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농업 프로그램 본격화
"자연이 주는 회복의 힘을"
[일간경기=이승철 기자] 고양특례시가 암생존자의 심리 회복을 돕는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본격화하고 있다. 단순한 원예체험을 넘어, 정서 회복·자기효능감 향상 등 과학적 성과를 뒷받침하며 암 치료 이후 삶의 질 개선을 위한 공공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국립암센터, 고려대학교와 협력해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암암 괜찮아 괜찮고 말고' 프로그램을 공동 운영 중이다. 압화 만들기, 허브차 제조, 새싹채소 가꾸기 등 8차시 과정은 인지 재구성, 정서 안정, 자존감 회복을 목표로 설계됐다. 시는 병의원과 연계해 실증 데이터를 확보하고 프로그램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 같은 치유농업은 암환자에 국한되지 않는다. 성인 발달장애인, 중독 회복자, 만성질환자, 요양기관 종사자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맞춤형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다. 일산서구 대화동 농업체험공원과 고양시 치유농장을 거점으로 한 텃밭 활동은 우울감, 스트레스, 사회적 고립감을 줄이는 데 효과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요양기관 종사자 대상 '힐링 팜 투어'를 운영해 우울감 48.8%, 스트레스 8.8%를 줄였고, 일산병원과 협업한 만성질환자 프로그램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발달장애인을 위한 '초록 손길, 내일을 심다' 프로그램 역시 농작물 재배를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사례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고양특례시는 자원순환형 농업모델도 구축 중이다. 2020년부터 11개 학교에서 운영 중인 치유텃밭에 올해는 커피박을 활용한 토양개량제 '리코소일'을 도입해 친환경 효과를 더했다. ㈜포스코이앤씨와 협약을 맺고 리코소일 163톤을 무상 지원받아 24.45톤의 커피박을 재활용했고, 약 8,264kg의 탄소배출 저감 성과를 올렸다.
건국대와는 고령자 대상 디지털 치유농업 연구도 진행 중이다. 지난해 시범 운영 결과, 치유농업이 근력·유연성 향상뿐 아니라 우울감과 불면증 완화에도 효과가 입증됐다.
이동환 시장은 “치유농업은 생명과 환경, 사람을 잇는 회복의 연결고리”라며 “도시 일상에 자연의 회복력을 스며들게 해 모두가 치유받는 고양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