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사건 추념식 참석..고인넋 기려
윤대통령·김기현 국힘 대표 불참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은 제주 4·3 사건 추념식에 참석했으나 윤석열 대통령과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불참해 대조를 이뤘다.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은 4월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은 4월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민주당 당 대표와 이정미 정의당 대표 등 야당 인사들은 4월3일 오전 제주4·3평화공원에서 진행된 제주 4·3 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해 고인들의 넋을 기렸으나, 국민의힘 측 지도부에서는 김병민 최고위원, 이철규 사무총장, 박대출 정책위의장만 참석했다.

이와 별개로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김웅 의원, 김용태 전 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 등이 제주도를 찾았다.

행정안전부가 주최하고 제주도가 주관하는 공식행사이기에 정부 측 인사로 한덕수 국무총리와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참석했다.

이날 제주 4·3 사건 희생자 추념식이 국민의 이목을 끈 배경은, 국힘 전당대회 과정에서 태영호 최고위원이 ‘제주 4·3 사건은 명백히 北 김일성의 지시에 의해 촉발된’이라고 논평했기 때문이다.

이에 제주도 유족들은 크게 반발했으나 태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에서는 4·3 사건을 김일성 주석이 1948년 5월10일 남한 단독 선거에 반대해 일어난 ‘북한식 투쟁’이라고 가르친다”라며 그의 발언을 해명했다.

태영호 최고위원은 3일 최고위회의에서 “4·3 사건은 남로당의 무장폭동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남로당과 아무런 관계가 없던 수많은 무고한 민간인 희생자를 낸 현대사의 비극이다”라며 “희생자분들과 유가족들의 아픔을 치유할 때”라고 발언했으나 추념식에는 불참했다.

이에 더해 그는 “다만, 그러자면 역사적 진실을 알아야 한다. 최근에 나온 초·중·고교의 대부분 교과서는 (중간 생략) 남북분단과 동족상쟁의 책임이 소련과 김일성이 아니라, 미국과 이승만 전 대통령에게 있는 것처럼 기술돼 있다. 지금이라도 역사 교과서를 재점검하고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 주어야 한다”라며 김일성 배후설을 은유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한·미 정상회담 준비로 불참했으며 이에 야당은 “(윤 대통령은)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온전한 명예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발언했으면서도 출범 후 첫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라는 비난을 받았다.

김기현 국힘 당 대표는 “추모의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다”고 밝히면서도 민생현안 관련 회의로 인해 참석이 불가함을 전했다.

이와 같은 상황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제주도에서 만난 기자들에게 “이런 기념식에 참석하는 것은 기본으로 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정치를 하면서 다른 사람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 정치를 하겠다는 사람들을 절대 이해하지 못한다”라며 태영호 의원과 국힘 지도부를 질타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우리가 해왔던 전남과 제주를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나가야 하는 것이다. 거기에 대해 어울리지 않는 발언을 하는 것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 명확히 천명할 필요가 있다”라며 당 지도부 차원에서의 공식적인 제재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는 제주도에서 진행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정권의 퇴행적 모습 때문에 4.3을 부정하는 극우세력들까지 활개를 친다. 제주 시내에 4.3은 공산 폭동이라는 현수막이 나붙었다. 서북청년단을 모방한 재건 서북청년단까지 등장했다고 한다”라고 꼬집으 공세 수위를 높혔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는 “4.3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도 적극 뒷받침하겠다. 오영훈 지사께서 적극 추진하고 계시는 4.3 희생자 신원확인 유전자 감식에도 당 차원의 지원을 다하겠다”라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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