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검찰 출신 김태우
민주 경찰 출신 진교훈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 경선 결과 김태우 전 구청장이 확정되어 결국 이번 선거는 검(檢)과 경(警)의 대결 구도가 됐다.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오는 10월 11일에 예정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사전투표 운용장비 실습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12일 오후 서울 강서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관계자들이 오는 10월 11일에 예정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관련 사전투표 운용장비 실습교육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국힘 예비후보 경선 방식을 여론조사로 채택했으며, 김용성·김진선·김태우 세 명의 출마자에 대해 당원·일반 유권자 5대5의 비율로 15~16일 간 전화면접조사를 실시했다.

이어 국힘 이철규 공관위원장은 17일 국회 본청에서 여론조사 결과 김태우 전 구청장이 확정되었음을 밝혔다.

김태우 전 구청장은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검찰수사관 출신으로 여의도에서는 그를 검찰계 인사로 바라보고 있다.

그는 문재인 전 정부의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실 특별감찰반원으로 근무했으며 이후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받아 강서구청장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이 김태우 전 구청장 유죄 판결이 확정된 지 3개월여 만에 광복절 특별 사면 대상에 그의 이름을 올려 사법권 침해라는 야권의 비판을 받았다.

정가에서는 김태우 전 구청장의 보궐선거 후보 확정을 ‘화려한 부활’이라고 평가하며 국힘 강성 지지자들의 결집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김태우 전 구청장을 공익신고자로 인식하는 여당 지지자들마저도 사면·복권에 이어 재출마까지는 ‘무리수’라고 하는 평가도 존재해, 김 전 구청장에게는 그들을 투표소로 향하게 해야 하는 숙제가 남았다.

민주당의 입장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김태우 전 구청장의 출마에 대항하기 위해 지역을 다져온 후보들을 배제하고 경찰계 인사를 전략공천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다.

정가에서는 민주당 지도부가 ‘김태우 전 구청장을 대비해 경찰 출신 후보를 찾고 있다’는 입소문이 돌았었다.

이를 증빙하듯 문홍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을 비롯해 경만선·김용연·박상구·이창섭·장상기·한명희 등 전 시의원들과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 무려 14명이 도전장을 내밀었음에도 결국 경찰청 차장 출신의 진교훈 후보가 낙점되었다.

민주당은 자당의 진교훈 후보가 강서구에서 15년을 살았기 때문에 지역 인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전략공천이라는 분석에는 이견이 없다.

또 민주당은 최근 발생한 묻지마 흉기 난동과 신림 성폭행 살인 사건같은 사회적 불안에 ‘진 후보가 경찰 출신’이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15일 진교훈 후보의 선거사무실에서 진행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묻지마 칼부림 사건으로 인해 많이 흉흉하다”라며 “강서구에서만큼은 어떤 것에서도 안전과 안심, 이것만큼은 잘 지켜줄 사람이 진교훈 후보구나 하는 확신이 든다”라며 그를 치켜세웠다.

결국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그간 언론의 집중을 받았던 김태우 전 구청장에게 이길 승부수를 ‘검·경 대결이라는 프레임’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아울러 호사가들은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진 후보를 공천하기 위해 배제한 나머지 도전자들의 진심을 얻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민주당 입장에서 불안 요소는 또 있다. 

권수정 정의당 후보는 서울시장에 도전한 저력이 있고, 권혜인 진보당 후보는 전 당원들이 강서구 곳곳을 돌며 밀착형 유세를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에 관련해 민주당 관계자는 “야당 지지자들이 소수 야당에게 호감을 갖는다 하더라도 막상 선거에서는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찍어 줄 것”이라고 낙관 중이다.

하지만 정가에서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가 박빙 승부이고, 패배한 측의 지도부는 후폭풍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여·야 모두 작은 불안 요소도 등한시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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