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투자액 상한 200억 달러‥ 납입 조정
원리금 상환 전까지 수익금 한미 5:5 배분

김용범 정책실장이 10월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범 정책실장이 10월29일 경북 경주 APEC 미디어센터에서 한미 정상회담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3500억 달러 대미 투자의 현금 투자 비율 및 방식 등 한미 관세 협상이 타결됐다. 최대 쟁점이던 현금 투자 2000억 달러는 연간 투자액 상한을 200억 달러로 설정했으며, 1500억 달러 조선업 협력 투자는 기업 보증을  포함해 한국 기업 주도 진행하기로 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29일 오후 경북 경주 APEC 국제미디어센터 브리핑에서 이같이 밝혔다. 아울러 한미는 외환시장 불안이 우려되는 경우 납입 시기와 금액의 조정을 요청할 수 있는 별도의 근거도 협의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10월 23일 기자간담회 발언에 따르면 외환보유액이 감소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달할 수 있는 대미 투자 최대한도는 연 간 150억~ 200억 달러였다. 

미국이 매년 250억 달러씩 총 8년간 2000억 달러를 요구했던 점과 납입 시기·금액 조정 장치를 마련한 점을 감안하면, 연 200억 달러 분납은 성공적 협상이라 볼 수 있다. 다만 외환 여력을 최대치까지 투자해야 한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다.

1500억 달러 조선업 협력 투자(MASGA)는 대한민국 기업들의 대미 직접투자(FDI)로 이뤄지며, 기업들은 국내외 시중은행을 통한 대출 보증을 받게 된다. 

한미 정부는 대미 투자 분야를 ‘상업적 합리성(Commercial Rationality)’이 있는 프로젝트만 추진하기로 했으며, 프로 투자 프로젝트 추진 과정에서 가급적 한국이 추천하는 한국 업체를 선정하고 한국인 프로젝트 매니저의 채용도 합의했다.

쟁점 사안 중 하나였던 수입 배분에 대해서도 협상이 이뤄졌다. 
관련해서 김용범 정책실장에 “원리금 상환 전까지 한국과 미국이 각각 수익을 5 대 5로 배분하기로 되어 있으나 한국이 일정 기간 20년”이며 “20년 내에 원리금을 전액 상환받지 못할 것으로 보이면 수익 배분 비율도 조정 가능한 것으로 서로 양해했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김용범 정책실장은 “투자한 특정 프로젝트에서 손실이 나더라도 리스트를 줄일 수 있도록 엄브렐라 형태의 SPC(특수목적 법인)로 설계했다”라고 전했다.

이 외에도 한미는 △자동차 및 부품 관세는 15%로 인하 △반도체 관세는 대만 대비 불리하지 않은 수준으로 조정 △의약품·목재·항공기 부품 추가 관세 인하 확보 △최혜국 대우(MFN) 15%를 초과하는 품목이라도 한미FTA를 충족하는 품목은 15%의 관세 부과를 합의했다.

이와 함께 김용범 정책실장은 민감한 사안이던 쌀·쇠고기 등 농업 분야 추가 시장 개방에 대해 “철저히 방어하였고, 검역 절차 등에서의 양국 간 협력 소통 강화 정도로 합의했다”라고 브리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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