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국환 "경제 전문가" vs 신상진 "부정부패 끝"

[일간경기=정연무 기자] 기초단체이지만 상징성과 체급은 웬만한 광역자치단체장을 넘어서는 지역이 있다. 성남시가 대표적이다. 100만 명 가까운 인구를 자랑하는 거대도시이자 국내 IT 기업들이 위치한 판교 테크노벨리를 품고 있는 미래지향적 도시다. 무엇보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이재명 상임고문을 배출하면서 정치적 상징성이 커졌다.

이러한 성남시의 단체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상징성 있는 단체장일 뿐만 아니라,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전국적 관심을 끄는 지역으로 떠올랐다.

 

                             왼쪽부터 성남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 배국환, 국민의힘 신상진 후보.
                             왼쪽부터 성남시장 더불어민주당 후보 배국환, 국민의힘 신상진 후보.

 

전통적으로 성남시는 민주당 강세 지역이었다. 

1995년부터 실시된 총 7번의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두 차례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이대엽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계열 후보자가 당선됐다. 특히 2010년 이재명 후보가 당선된 이후 12년간 민주당은 단 한차례도 성남시장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그러나 성남의 민심이 최근 급변했다. 올해 3월 대통령 선거 성남시 개표 결과 이 고문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에게 불과 75표, 득표율로 0.01%포인트 차이의 신승을 거뒀다. 이제 성남은 민주당이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곳이 된 것이다.

따라서 팽팽하게 둘로 나뉜 최근의 민심이 3개월 만에 어느 쪽으로 움직이게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배국환 "경제 전문가" 

민주당에서는 배국환 전 기재부 2차관을 전략공천 했다.

배 전 차관은 2018년 이 전 지사에 의해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이사장에 임명됐다. 지난해에는 이재명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재정정책특보를 맡아 경제공약 수립에 관여했다.서울대 행정대학원 행정학 석사, 미국 위스콘신대 대학원 공공정책학 석사 등을 수료했다.배 후보는 지난 2일 분당구 파크뷰 백궁교 앞에서 출마를 선언하면서 기획재정부 2차관, 인천 부시장, 감사원 감사위원 등 34년간 공직생활을 강점으로 내세우며 “경제 전문가로서 경험과 지식을 바쳐 전임 시장들의 성과를 뛰어넘겠다”고 밝혔다. 또 같은 경제기획원(EPB) 출신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를 거론하며 “우리 둘이 손잡고 성남을 1등 도시로 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신상진 "부정부패 일소"

국민의힘은 성남에서 국회의원을 지낸 신상진 후보를 내세웠다. 중원구에서 4선을 한 터줏대감인 만큼, 분당뿐 아니라 원도심에서도 선전을 자신하고 있다.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과 능력, 스킨 십을 앞세워 밑바닥 정서를 파고들겠다는 각오다. 

신 후보는“대장동 게이트를 비롯한 부패의혹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며 “4선 의원을 지내는 동안 구설 없이 깨끗하게 정치한 제가 성남의 부정부패를 일소할 적임자”임을 강조하고 있다.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도 주된 공약으로 대장동 의혹 규명 등을 내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성남시장까지 국민의힘 후보가 된다면, 이재명 상임고문의 입지도 흔들리게 된다. 예상치 못한 자료나 증언이 나온다면 이 상임고문이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된다. 민주당이 생각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어째든, 이번 지방선거는 지난 대선의 연장전 성격을 띠면서 성남시장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이미 성남시장 선거는 '이재명 마케팅'을 벌이는 민주당 배국환 후보와, '이재명 지우기'를 외치는 국민의힘 신상진 후보의 각축전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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