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국힘 지도부에서 김기현 당 대표 체제를 질타하는 목소리와 당을 흔들지 말라는 의견이 충돌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12월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이날 공식 활동 종료된 혁신위를 언급하며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과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다”라고 발언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혁신위의 헌신적인 노력에도 당 지도부가 걸맞은 호응을 하지 못했다는 세간의 지적이 뼈아프게 다가온다”라며 “어렵고 힘든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간절한 마음으로 뛰는 정치인들에게 우리 당 지도부가 희망이 되지는 못할망정 절망과 원망의 대상이 되어서야 되겠는가”라고 쓴소리를 했다.

또 김병민 최고는 “지금 이 자리에 있는 지도부 중 어느 누가 혁신위의 희생에 대한 요구에 대체 답을 내어놓았단 말입니까?”라고 날을 세웠다.
 
그러나 김석기 최고위원은 “당이 어려운 상황인 것은 맞고 또 수도권의 민심이 좋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라면서도 “김기현 대표가 물러나고 누가 당대표가 되어야 반드시 총선에서 이긴다는 겁니까? 대안 없는 지도부 흔들기를 멈추어야 한다”라고 했다.

이어 김석기 최고위원은 “당대표가 물러나는 순간 너도 나도 서로 싸울 것이며, 오히려 우리 당은 대혼란에 빠질 것이 분명하다”라고 단언했다.

국힘 혁신위의 ‘6호 희생 안건’인 당 지도부·윤핵관·중진들의 불출마·험지 출마 권유에 국힘 내부에서 이를 수용하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또한 국힘 내부에서 당무감사 결과와 공관위 구성 등 당내 상황이 의원들과 공유되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왔다. 

김웅 국회의원은 수도권 총선 위기론에 관련해 당 지도부를 ‘수포자(수도권 선거를 포기한 자들)’라고 지칭했다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하태경·서병수 의원은 “쇄신 대상 1순위는 김기현 대표다” 또는 “이 꼴로 계속 간다면 필패다. 이제 결단할 때가 됐다”라며 김 대표의 사퇴를 종용했다.

이에 더해 성일종 의원과 김미애 의원도 혁신위의 ‘희생’을 언급하며 “과감한 자기희생과 당 진로 로드맵을 보여줘야한다” 또는 “자기희생 없는 혁신은 없다”라며 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날 김기현 대표의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라는 발언과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여권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김 대표는 사퇴를 포함해 총선을 위해 모두 내려놓을 각오가 있는 걸로 안다”라면서도 “그러나 이렇게 등 떠밀리듯 내려놓으면 당이 흔들리고 있는 걸로 비쳐 총선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