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적반하장, 피해자 코스프레 "
野 "정치 보복, 야당 탄압 중지를"

[일간경기=정연무 기자]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검찰에 출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2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

 
 

초유의 제1야당 대표 조사에서 검찰은 성남FC 후원금에 대가성이 있었는지 집중추궁했고, 이 대표는 적극 행정이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이 대표는 기다리던 취재진 앞에서 ”(검찰이)기소할 것이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했다.

제1야당 현직 대표를 상대로 과연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할지 주목된다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인 2014-2018년 6개 기업으로부터 부지 용도 변경, 용적율 상향, 건축 허가등 청탁을 받고 그 대가로 성남F.C.에 총 182억원의 후원을 내게 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후원금이 ‘제3자 뇌물’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이모 전 두산건설 대표를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하면서 이 대표와 정진상 전 대표 정무실장을 공범으로 적시했었다.

이 대표는 10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0시 42분까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약 12시간여에 걸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이날 조사에서 이 대표는 이날 성남지청 별관 조사실에 들어가자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내용을 담은 A4 용지 6쪽 분량의 진술서를 제출하고 성남지청 형사3부 유민종 부장검사의 질문에 이 대표는 “진술서로 갈음한다” “의견을 묻지 마라”“나는 성남FC가 후원금을 받는 데 관여한 바가 없다” “사건이 조작된 것”이라는 답변을 반복했다고 전해졌다.

특히 검찰이 네이버 관계자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을 접촉한 결과에 따라 성남시 요구안을 정리한 문건 등을 제시하자, 이 대표는 “정진상이 그랬다는 거냐”며 “처음 본다” “몰랐다” “믿어지지 않는다” 등으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구체적인 검사 질문에 “진술서로 갈음하겠다”며 사실상 말을 아낀 것으로 보인다. 

이를 두고 법조계에서는 이 대표가 사실상 진술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이날 이 대표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대장동 사건에서 성과가 빠르게 나올 경우 설 연휴 이전에 두 검찰청이 동시에 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이번 이 대표의 검찰 조사를 두고 정치권은 상반된 주장으로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 민주당 지도부가 먼저 포문을 열어 이 대표의 결백을 한목소리로 주장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민주당 의원들은 개인 이재명이 아닌, 대통령 경쟁자이자 야당 대표 이재명에 대한 정치기획 보복 수사라고 규정"하고 "(이 대표가) 광고로 단 한 푼의 사적 이익을 취한 바도 없다"며 이 대표의 제3자 뇌물혐의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검찰 수사를 조선시대 사화에 비유하며 “성남FC 사건은 이미 경찰에 의해 무혐의 처리된 사건을 다시 되살려 그 죽은 사건을 흉기 삼아 정적을 죽이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영교 최고위원은 여당을 향해 “윤석열과 정치검찰의 들러리를 서고 있는 국민의힘에게 경고한다. 그 들러리의 칼날이 바로 다시 국민의힘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힘은 이재명 대표를 겨냥해 맹공을 펼쳤다.
장동혁 원내대변인은 "어제 우리 국민들은 권력의 가장 추악한 모습을 보았다"며 "지도부와 지지자들의 병풍으로 죄를 덮어보려 했지만 12시간 동안 켜켜이 쌓인 증거들만 확인했다"고 비판했다.

국회부의장인 정우택 의원은 페이스북에 "지금까지 국회를 방탄막 삼고 민주당 비호를 받으며 검찰 조사를 회피하고 형사법 체계를 무시하며 적반하장의 태도로 정치보복 운운했다"며 "이 대표의 충격적인 '마피아식 검찰 출두'였다"고 비하했다.

안철수 의원도 "자기 혼자 저지른 일인데 여러 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같이 간 모습들을 보면서 마치 범죄에 대해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는 조폭들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비난했다.

'쌍방울그룹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 도주 8개월 만에 10일 태국에서 붙잡힌 것과 관련, 이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수사에도 검찰이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수영 의원은 페이스북에 "쌍방울은 대장동 수익의 일부가 파킹되고 불법 대북 송금과 변호사비 대납이 얽혀 있다"면서 "그러나 만일 검거된 김성태가 전모를 밝힌다면 다른 얘기가 된다. 워낙 규모가 크고 공범이 많아 이재명 일당을 일망타진할 기회"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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