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용터미널 뒤
나기철
버스에서 내려
문밖으로 나오는데
벽 앞
복숭아 몇 개 놓고
앉아 있는 아낙네
오른손 머리 위에 얹고
왼손
책을 들어 보고 있다
나기철 1953년 서울 출생. 열두 살 때인 1964년부터 제주에서 살고 있음. 1987년 '시문학' ‘작은詩앗 채송화’로 등단. 시집 '섬들의 오랜 꿈' '남양여인숙' '뭉게구름을 뭉개고' '올레 끝' '지금도 낭낭히', 신성여자고등학교 국어 교사 퇴직. 풀꽃문학상, 서정시학상 등 수상. 제주철학 사랑방 회장, 인송문학촌 토문재 운영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