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제한구역 해제 이점
LH보다 한 발 먼저 선점

[일간경기=조영욱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807번지 일원에 소재한 도봉운전면허시험장 부지는 노원구 발전에 발목을 잡았다. 노원구 입장에서는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이 필수불가결했다. 의정부시와의 협상이 잘되면서 노원구는 앓던 이를 빼는데 성공했다. 노원구는 해당 부지에 바이오 복합단지를 조성한다. 노원구 입장에서는 성공한 딜(deal)이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장암역 인근에서 도봉면허시험장 이전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의정부시)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장암역 인근에서 도봉면허시험장 이전부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의정부시) 

그렇다면 의정부시에서도 과연 '성공적인 거래'인지 의문이 남는다. 과연 의정부시는 충분히 이득을 거뒀나. 

의정부시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이전한 이유를 알아보려고 하면 최근 안병용 의정부시장의 발언을 살펴봐야 한다.

최근 안병용 의정부시장은 언론지와의 인터뷰에서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의 의의를 설명했다.

해당 인터뷰에서 안 시장은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의정부 장암동으로 이전하는 내용이 담긴 협약은 미래 가치가 높은 땅을 우리가 필요할 때 원하는 대로 개발하기 위해 선점해 놓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이전되는 장암역 일대는 1996년 장암역 신설, 2004년 상·하촌마을 개발제한구역 해제, 2007년 수도권 순환고속도로 나들목(IC) 건설, 2015년 상·하촌마을 도시가스 공급, 2016년 동부간선도로 확장 등을 통해 생활 인프라를 갖췄다.

그러나 개발제한구역, 군사시설보호구역 등 규제로 대규모 유동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상업시설 등 개발에는 제약이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결국 개발제한구역이어서 공익 목적으로만 해제할 수 있기에, 면허시험장과 같은 공익성이 높은 시설 설치를 하면 '개발제한구역 조정을 위한 도시·군 관리계획 변경안 수립 지침'에 따라 해제가 가능하다는 것.

이에 대해 안 시장은 "해당 부지에 대해 협약 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눈독을 들였다"며 "의정부의 미래 비전을 설계할 땅인데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끝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최근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둘러싸고 의정부 정치권이 찬반으로 갈렸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추진한 사업인 이번 사업에 국민의힘 측은 '불통'을 지적하며 사업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당 측도 안 시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의정부시 장암동 사업 예정부지. (사진=김동현 기자)
최근 도봉면허시험장 이전을 둘러싸고 의정부 정치권이 찬반으로 갈렸다.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추진한 사업인 이번 사업에 국민의힘 측은 '불통'을 지적하며 사업에 대한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있으며, 민주당 측도 안 시장의 손을 들어주고 있지 못하고 있다. 사진은 의정부시 장암동 사업 예정부지. (사진=김동현 기자)

실제로 운전면허시험장은 공공시설이기 때문에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할 수 있다. 안 시장이 덧붙인 것처럼 "지하철 7호선 차량기지와 함께 옮기면 된다"라는 말대로라면 일단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해당 부지로 이전되고, 이후 다시 다른 곳으로 이전시키면 해당 부지를 의정부시가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이 이전에 대해서는 안 시장은 의정부시의회 시정질의에서도 답변한 바 있다. 시정질의에서 안 시장은 "면허시험장은 이전이 완료되면 현재 4호선 종점인 창동기지창과 도봉면허시험장의 꼭 닮은 꼴이 된다"며 "향후 지하철 7호선 차량기지와 함께 얼마든지 다른 데로 옮길 수 있는 공공시설"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바꿔 말하면 전철 7호선이 양주를 거쳐 포천까지 연장되고, 동두천·연천·강원도 철원까지 연장된다면 현재 서울시와 의정부시의 협약처럼, 앞으로 차량기지와 함께 면허시험장도 이전해 의정부시가 전략적으로 보전한 토지로 활용할 수 있다는 계산도 선다.

도봉운전면허시험장 그 자체로 얻는 이익도 있다. 도봉운전면허장은 서울시내에 있는 운전면허시험장 4곳 중 1곳이다. 강북에 2개, 강남에 2개이고 동서로 나뉘어 있다.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을 비롯해 강남, 강서, 서부 운전면허시험장이 있다. 결국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이전되면 강북구를 비롯, 구리·남양주 등 지역에서도 의정부시에서 시험을 치루게 된다.

도봉운전면허시험장이 이전되면 4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의정부시를 찾게 되고 장암역 인근의 상가가 활성화 되는 것도 쉽게 예상가능하다. 광양시의 경우에는 운전면허시험장을 통해 연간 20만명의 유동인구를 유치하면서 연간 150억원의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누리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서울시와 노원구가 각각 350억원, 150억원을 분담해 총 500억원을 주민편익시설을 조성하기 위해 의정부시에 지원한다는 점도 들 수 있다. 이를 통해 장암동을 비롯한 주민편익시설 확충과 장암역 환승주차장 복합시설 개발로 복지시설과 체육시설, 상·하촌 마을 내의 도로개설, 마을회관 리모델링 등 기반시설을 조기 확충해 장암동과 의정부시의 발전을 한 단계 이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도봉운전면허시험장 이전은 의정부시에게는 나쁘기만 한 딜은 아니다. 특히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앞으로 의정부시가 밑천이 되는 땅을 확보한 것이라면 그것도 특이할 만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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