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미국·싱가포르 퇴영
국힘 "전 정부 집행부실 때문"
민주 "예산도 제때 집행 안해"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세계잼버리대회 중 단원 안전 문제로 영국·미국·싱가포르가 중간 퇴영하며 준비 부실 논란이 거세지자, 대회가 끝나기 전부터 여·야가 서로 책임을 돌리고 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을 떠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전라북도 부안군 새만금에서 8월 1일부터 12일 사이 개최되는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는 폭염을 인한 온열환자 발생 대응, 먹거리 부실, 샤워 시설·화장실 부족, 집중호우로 인한 대회장 배수 문제 및 해충발생, 행사장 내 GS 편의점 ‘바가지’ 논란 등 각종 문제점이 제기되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3일  세계잼버리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에게 “대회가 끝날 때까지 현장을 지키며 159개국 참가자 4만3천명의 안전을 확보하라”라고 긴급 지시했다.

또 한 총리는 국방부에게도 그늘막·샤워시설 등 편의시설 보수·증설을 위한 공병대 지원과 응급상황 대응능력 강화를 위한 군의관 파견을 지시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5일 서울을 포함한 평창·경수·부산 등 각 시·도에 협조를 요청해 한국의 산업과 문화, 역사와 자연을 볼 수 있는 관광프로그램을 긴급 추가하라고 하달했다.

그러나 4,400명이 참가한 영국을 비롯해 미국·싱가포르가 공식 퇴영을 결정하고 서울의 호텔과 평택 미군기지, 한국수자원공사 인재개발원 등으로 철수를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에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의 외화내빈(外華內貧)식 부실 준비로 위기에 처한 새만금 잼버리”라며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강 대변인은 “잼버리는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수석비서관급 회의에서 직접 챙길 만큼 적극적인 관심을 보인 행사”라고 주장했다.

강 대변인은 “잼버리 유치에 앞장선 송하진 전 전북지사는 잼버리 유치와 관련 예산증액을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웠다” 또는 “2020년 7월 공동조직위원장으로 임명된 김윤덕 민주당 의원은 지금도 책임을 맡고 있다”라고 언급하며 전 정부를 겨냥했다.

반면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5일 “스카우트연맹을 밀어내고 대회 준비를 주도한 것은 정부다. 그러나 공동위원장이 5명인 관계로 의사결정도 제대로 안되고 예산도 제때 집행되지 않았다”라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김윤덕 국회의원 공동위원장 체제에서 지난 3월 1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과 박보균 문화체육부 장관,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가 임명된 상황을 짚은 것이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도 6일 “한 외신에서는 탈수로 구토를 한 아이가 치료조차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한국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는 부모의 인터뷰가 실렸다”라며 “정부의 무책임이 부른 예고된 참사”라고 논평했다.

강 대변인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금부터 중앙정부가 전면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라며 “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이 공동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들은 중앙정부가 아닌가”라고 비꼬았다.

강 대변인은 “조직위에서 재해대책 예산을 추가 요구했지만, 여가부가 예산을 내어주지 않았다는 보도도 있다”며 “여가부와 협의 과정에서 예산을 주지 않은 기재부도 전 정부인가”라고 여당의 주장에 반박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새만금 잼버리 기반시설 설치공사를 삼부토건이 수주했다는 가짜뉴스가 퍼지기도 했다.

삼부토건은 대선 당시 윤석열 대통령과 각별하다는 세평이 돌기도 한 기업이지만 새만금 잼버리 설치공사를 수주한 ‘(주)삼부종합건설’과는 별개의 회사이다.

또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지지하는 정당에 따라 ‘6년간 준비 부족인 잼버리대회’ 또는 ‘현 정부 취임 후 1년 2개월 동안 뭘 했는가’ 등으로 책임 소재를 따지기도 했다.

정치권과 네티즌이 갑론을박인 가운데 일단 정부와 지자체는 수습에 나섰다.

서울특별시는 광화문광장 서울썸머비치 폐장일을 12일에서 15일로 연장하고, 물놀이장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세종썸머 페스티벌’ 개최일을 10일로 앞당겨 잼버리 대원들은 무료로 춤·음악·오페라·클럽 등을 무료로 즐길수 있도록 조치했다.

아울러 남산·북악산·인왕산에서 9일에서 13일까지 오후 8시부터 10시 사이 트래킹을 운영하고, 한강 크루저요트·카약·패들보트 등 수상스포츠 체험 프로그램도 확대 운영한다.

부산시도 잼버리 대원들이 관광버스를 이용해 해운대와 태종대 등 주요 관광지를 둘러볼 수 있도록 관광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으며, 경주시도 역사 유적지 중심으로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뒤늦은 지원에 나선 가운데, 대회 폐막 전부터 책임 소재를 묻기보다 성공적이진 못하더라도 세계 각 잼버리 대원들과 관계자들이 대한민국을 떠날 때까지 마무리부터 하자는 의견들이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물론 누군가 책임은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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