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성 죽산·일죽 주민들 피해복구 '구슬땀'
용인 원삼·백암 특별재난지역 선포 건의

중부지역을 강타한 집중호우로 피해가 잇따른 안성과 용인시가 피해복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특히 용인시는 원삼·백암면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는 것을 건의키로 해 눈길을 끈다.

백군기 용인시장이 원삼면 농가의 수해복구를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용인시)
백군기 용인시장이 원삼면 농가의 수해복구를 돕는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용인시)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 남산마을 주민들은 산에서 쓸려내려 온 토사를 치우느라 새벽부터 분주했다.

토사가 쌓여 발목까지 푹푹 빠지는 마을 진입로에는 굴삭기가 동원됐고, 민가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삽을 들고 집안에 쌓인 흙을 퍼냈다.

마을 곳곳에 흙이 워낙 많이 쌓인 데다 산에서 물이 계속해 흘러 내려와 복구 작업은 사실상 진척이 없는 상태다.

떠내려간 이동식 주택은 아직 치울 엄두도 못 내고 있다.

이 마을에선 지난 2일 산사태로 주택 한 채가 10m여 나 쓸려 내려가면서 집 안에 있던 70대 여성이 매몰됐다가 구조되기도 했다.

전날 정오께 쏟아진 폭우로 도로가 30분가량 침수됐던 죽산리 시내에서도 복구 작업이 한창이다.

비가 그치면서 금세 물은 빠졌지만, 물에 섞여 있던 흙이 도로에 그대로 쌓이면서 시 공무원들과 군인들은 전날에 이어 흙을 퍼내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처럼 안성지역에는 현재 산사태와 주택 및 농경지 침수, 도로 유실 등 273건의 비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시는 굴삭기 140대, 덤프트럭 33대, 살수차 8대 등 장비와 공무원, 의용소방대 등 600여명을 투입해 복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재민 180여명은 현재 죽산초등학교와 농민문화체육센터, 각 마을 경로당 등으로 대피한 상태다.

한편 용인시장은 4일 “집중호우로 피해가 큰 원삼면, 백암면 일대를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하도록 경기도와 중앙정부에 건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3일 기준으로 이미 원삼면 20억원, 백암면 27억원, 기타 지역 15억원 등 62억원의 피해가 발생했고 미집계 부분이 추가될 경우 피해액이 추가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 2일 이후 원삼면엔 447㎜, 백암면엔 303.5㎜의 폭우가 퍼붓는 등으로 곳곳에서 산사태가 발생하고 청미천이 범람하는 등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구체적으로 원삼면 10가구, 백암면 39가구 등 49가구의 이재민이 발생하고 500여ha의 농경지가 침수됐으며, 도로 21곳이 파손됐고, 23곳 이상에서 산사태가 일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백 시장은 지난 2일부터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현장을 방문해 구조 및 응급복구를 지휘했다.

시는 기간 중 원삼면 목신리 소재 용인힐링캠핑장에 고립됐던 123명의 야영객을 구조장비를 지원해 구조했고, 49가구의 이재민에 응급구호세트 336개를 지원했다.

백군기 시장은 “사흘 동안 현장을 둘러보면서 엄청난 피해를 확인하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건의했다”며 “복구를 돕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시민들과 자원봉사자들에 감사하며 앞으로도 많은 관심을 부탁한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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