다. '간장' '오늘은 두 번의 내일
노부부 김순덕무거운 발맞추며 잉꼬부부 걸어가는 꼭 잡은 두 손이 신호등을 따라간다파란불 깜빡거려도느긋한 지팡이 손등 떠미는 빨간 신호 느린 걸음 재촉해도가는 길 함께 라서 두려움도 비켜가는노부부 진한 삶 속을뜨겁게 바라본다 잡은 손 지팡이 되어 넘어질까 보듬으며세월을 한 발 두 발 보폭을 맞춰가는 긴 세월 함께 걷는 사랑건널목 완주하네 김순덕 1993년 순수문학등단, 월간문학 시조등단. 저서 '너는 해바라기 나는 바람' 외 2권. 홍제문학상수상 등 수상.
고백서 이 채 민 하늘의 뜻을 심고 가꾸는 밀알 같은 사람들에게아무렇지 않게 뿌려지는 저 참혹한 죽음을 나는, 가시 박힌 손가락 마디하나를 돌보며 보고 듣고만 있다 벌 나비와흙 속의 씨앗들도 마르지 않는 피둠벙에 눈을 뜨지 못하는저 동토의 땅을 나는, 무엇하나 극복하지 못하고 앉아서 검색만 한다 쑥떡 같이 찰진 봄날 하르르 날리는 꽃잎에 취해포성과 핏물로 침몰하는 흑해의 아픈 봄을 우리는, 서늘한 대화 몇 마디로 사뿐히 건너가고 있을 뿐이다이채민 충남 논산. 2004년 '미네르바'로 등단. 시집 '까마득한 연인들' '오답으로 출렁이
공용터미널 뒤 나기철버스에서 내려문밖으로 나오는데벽 앞복숭아 몇 개 놓고앉아 있는 아낙네오른손 머리 위에 얹고왼손책을 들어 보고 있다 나기철 1953년 서울 출생. 열두 살 때인 1964년부터 제주에서 살고 있음. 1987년 '시문학' ‘작은詩앗 채송화’로 등단. 시집 '섬들의 오랜 꿈' '남양여인숙' '뭉게구름을 뭉개고' '올레 끝' '지금도 낭낭히', 신성여자고등학교 국어 교사 퇴직. 풀꽃문학상, 서정시학상 등 수상. 제주철학 사랑방 회장, 인송문학촌 토문재 운영위원.
혜윰, 지우다 김민재 나무의 사계절이 비치된 영통도서관에 가면 그때그때 바뀌는 풍경 속아무리 불러도 듣지 못하는 이름이 있다소란스런 발소리 거리에서 멀어진 지 오래, 밤은 근엄하게 온다지 갈라진 바람을 끌어 모으듯 맹렬하게 달려온 알코올 젖은 자동차에 7월의 횡단보도 빗금 지운 칸나는 붉게 울었다오늘의 날씨, 회오리오후를 갈라 기억을 꺼내놓고 우울이 안개처럼 어슬렁거릴 때 사방팔방으로 튀는 혜윰 봉지 속 씨앗들 밀봉하고 오랜 시간 몸에 가둔 뜨거운 물집 터트린다 당신의 지구 끝은 내 꿈속인지라 나는 다른 생의 모퉁이를 돌아 자꾸 나
토문재의 앞바다 장인무 바다에는 작은 섬들이 푸른 꽃처럼 둥 둥 떠 있다 새벽안개가 하얀 거품 바다를 번쩍 안아다가 황토집 앞마당에 내려놓는다 젖빛 안개가 걷히고 기와지붕에 햇살이 기웃거리면 뒷산에 청솔바람이 문고리를 흔든다 서간에 묶고 있던 문장들이 걸어 나와 툇마루에 걸터앉아 넋두리를 풀어 놓는다 청마늘향기가 코를 찔러서 한 잠을 못 잤다는 둥 휘영청 달이 너무 밝아 잠을 설쳤다는 둥 사근사근 문풍지소리에 반쯤 앉아서 샜다는 둥 노을을 지피던 바다가 은빛 비늘을 반짝이고 뱃머리에 바닷새들이 해초 숲으로 몸을 눕힐 쯤 처마 밑에
횡단보도에는 개들이 있다 김민재 횡단보도에서 끼어든 자동차가 빨간 신호등으로 뛰어든다 뭉개진 직선들한 번도 넘긴 적 없는 페이지에서 선글라스는 탈출구를 찾는다 부유하는 색깔들, 거짓말을 하는 눈동자 오늘의 날씨는 구름을 모으고 빨간 신호등은 푸른 동그라미로 무너진다 도로를 따라 길어진 그림자 어두워지는 도로 위로 목줄 풀린 개 한 마리 횡단보도를 가로 지른다 사방으로 튀는 말은 붉은 립스틱을 찍어 바르고 신호등은 멈칫, 오늘의 안부를 묻는다 김민재 전북 고창 출생. 2004년 시집 '꿈꾸는 불'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꿈꾸는 불
