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 엡스201·구 옹진군 청사·인스파월드 등
업체 부도·용도변경 등..방치된 지 10~20년
건물곳곳 깨지고 낡아 안전사고·주변 슬럼화
행정 당국 "사유재산..마땅한 해결방안 없어"

[일간경기=박근식 기자·송홍일 기자] 인천 도심 곳곳에 장기간 방치된 대형 폐건물들로 인해 도시 미관을 해치고 안전사고마저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현재 인천시의 대표적인 대형 폐건물은 부평구 부평4동에 위치한 엡스201과 중구의 구 옹진군청·인스파월드 등 3곳이다.

3곳 모두 방치된 지 10~20년이 지난 대형 폐건물들로 도심 흉물로 전락한 지 오래다.

업체 부도로 2001년 폐점 후 방치된 지 22년된 부평 문화의 거리 인근 엡스201. 창문이 깨지고 낡은 건물의 팬스 주변은 온갖 쓰레기와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송홍일 기자)
업체 부도로 2001년 폐점 후 방치된 지 22년된 부평 문화의 거리 인근 엡스201. 창문이 깨지고 낡은 건물의 팬스 주변은 온갖 쓰레기와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송홍일 기자)

부평 문화의 거리와 인접한 엡스201은 연면적 3만5325.54㎡에 지하 6층, 지상 6층 규모의 복합 쇼핑몰로 2000년 8월 준공돼 2001년 9월 폐점 이후 약 22년간 방치된 건물이다.

건물 곳곳의 유리창이 통째로 깨져 있어 각종 새들이 날아들고 관리되지 않은 외부 조형물과 나무들이 흉물스런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또 녹슨 펜스 주변은 버려진 쓰레기들과 불법 주차차량들에 폐차된 차량까지 사방을 둘러싸고 있었다.  

이 쇼핑몰은 시행사 부도와 매출부진 등의 이유로 영업 개시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폐점된 건물로 지분 소유자(1460호)와 이해관계자가 약 1500명에 달해 건물 활용방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주변 상인 A(65·남) 씨는 "부평 역세권에 위치한 이 폐건물로 인해 주변 상권까지 침체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중앙·지방 정부에서 폐건물에 대한 정비 메뉴얼과 엡스201과 같은 복합 건물의 많은 이해관계자들로 인한 풀리지 않는 문제점들을 중재해 상권 활성화에 한 몫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부평구 관계자는 "엡스201은 사유시설이기 때문에 행정기관에서의 건물 관리에 대한 대안 마련이 어려운 실정이다. 지난 4월에도 정기점검차 대상 건물에 대한 자체 점검을 실시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쇼핑몰 자체 회복과 주변 상권 살리기에 관계부서에서 다각도로 모색 중이다"라고 말했다.

중구 신흥동의 구 옹진군청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2006년 옹진군 청사가 현 미추홀구 용현동으로 이전한 후 17년째 방치돼 오고 있다. 

현재 옹진군농업기술센터(농기센터)와 한국농어촌공사옹진지부가 청사 4개동 중 본관동을, 또 1개동은 농기센터 배양실로 사용해 오고 있으나 나머지 동은 건물 곳곳이 검은 곰팡이가 슬고 페인팅이 벗겨지고 계단이 부서져 내리는 등 황량한 모습으로 주민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실제로 이곳에서는 지난 2019년 안전진단을 실시하면서 실종 신고된 70대 남성의 시신이 발견되기도 했다.

옹진군은 나머지 빈 건물에 대해 안전진단을 실시해 모두 C 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 건물에 대해 철거 또는 신축을 해야 한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곧 철거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옹진군청 관계자는 "비어있는 건물에 대해 우선적으로 올해안에 모두 철거할 계획이고 이후 국비 예산을 지원받아 청사 신축 예정이며 공공기관의 청사로 활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인허가 문제로 20년쩨 방치된 중구 신흥동3가 구 인스파월드의 현재 모습. 멀리서도 건물 곳곳의 외장재가 떨어져 나가고 깨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박근식 기자) 
인허가 문제로 20년쩨 방치된 중구 신흥동3가 구 인스파월드의 현재 모습. 멀리서도 건물 곳곳의 외장재가 떨어져 나가고 깨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박근식 기자) 

특히 중구 신흥동3가에 위치한 구 인스파월드는 지하 1층·지상 6층, 연면적 1만3244.74㎡(근린생활시설)에 달하는 대형 건물로 멀리서도 건물의 심각한 상태가 한눈에 들어온다.

구 인스파월드는 현장에서 고개를 높이 들어야만 보이는 건물 위쪽의 벽면은 군데군데 외장재가 벗겨지고 깨져 금새라도 떨어져서 인도를 덮칠 듯 위험하고 을씨년스럽다. 태풍과 폭우 등 자연재해에도 무방비해 보였다. 건물 외곽 철책 안쪽으로는 각종 쓰레기들이 빼곡히 버려져 있어 지나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인근의 초등학교와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고 있는 모습과 이질적인 모습이다.

인허가 문제로 20년쩨 방치된 중구 신흥동3가 구 인스파월드의 현재 모습. 멀리서도 건물 곳곳의 외장재가 떨어져 나가고 깨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박근식 기자) 
인허가 문제로 20년쩨 방치된 중구 신흥동3가 구 인스파월드의 현재 모습. 멀리서도 건물 곳곳의 외장재가 떨어져 나가고 깨진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박근식 기자) 

이 건물은 지난 2013년 12월 소유주인 (주)한국토지신탁으로부터 신천지예수교회가 매입했으나 관할 구청의 용도변경 불허 처분으로 사용하지 못한 채 장기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인근 주민 B(52·남) 씨는 "주변을 지날 때마다 위에서 뭐가 떨어지지 않을지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시나 구에서 철거를 하든지 재활용을 하든지 어떤 방법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구청 관계자는 "현재 건물 소유주 측에서 용도 변경 재신청이 들어와 검토 중에 있다"며 "건물 내·외부의 안전 관리 문제는 사유 건물인 관계로 우리 구청에서 직접적으로 손 쓸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이처럼 장기간 방치된 건물은 주민안전을 위협하고 주변 상권 침체와 범죄 악용 우려마저 커 대책이 시급하지만 관할 행정당국의 관리와 대안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행법상 '장기방치건축물‘에 대해서는 지방자치단체가 3년마다 정비계획을 세워야 하지만 사유지 건물이기에 행정의 개입 불가와 용도변경 문제로 인한 지역사회의 갈등 등의 이유로 철거 및 정비 또는 건물 재사용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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