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경기=강성열 기자] 임신부는 임신 기간에 나타나는 신체적·생리적 변화로 인해 수면 장애를 겪을 수 있다. 

임신 초기에는 착상과 임신을 촉진하기 위해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급격한 증가가 일어난다. 이로 인해 졸음의 강도와 횟수가 늘어나 낮잠을 많이 자게 되고, 총 수면 시간이 증가한다. (사진=일간경기DB)
임신 초기에는 착상과 임신을 촉진하기 위해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급격한 증가가 일어난다. 이로 인해 졸음의 강도와 횟수가 늘어나 낮잠을 많이 자게 되고, 총 수면 시간이 증가한다. (사진=일간경기DB)

임신 초기에는 착상과 임신을 촉진하기 위해 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의 급격한 증가가 일어난다. 이로 인해 졸음의 강도와 횟수가 늘어나 낮잠을 많이 자게 되고, 총 수면 시간이 증가한다. 임신 초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지나친 낮잠은 밤잠을 방해할 수 있다.

임신 중기에는 대개 낮잠 자는 시간이 줄어 하루 총 수면시간이 정상 범위로 돌아오지만, 허리통증, 다리 경련, 야간뇨, 자궁 수축, 태아의 움직임 등으로 인해 수면의 연속성이 깨지는 ‘수면 분절’을 겪어 밤에 숙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나아가 임신 말기에는 밤에 자주 깨는 수면 분절이 더 증가할 수 있는데, 이로 인해 하루 총 수면시간은 감소하고 낮 동안 졸음이 증가한다. 심한 경우, 밤에 잠을 잘 자지 못하는 불면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같은 수면호흡장애는 임신 초기부터 나타날 수 있고, 임신 말기가 될수록 발생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인다. 체중 증가, 호르몬 변화, 폐활량 감소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임신 중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 발생, 악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데, 특히 임신 초기부터 증가한 에스트로겐은 비인두의 부종 및 비염을 유발하여 상기도 협착을 증가시키고, 이로 인해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임신 중 수면무호흡증은 임신부와 태아 모두에게 악영향을 준다. 심한 경우, 임신부에서 임신성 고혈압 및 당뇨, 자간전증, 태반 박리 등을 일으킬 수 있고, 태아에서 자궁 내 성장 지연, 조산, 저산소성 뇌 손상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임신 중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되면 반드시 신속한 진단 및 치료가 필요하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최지호 수면의학센터장은 “수면 장애는 원인과 증상 정도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시행한다. 임신부가 다리 경련으로 수면 장애를 겪는다면 우선 철분 부족과 호르몬 변화를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으며, 일차적 치료로 철분과 엽산 보충제 복용, 발과 다리 마사지, 족욕,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운동, 요가 등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면무호흡증은 최종적으로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진단하는데, ‘경도(mild)’인 경우에는 나쁜 수면 습관 교정, 옆으로 자는 자세 치료 등을 시행할 수 있으며, ‘경도’지만 심한 증상 또는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와 ‘중등도(moderate)’ 이상이면 양압기 치료를 시행한다. 수면다원검사와 양압기 치료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어 환자 부담이 줄었으므로 임신부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적극적으로 검사 및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 최지호 수면의학센터장(이비인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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