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큰 손님마마 (Pandemic) 

                                             

                                       이만주   


우리 조상들은 천연두를 손님, 마마,
손님마마로 불렀다  

전세계적으로 창궐하는 팬데믹은 우리말로
큰큰 손님마마라 하렸다 

21세기로 진입한 인류는 신을 추구하는 인간 
호모 데우스(Homo Deus)를 표방하며 
불멸과 편의를 추구했다
그리고 실현되는 것처럼도 보였다

그리스 신화, 신들의 능력을 
동화 속, 신들의 능력을
인간이 추월하는 것처럼도 보였다
신과 같아지고 있음을 자랑하던 차였다

기고만장, 허장성세 
인간이 신의 자리를 넘보려 할 때 
눈에 보이지도 않는 미물이 우리의 허를 찔렀다.

불현듯 큰큰 손님마마 바이러스가 찾아오자 
하늘을 향해 날아오르던 이카로스가 
태양열에 날개가 녹아 추락하는 것처럼
하루 아침에 미래가 접혔다

홍수, 지진, 쓰나미가 대재앙인 줄 알았더니
혁명, 전쟁이 대량살육극인 줄 알았더니
눈에 보이지도 않는 그놈들이 
더 큰 살상력을 가졌을 줄이야

그놈들이 인류의 한계를 깨닫게 해주고
오만에 대한 경고를 주고  
자연과 환경에 대한 겸손을 가르쳐 준다

그놈들이 아니지
귀한 손님이지

                                            사진 인송문학촌
                                            사진 인송문학촌

 


이만주 1949년 서울에서 출생. 시인, 춤비평가, 사진작가. 서울문화재단 무용전문평가위원, ARKO 무용심의위원을 지냄. 무역업, 건설업 등에 종사했으며 수많은 나라를 여행하며 글을 썼고 사진을 찍었음. 터키국영항공사 한국 GSA의 CEO를 지냄. 사회성 짙고 현대문명비평 성격의 시집 '다시 맺어야 할 사회계약, 2015' '삼겹살 애가(哀歌), 2018'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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