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홍정윤 기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이재명·박지현에게 6·1 지선 패배의 책임론을 거론하자 친문 책임론 등 역 반발이 제기돼 당내 분위기가 격량 속에 휘말렸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이재명·박지현에게 6·1 지선 패배의 책임론을 거론하자 친문 책임론 등 역 반발이 제기돼 당내 분위기가 격량 속에 휘말렸다.  (사진=홍정윤 기자)
일부 민주당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이재명·박지현에게 6·1 지선 패배의 책임론을 거론하자 친문 책임론 등 역 반발이 제기돼 당내 분위기가 격량 속에 휘말렸다.  (사진=홍정윤 기자)

6월 1일 전국동시지방선거 결과 광역단제창 17곳 중 12곳을 국민의힘이 가져가자 민주당 내에서 ‘이른 등판’ 또는 ‘김포공항 이전 공약 이행 불가’ 등을 짚으며 이재명 의원의 책임론이 등장하는가 하면 ‘민주당 지도부 불화’를 짚으며 박지현 비대위 공동위원장 책임론도 거론됐다.

먼저 이낙연 전 당대표는 2일 SNS로 “졌지만 잘 싸웠다고 자찬하며 패인 평가를 밀쳐두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그런 과정을 정략적으로 호도하고 왜곡했다”며 “그런 방식으로 책임자가 책임을지지 않고 남을 탓하며 국민 일반의 상식을 행동으로 거부했다”고 글을 올려 이를 두고 이재명·송영길 의원을 저격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또 홍영표 의원은 3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로 “민주당의 잘못된 공천을 심판한 것”이라며 “(재선 당시 지지한) 1614만명이 뭉쳐서 도와줄 것 이라는 위험한 생각을 가졌다”고 발언했다.

이에 더해 윤영찬 의원은 2일 SNS로 실명을 거론하며 “분명이 말씀드리지만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송영길 전 대표는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에서 가장 책임이 큰 분”이라고 글을 올렸다.

또한 전해철 의원은 3일 모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실명을 거론하며 “(지난 대선에서 패배한 것은) 가장 큰 책임을 질 사람은 이재명 후보다. 후보 책임이 없는 대선 패배라는 건 들어본 일이 없다”며 “잇따른 패배에 대한 평가가 우선돼야 한다. 평가 대상에 있는 분들은 한발 뒤로 물러서야 한다”고 발언해 책임론과 함께 견제구를 날렸다.

허나 이와 같은 이재명·송영길·박지현 책임론에 대한 반격도 만만찬다. 

이수진(서울 동작) 의원은 3일 SNS로 “선거 패배의 원인으로 이재명 의원과 송영길 후보를 지목하는 것을 보고 착잡한 마음을 숨길 수가 없다”며 “선거 패배의 원인이 특정인으로 지목되고 그 사람들에 대한 마녀 사냥이 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또 이수진 의원은 “LH사태에서 화산이 되어버린 부동산 문제에서 당이 무엇을 했나? 검찰개혁법안도 집권여당 일 때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 대선에 지고 나서야 통과시켰다”며 “민생도 개혁도 타이밍도 내용도 놓쳐버린 당사자는 바로 민주당”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서울시장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 있었지만 송 후보를 대신할 인물이 당 내외에 있었는가? 이재명을 불러낸 게 누구인가? 당원들이 요청했고 당이 결정한 것”이라며 “대선과 지선에서 가장 앞에 서서 선거를 치른 당사자들”이라고 꼬집었다.

뿐만 아니라 김남국 의원도 SNS로 “지방선거와 재보궐 선거가 끝나자마자 마치 작전하듯이 국회의원 열 분께서 일제히 SNS에 글을 올리고 일부는 방송에 출연해 일방적인 주장을 했다”며 “반성보다 당권에 대한 사심이 가득해보였다”고 글을 올리며 책임론에 더한 당내 힘겨루기를 주장했다.

이는 민주당 내 의원들 간의 격론 뿐만 아니라 지지자들 간에도 영향을 끼쳐 SNS와 각종 커뮤니티에서도 갑론을박 중이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모이는 SNS 모 그룹 내에서도 이와 관련해 의견이 분분하다. 

일부는 이재명 의원과 팬덤 지지자들을 공격하며 이재명계와의 결별을 요구하는 가 하면 일부는 어차피 대선과 간격이 짧아 지선선거 패배는 불보듯 했다며 이재명의 책임론으로 몰고 있는 일부 의원들의 속셈은 오로지 다음 총선에서의 공천권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본지와 통화한 모 초선의원은 “이런 상황이 참 안타깝다”며 “정작 중요한 것은 나 스스로의 반성임에도 그런 자세들이 안보인다. 누구 하나의 책임이 아닌 우리 민주당의 책임인 것이 맞다”라고 속내를 밝혔다.

여의도 정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당초 8월로 예정됐던 전당대회를 앞당겨 당대표를 선출할 것이라 전망했으나 박홍근 원내대표는 3일 원내대표-중진의원 간담회 후 기자들에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해 보이고 당헌·당규상 정해진대로 하는 게 적절하다는 공감대를 이뤘다”며 조기전당대회설을 일축했다.

따라서 8월 전당대회와 당대표 선출까지 남은 두어달 간 민주당 내에서는 반 李계와 친 李계 또는 친 文계와 친 李계의 당내 주도권 싸움이 치열할 전망이며 일부 민주당 원로 인사는 “이와같은 민주당의 내홍은 여당이 반가와 하는 행태”라며 빠른 갈무리를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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