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유동수 기자] 환적화물을 이용한 대규모 밀수는 신종 수법으로써 무역자유구역을 거점으로 이용시 통관절차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국내 유통은 물론 미국·일본 등으로 수출하는 대범함을 보이고 있다.

 11월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경찰이 환적화물 악용한 명품브랜드 위조상품 대규모 밀수조직에 대한 수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유동수 기자)
 11월7일 오전 인천 연수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경찰이 환적화물 악용한 명품브랜드 위조상품 대규모 밀수조직에 대한 수사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유동수 기자)

지난해 4월께  인천해양경찰서 외사계는 해상 컨테이너 화물을 통해 대규모 밀수품이 국내로 반입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들어갔다.

이후 밀수품을 운반하는 차량 동선과 cctv 및 해상 컨테이너 화물 자료 분석을 통한 밀수품의 반입경로를 특정 후 약 5개월 간의 추적 수사를 통해 검거했다.

약 1년 간의 끈질긴 수사 끝에 국내에서 밀수품을 수령해 판매한 화주 10명을 비롯해 추가 검거를 통해서 총 17명을 검거하고 중국에서 밀수품을 공급하는 총책 2명을 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한 상태다.

이들조직은 중국에서 위조상품을 공급하는 총책, 환적화물로 속여 국내로 몰래 들여오는 위조상품을 자유경제구역 외부로 무단 반출시키는 밀수책, 반출된 밀수품을 국내 판매책 등에게 운송하는 운반책, 중국 총책과 운반책을 연결하고 자금을 관리하는 자금책, 위조상품을 수령해 온·오프라인을 통해 유통하는 판매책 등으로 분업화된 조직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은 미국·유럽 등에서 수입하는 중국산 배터리를 포함, 전자제품은 운송과정에서 안정성을  담보하기 위해 한국 등 제3국을 경유해 항공운송으로 수입하는 것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악용했다.

중국인 총책 2명은 중국에서 생산된 위조물품을 한국을 경유해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화물 컨테이너 내부에 숨기고 국내로 발송한다.

이어 화물분류 및 재포장을 위해 인천공항 인근 자유경제구역으로 이동한 컨테이너에서 국내 밀수책들이 은닉된 밀수품을 분류한 뒤 외부로 무단 반출시키면 운송책이 본인 및 자신의 화물기사들을 통해 전국에 운송하는 방식을 이용했다.

중국에서 생산과 밀반입을, 국내에서는 반출과 운반, 판매를 분담했고 국내 밀수책과 자금책은 일면식도 없는 사이로 철저하게 점조직의 형태로 운영됐다.

인천해경은 밀반입된 위조상품이 국내에 유통되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지난해 9월 밀수 현장을 적발해 이들 조직에 대한 단서와 밀수품을 확보하는 치밀함을 보여, 이번 환적화물 밀수 수사는 정보를 통한 기획 수사란 평가를 받고있다.

인천해경은 수사과정에서 확보한 현물과 밀수품 운송자료, 자금흐름 등을 분석 한 결과 지난 2년 여동안 총 266화에 걸쳐 5만5000여 박스에 달하는 밀수범행을 자행해 왔으며, 밀수품의 정가를 환산해 보면 1조5000억여 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해경 관계자는 “해상 밀수는 국경을 침해하고 국내·외 시장질서를 어지럽히는 범죄”라며, “밀수품 운반 뿐만 아니라 밀수 산업을 주도하는 자들을 끝까지 추적해 밀수를 근절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 하겠다”고 밝혔다.

인천해경은 아직 드러나지 않은 밀수품 화주 등 이들 조직과 연계된 잔당들이 아직 남아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밀수 근절을 위해서 유사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인터폴과 중국 당국간의 국제공조수사를 진행하고, 관계기관과의 공조를 강화하여 이들 범죄자를 끝까지 추적 엄벌하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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