정장 한 벌 김진희 꽃무늬 티셔츠는 어울리지 않는다고중심에서 멀어지고 배경이면 어떠냐고하늘색 스란치마가 방 모서리에 걸려있다 한 땀 한 땀 꿰맨 하루 허물처럼 벗어놓고치마폭에 숨긴 말들 꽃잎 가만 들춰보는오래된 안부 같은 옷 터진 솔기 꿰맨다 손가락 붕대 감고 부풀어 오른 통점수증기 펄펄 날리며 하루를 다림질하여 희망도 샘플처럼 걸친 마네킹의 정장 한 벌 김진희 1958년 경남 진해 출생. 1997년 '경남신문' 신춘문예 등단. 시조 '내 마음의 낙관' '바람의 부족部族' '슬픔의 안쪽' 동시조집 '선물' 수상 한국문협작가상, 경남
적벽에서 울다 선안영점점홍 붉어지는 가로수길 달려간다멈출 수 없는 속도 바깥, 햇살은 눈부셔도타올라 소실점 그리며 사라지는 낙엽들물방울로 고여 앉아 길 끝에 울 것 같은 사내 절벽에 켜둔 램프처럼 혼자 타는 나무들슬픔을 다독 다독이는 바람의 손이 붉다환한 빛 사그라진 들국화 그늘 깊고숨죽인 울음소리 꺼질듯 위태로워 달빛이 조도(照度)를 낮춰 야윈 길, 마중 온다 선안영 2003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시조당선. 2008년 중앙시조대상 신인상 수상. 2011년 서울문화재단과 2016, 2020년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금 받음. 시집
초대는 개뿔이다 나숙자 전혀 초대할 생각이 없다아니 그를 피해 다녔다비껴 가려니 생각했다그가 오고 일상이 흔들린다그로 인해 뼈마디가 쑤시고슬프지도 않은데 목이 매이고눈물이 나고 가슴도 저린다그와 나의 관계는 칠일이 가야 끝이난다고누가 귀뜀해 준다차라리 동침하라고 그래야한다고그래서 그와 동침 중이다바깥에는 봄꽃이 만발했다는카톡이 왔다그를 경계하며영원한 이별을 생각한다나숙자 1951년 전남 나주 출생. 1992년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 녹색문학상 추천위원.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
별자리가 새겨진 뚜껑돌 옥영숙돌도끼로 구멍을 판 남두육성 별자리굄돌이 지탱하는 덮개돌을 지붕삼아 망자의 눈높이에는 여름밤이 찬란하다.계절 따라 변하는 별들의 움직임은북극성을 중심으로 신성의 길이라서 별에다 소원을 빌며 저승하늘 건너간다 받침돌로 괴어 놓은 무덤방 너럭바위비밀을 밝혀줄 기록 없는 역사 앞에우주로 돌아갈 별들이 돌 속에서 빛이 난다*말이산고분 13호분에 출토된 덮개석 옥영숙 2000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하여 작품활동을 하다. 시집으로 '사라진 시' '완전한 거짓말' '흰고래 꿈을 꾸는 식탁' 열린시학상, 경남시조문
여름 사냥 노재연여름은 해방이다 무채색의 자유다 하늘을 가로질러 지평을 치닫다가 시수평 끝을 가른다, 푸른 파도 위에서 여름은 꽃가마 탄 스스러운 누나다 불안한 속내와 설레는 가슴으로진홍색 사보텐 꽃과 격하게 포옹한다 여름은 야생마다 황무지를 질주한다 들과 산 바다를 종횡 무진 달린다,한나절 태양에 그을린 청동색 근육으로 노재연 1941년 전북 고창출생, 서울대 언어학과 졸업, 한국시조협회부이사장, 국제펜한국본부, 한국시조시인협회, 수원문인협회 회원 시조집 '달빛 세레나데' '알타이어의 미학' '하루치 삶의 무게' '바람의 시' .
