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 부지에 주차장‧화장실 등 설치… 양평 식수원 흑천 오염 우려

양평군의 대표 농촌체험마을인 ‘수미마을’이 양평군 식수원인 '흑천' 부지 3만여㎡를 십 수년간 무단 점용해 각종 시설물을 설치 운영해오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되고 있다.

양평군의 대표 농촌체험마을인 ‘수미마을’이 양평군 식수원인 흑천 둔치 3만여㎡를 십 수년간 무단 점용해 주차장 등 각종 시설물을 설치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말썽이 되고 있다. <사진 = 이영일 기자>

10일 양평군에 따르면 수미마을은 지난 2007년부터 양평군 단월면 봉상리 531 일원에서 도시민의 휴양과 체험을 위한 녹색농촌체험마을로 지정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 마을은 그간 도시민의 체험을 위한 방문이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면서 대통령표창을 받는 등 그 위상을 널리 떨치고 있는 양평군의 대표적인 농촌체험마을이다.

하지만 이 마을은 개장 이후 현재까지 마을 앞 봉상리 698 흑천에 인접한 부지 3만여 ㎡를 해당 관청의 점용허가도 받지 않은 채 주차장과 각종 시설물을 설치하여 사용해 오고 있다.

특히 양평군은 이를 외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 마을을 감싸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이는 양평 지역 20곳이 넘는 체험마을에서는 마을 앞 하천이 있어도 하천법에 의한 단속이 심해 검찰 고발과 과태료, 벌금 등이 두려워 불법 점용은 꿈도 꾸지 못하고 있는 것과 매우 대조적이어서 더욱 그렇다.

실제로 수미마을에 대한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체험마을 소속 주차 도우미의 안내에 따라 하천 부지에 표시된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하천 부지에 버젓이 설치된 매표소에서 표를 구입해 입장하고 있다.

또 하천 부지에 먹거리 하우스, 각종 안내표지판, 물놀이 미끄럼틀 등은 화장실과 식기세척대까지 불법으로 설치해놓았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부지에 인접한 흑천의 하류에 양평군 수도사업소가 자리잡고 식수용 물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흑천물은 바로 남한강으로 유입돼 수도권 식수원인 팔당으로 흘러들고 있다.

즉 관광객들의 차량에서 나온 각종 오염물질이 그대로 흑천으로 흘러들어 양평군민의 식수원이 되고 2천만 수도권 시민의 식수원이 되는 셈이다.

이런 이유로 정부와 각 지자체는 하천법에 따라 하천과 주변에서의 불법 행위를 엄격하게 단속하고 있는 것이다.

주민 강모(59)씨는 “이번 기회에 양평군의 모든 체험마을 시설에 대해 전반적인 조사를 해야한다”며 “본격적인 농촌체험 시즌을 앞두고 있는 만큼 철저한 현장조사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양평군 관계자는 “수미마을이 하천에 보트놀이장 용도로 점용허가 나간 것이 있다”며 “문제가 제기된 부분에 대해서는 현장에 나가 확인 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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