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기주 한국e스포츠진흥협회 회장
문기주 한국e스포츠진흥협회 회장.

2023년 계묘년 새해가 밝았다. 새정부가 들어서고 온전히 첫해를 맞이하는 해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코로나19로 무기한 연기된 제19회 항저우아시안게임이 9월과 10월에 걸쳐 열리는 해이기도 하다. 지난 팔렘방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는 시범종목이었지만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는 정식종목으로 채택돼 경기가 치뤄진다. 스포츠종목으로서 아시안게임에서 첫 금메달을 수여하는 해이기에 e스포츠로서는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번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8개 종목의 금메달중 최소 4개이상의 메달 석권을 노리는 중국은 국가적 차원에서 e스포츠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환경을 구축하면서 e스포츠 세계시장을 넘보고 있다.

우리나라는 e스포츠관련 정책 및 제도의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올해부터 게임이 문화예술의 한 장르로 포함돼 정식으로 인정받게 된다. 조승래(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문화예술진흥법 개정안’이 3월28일부터 시행된다. 

아쉬운 것은 게임의 한 영역으로 e스포츠가 스포츠영역으로 이제 막 첫발을 내딛고 있는데 게임이 문화예술 영역으로 포함됨으로써 e스포츠의 영역이 애매하게 되었다는 점이다. 물론 게임과 관련 종사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제고될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이제 스포츠로서 체계를 만들어 가고 있는 e스포츠로서는 문화예술에 포함돼야 하느냐 아니면 스포츠영역에 포함돼야 하느냐 하는 혼란스러움이 야기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9월에는 e스포츠가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치러진다. e스포츠의 국제대회 정식종목 채택 자체는 지난 2020년 12월 결정됐다. 당초 2022년에 행사가 치러질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로 연기됐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e스포츠가 국제대회 종목으로 본격 데뷔하며 게임산업에 대한 인식이 개선될 것으로 예측되지만 문화예술 측면이 아니라 스포츠경기력 향상이라는 측면에서 e스포츠를 육성하기 위한 정책과 지원이 마련돼야 한다.

라이엇게임즈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총괄인 나즈 알레타하(Naz Aletaha)는 "2022 LoL 월드챔피언십 결승 무대는 세계 최정상의 두 리그오브레전드 팀은 물론, 화려한 오프닝 세리머니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행사였다"라고 밝혔다.

이와 같은 큰 이벤트가 계속해서 이어져서 2023년에는 e스포츠가 더욱더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아시아권에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이 e스포츠를 주도하고 있고 유럽에서는 그레이터 런던(Greater London Authority) 당국의 지원을 받는 비즈니스 개발 그룹 London and Partners가 런던을 유럽의 e스포츠 수도로 만들고 싶어 하지만 현재로서는 코펜하겐과 파리와 같은 곳에 뒤쳐져 있다고 평가되고 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2023년을 e스포츠에 관한 정치인과 경제인의 참여를 독려하면서 지속적인 주도권을 유지하기 위한 해로 삼고 있다.

2023년 하계에는 e스포츠 테스트 이벤트 등 더 많은 크로스오버 이벤트가 뒤따를 것이다. 싱가포르에서 4일간의 하이브리드 물리적 및 시뮬레이션 스포츠 대회가 열리고 각 종목별 챔피언십이 8월말까지 개최될 예정이다.  

세계적인 많은 프로게이머들이 크로스오버 이벤트나 커먼웰스 타이틀에 참여함으로써 e스포츠 커뮤니티가 올림픽에 의미 있는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e스포츠 팬들과 더불어 젊은 사람들이 올림픽에 더욱더 많은 관심을 갖기를 바라는 IOC의 바람을 살펴보면서 e스포츠 해설자 Paul Chaloner의 말을 인용하자면, “e스포츠가 올림픽을 필요로 하는 것보다 올림픽이 e스포츠를 더 필요로 할 것이다”라는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e스포츠가 정식 스포츠 종목으로서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만큼, 2023년은 여러모로 의미 있는 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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