[일간경기=김희열 기자] 우리 시대 문화예술인들과 함께하는 해남문화예술여행을 담아낸 에세이 '해남 땅끝에 가고 싶다'가 7월20일 출간된다.이 책은 이 책은 김선태·김윤배·손택수·이재무·황지우 등 시인, 송기원·신경숙·임철우·최수철 등 소설가, 김병익·유성호·최동호 등 문학평론가, 박해현·어수웅·조용호 문학전문기자 등, 곽재용 영화감독·조희문 영화평론가 등 박명성 등 연극인, 김대원 화가 등 33명의 대한민국 문화예술가들이 해남 땅끝에서 보고 듣고 느낀 것들을 허심탄회하게 밝히고 있다. 특히 해남군의 후원을 받아 발간됐으며 서점에서
큰큰 손님마마 (Pandemic) 이만주 우리 조상들은 천연두를 손님, 마마,손님마마로 불렀다 전세계적으로 창궐하는 팬데믹은 우리말로큰큰 손님마마라 하렸다 21세기로 진입한 인류는 신을 추구하는 인간 호모 데우스(Homo Deus)를 표방하며 불멸과 편의를 추구했다그리고 실현되는 것처럼도 보였다그리스 신화, 신들의 능력을 동화 속, 신들의 능력을인간이 추월하는 것처럼도 보였다신과 같아지고 있음을 자랑하던 차였다기고만장, 허장성세 인간이 신의 자리를 넘보려 할 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물이 우리의 허를 찔렀다.불현듯 큰큰 손님마마 바
새벽을 열었던 사람 -서연 서기관의 퇴직길에서- 박병두그대 황토밭에서 푸른 나뭇잎 따다가주름진 이마에 땀 흘렸던 시절을 기억하는가.어두운 농어업인 가슴에 불씨를 하나 둘 심었던 고단한 날을 기억하는가.성난 황소처럼 달려드는 바람 속에서 동고동락으로 걸었던 사람들을 기억하는가.책장을 넘기며 역사와 문학 이야기로 밤새우다가 맞이한 꽃 피던 아침을 기억하는가.때 묻지 않는 지방행정 서기보로 출퇴근하던 나날 당신의 책상에서 엎드려 운적을 기억하는가.청렴하게 걸어온 당신의 발소리로 깨어난 세상에어둠을 헤치고 피어난 매화는 어디서 피는가.낮은
광명역 조명희바닥에 물이 고여 있다 눈이 부셔서야 건너편 고층 건물이 반영돼 있다는 걸 알았고저 많은 유리창들이 반짝,서서히 물그림자를 흔들며 4번 게이트로 기차가 들어오고 사람들 잠시 뒤로 물러섰다 앞으로하나의 유리창에 하나의 얼굴이 끼워지고 의성어처럼 바퀴가 구르고 나에게도 이런 광명이 내리다니 끝내는 눈을 감고 감사하게 되는깨진 유리 갈아 끼우듯 옷매무새 가다듬은 사람들 태우고 간다자주 들여다봐야 하는 늙은 애인처럼 반짝 머물다 가조명희 시사사 2012년 신인상. 2020 대전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2021 아르코문학창작기
상강 무렵 양소은 할매 밥집에 앉아 오후를 바라봅니다자전거가 지나가고 트럭이 멀어지고누비옷을 입은 사람이 건너갑니다황태가 걸려있는 할매 집에는 할매가 없고길쭉한 형광등이 응시하는 행성에서할매 집은 우주 어디쯤 가고 있는지지느러미를 가진 길이 물결로 따라갑니다발끝이 모여 바닷길이 되었을 탁자에 바다를 뱉어내는 황태잘 우러난 국물 속으로숟가락이 깊어지고 젓가락이 길어집니다허공이 목 놓는 거리제 몸을 깎아 바람을 들이는 덕장의 나무틀처럼 얼부풀어서 한 생애를 내려놓는 황태처럼수척해진 뒤가 말라가는 소리를 냅니다시선의 가장자리로 사람들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