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단보도에는 개들이 있다

 
                                                                              김민재
 
횡단보도에서 끼어든 자동차가 빨간 신호등으로 뛰어든다 
 
뭉개진 직선들

한 번도 넘긴 적 없는 페이지에서 선글라스는 탈출구를 찾는다
 
부유하는 색깔들, 거짓말을 하는 눈동자 

오늘의 날씨는 구름을 모으고
 
빨간 신호등은 푸른 동그라미로 무너진다
 
도로를 따라 길어진 그림자
 
어두워지는 도로 위로 목줄 풀린 개 한 마리 횡단보도를 가로 지른다 
 
사방으로 튀는 말은 붉은 립스틱을 찍어 바르고 신호등은 멈칫, 오늘의 안부를 묻는다

 

인송문학촌 토문재 문돌이
인송문학촌 토문재 문돌이

김민재  전북 고창 출생. 2004년 시집 '꿈꾸는 불'로 작품 활동 시작. 시집 '꿈꾸는 불' '식빵의 상처' '발틱에 귀 기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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