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오랜 가치와 품격 잃어"
무당층 두텁고 단단해..다당제 제안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1월28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조태근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1월28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신당 창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사진=조태근 기자)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다”라며 신당 창당을 시사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11월28일 서울 용산구 백범 김구 기념관에서 열린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과거 민주당은 내부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내고 건강을 회복했으나,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들 영향으로 면역체계가 무너졌다”라고 자당에게 쓴소리를 했다.

이어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은 도덕적 감수성이 무디어지고, 국민의 마음에 둔해졌다.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지곤 한다”라고 비판했다.

또 그는 “정치가 위기로 치닫는다. 국민의 신뢰가 부족하고 문제 해결 능력도 신통치 않은 거대 양당이 서로 반대 방향으로 치달으며 극한 투쟁을 계속한다”라고 주장했다.

이낙연 전 총리는 해법으로 ‘다당제’를 제안했다.

그는 “양대 정당이 ‘국민 실망시키기’를 경쟁해 온 결과 무당층이 예전보다 더 두텁고 단단해졌다”라며 “당장 할 일은 위성 정당 포기를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는 것이다. 병립형은 양극화의 폐해를 극심하게 만들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 전 총리의 날선 비판에 포럼 만난 기자들에게서 ‘신당 창당을 염두에 뒀는가’라는 질문이 나왔다.

그는 “여러 갈래의 모색이 있다. 제가 말 한대로 문제의식에 공감하고 있다. 국가를 위해서 제가 할 일이 무엇인가 하는 것은 항상 생각하고 있다”라는 답으로 창당도 염두에 뒀음을 드러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이재명 대표로 인해 민주당이 사당화되고 있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는 “그렇다. 굉장히 안타깝게 생각한다.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당내 민주주의가 억압되는 것은 리더십과 무관하지 않다”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전 총리는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의원들과의 교류와 관련해서는 “행동에 대해 상의하거나 한 일 없다. 단지 그분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은 공감한다. 원칙과 상식에 대한 말씀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낙연 전 총리는 윤석열 정부를 향해서도 날을 세웠다. 

그는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정부로 기록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생활물가가 폭등해 서민의 등이 휘지만, 정부의 대응은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이 전 총리는 “윤석열 대통령이 달라져야 한다. 무엇보다도, 말을 줄이고 많이 듣기를 권한다. 대통령실과 내각을 균형 잡힌 식견과 경험을 갖춘 인사들로 교체할 필요가 있다”라고 조언했다.

이날 이낙연 전 총리의 이재명 당대표 직격에 김남국 무소속 국회의원은 SNS로 ‘철저하게 반성문을 써야 할 분이 자기 책임은 모두 망각한 채로 당 지도부를 흔들고 있다’라고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김남국 의원은 ‘당의 어른으로서 당내 계파 갈등을 완화 시키고, 그 누구보다도 당내 통합을 위해서 힘을 보태주어야 할 분이다. 그런데, 도리어 계파 갈등을 재부각시키고, 당내 분란을 더 키울 기폭제가 될 만한 발언을 한다는 것이 너무 충격적이다’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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