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탄핵소추안 기각 결정
헌재 불임명 부문 위법 중대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월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탄핵 기각으로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3월2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담화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한덕수 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기각됐다. 이로써 한 총리는 88일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헌법재판소는 3월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한덕수 총리 탄핵소추안 심판에서 기각 5명 인용 1명 각하 2명으로 기각을 선고했다. 

◇헌법재판소는 기각 5명, 인용 1명, 각하 2명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은 2024년 12월 27일 국회 재석의원 300명 중 192석 찬성으로 탄핵되었다.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헌법재판관은 한덕수 총리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으며 일부 위반이 있더라도 파면을 정당화할 정도로 중대하지 않다며 기각 의견을 냈고 김복형 재판관도 마은혁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도 법 위반이 아니므로 탄핵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기각했다.

반면 정계선 재판관은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 및 헌법재판관 임명 부작위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것이며, 그 위반의 정도가 파면을 정당화할 만큼 중대하다고 판단해 인용했다.

또 정형식·조한창 재판관은 대통령 권한대행 중인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소추는 국회 재적이원 3분의 2 이상 찬성이 필요하므로 탄핵소추가 부적합하다고 판단해 각하 의견을 냈다.

구체적으로 ▲김건희 특검법·채해병 특검법 등 특별검사 임명 법률안에 대한 재의요구권 행사‥헌법은 구체적인 재의요구 사유에 대해 규정하고 있지 않고 있고, 거부권은 대통령이 부여받은 고유권한이자 권력통제수단이다.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 행위‥한덕수 총리가 이전부터 이를 알고 있었다는 증거나 객관적 자료를 찾을 수 없고, 비상계엄 선포를 건의하거나 절차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국무회의 소집을 한 행위 증거를 찾을 수 없다. 

▲헌법에 근거하지 않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당대표와 공동 국정운영‥대국민 담화문(2024년 12월 8일)은 국회와의 협력을 강조하는 맥락 또는 민심 수습용으로 해석된다.

▲내란 상설 특검 검사 임명 회피‥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을 의뢰하지 않은 실질적 기간은 2024년 12월 16일부터 탄핵소추가 의결되기 전날인 12월 26일까지 약 10일에 불과하다. 

또 헌법에는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을 의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특검법 제3조 제1항에 구체적 의미나 기준을 정하는 별도의 조항이 없고 ‘지체 없이’라고 한 부분도 추천하지 않았다고 해서 위법이라 보긴 어렵다. 

▲헌법재판관 3명 불임명‥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정계선 재판관은 헌법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것은 헌법 제66조, 제111조 및 국가공무원법 제56조를 위반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그러나 문형배·이미선·김형두·정정미 재판관은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가 현직 대통령에 대한 탄핵 심판을 진행하는 헌법재판소를 무력화시키기 위한 목적 또는 의사에 기인했다고까지 인정할 증거나 객관적 자료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봤다. 

이날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헌법재판관도 특별검사 재의요구권 행사, 비상계엄 선포 및 내란 행위, 공동 국정운영과 관련해서는 헌법위반이 아니라고 봤다.

하지만 정계선 헌법재판관은 특별검사 후보자 추천 의뢰 및 헌법재판관 불임명 부분은 위법이 중대하다는 별개 의견을 냈다.

특히 정계선 재판관은 ‘지체(遲滯)없이’의 사전적 의미가 ‘의무 이행을 정당한 이유 없이 지연하는 일’이라며 ‘사정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신속한 임명’으로 해석했다. 

◇한덕수 권한대행 “현명한 판단에 감사”

한덕수 권한대행은 서울 종로구 삼청동 공관에서 헌법재판소 판결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으며, 헌재의 기각 선고 직후 정부서울청사에서 “헌재의 현명한 판단에 감사드린다”라고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어 한덕수 대행은 “직무가 정지된 88일 동안 저는 두 가지를 깊이 생각했다”라고 했다.

한 대행은 “지금 세계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과 함께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고 새로운 지정학적 대변화와 경제질서 재편에 직면하고 있다”라며 “헌법과 법률에 따라 안정된 국정운영에 전력을 다하는 한편, 이미 현실로 닥쳐온 통상전쟁에서 우리나라의 국익을 확보하는데 저의 모든 지혜와 역량을 쏟아붓겠다”라고 했다.

이어서 한덕수 대행은 “지난 몇 년 우리가 명백히 목격하고 배운 것이 있다면 극단으로 갈라진 사회는 불행으로 치달을 뿐 누구의 꿈도 이루지 못한다는 점”이라며 “여야와 정부가 정말 달라져야 한다. 저부터 그러겠다”라고 말했다.

직무에 복귀한 한덕수 권한대행은 산불 대응 관련 중앙재난상황실을 방문했다. 아울러 한 대행은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티타임으로 경제 상황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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