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여·야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양날의 검으로 분석하며 복잡하게 셈법을 굴렸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이 자당에게 꼭 불리하지만은 않은 형국이라고 판단했다.

유상범 국민의힘 대변인은 9월27일 국회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제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한 친명 세력들이 이 대표를 옹호해서 본인의 정치적 입장을 공고히 하는 이런 구조에서 민주당의 내부적 갈등은 더 크게 요동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유상범 대변인은 “민주당이 이 대표 체포동의안에 가결 투표한 의원들을 향해 색출·축출 등의 행태와 갈등이 유지될 경우 민주당에게는 불리하고 상대적으로 국힘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라고도 분석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이재명 대표에게로 집중된 시선이 오히려 경제 현안들을 덮는다는 이점이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국힘이 좋은 정책과 법안을 내놔도 이재명 대표로 인해 가려지는 맹점도 있다.

이에 국힘 당 내에서도 ‘이재명 대표에 대한 공세를 낮추고 정책으로 승부하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유 대변인은 “민주당 차원의 사법 리스크를 방탄하기 위한 행위에 대해서는 당연히 비판할 것”이라며 강경 대응을 예고 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의 구속영장 기각을 환영하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동훈 장관의 파면을 요청했다.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 취임과 동시에 아주 큰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라며 “당대표님의 기각 소식을 들으면서 무거운 짐이 반 이상은 사라졌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모두발언했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구속영장 기각에 대해 “역시 검찰의 무도한 행위에 대해서 사법부가 아직은 법적 정의가 살아있다는 것을 보여준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반드시 대통령께서는 사과를 해야된다”라며 “정치를 무력화시키면서 검찰을 동원한 검찰 정치 그리고 독선과 독주에 빠졌던 대통령께 다시 한번 말씀드리고 싶다. 정중히 사과하고 그 책임을 물어 실무 총괄 책임이었던 법무부 장관에 대한 파면 조치를 즉각 취해줄 것을 부탁드린다”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구속영장 기각을 빌미로 정부와 검찰을 향해 전면 공세에 나섰으나, 친명 일색의 지도부에 더해 이 대표의 복귀로 당 내 규합이 가능한가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아울러 비명계가 이 대표에게 촉구하는 팬덤 정치 결별이 요원하다는 우려가 있다. 이에 더해 일부 민주당 관계자들이 팬덤층을 선동해 중앙정치 입문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는 지적도 존재한다.

실례로 ‘지난 13일 친명 원외 모임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출당시키라는 성토가 터져 나왔다’라는 언론보도도 나왔다.

정가에서는 ‘민주당이 홍익표 원내대표 선출로 이재명 대표 체제가 공고히 되었으나 정치는 이념이 다른 것을 인정하는 것이라는 민주당의 색채가 사라지고 있다’라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