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집권당 사무총장 힘 막강
나태근 정치초년생 '패기'로 무장
강태성 정지인, 얼굴알리기 선전

전국에서 가장 적은 면적을 보유하고 있는 구리시, 그렇지만 서울과 맞닿은 수도권의 각광 받는 도시 중 하나다. 사통팔달의 교통망 구축은 물론 구리도매시장 등 물류 유통, 세계문화유산인 동구릉이 자리하고 있어 문화도시로서의 자부심도 대단하다. 현재 진행 중인 별내선 복선전철 공사가 완료되면 시민들의 자존감은 극대화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지난 3월 말 현재 구리시 인구는 19만9099명으로 집계되고 있는데 4년 전 20대 총선 당시와 비교하면 1만3259명이 늘어난 숫자다. 이는 갈매지구가 완공돼 인구가 대거 유입됐기 때문이다.

왼쪽부터 윤호중, 나태근, 강태성, 정지인 후보.
왼쪽부터 윤호중, 나태근, 강태성, 정지인 후보.

4월 15일 치러질 21대 총선엔 더불어민주당 윤호중(57), 미래통합당 나태근(44), 우리공화당 강태성(54), 국가혁명배당금당 정지인(42)씨 등 4명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 모두가 60대 전으로 정치에 젊은 바람이 거센 것을 알 수 있으며 윤 후보를 제외하곤 정치신인이라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후보는 집권당 사무총장으로 17대·19대·20대 등 3선 경력의 현역 국회의원이다. ‘더 큰 구리, 더 나은 대한민국’을 구호로 내세우며 4년간 약 1조3000억원의 구리예산을 확보하고 구리시 현안 등을 해결했다는 내용을 부각시키고 있다. 이번 선거공약으로 구리를 수도권 철도망 거점, 스마트교통체계 구축, 주차장 2000면 조성, 더불어 키우는 보육 교육도시 등 10가지 공약을 제시했다. 병역은 소집면제 처분을 받았으며 전과는 폭력행위 등 징역 8월 1개.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미래통합당 나태근 후보는 젊은 나이에 구리당협위원장으로 발탁된 인물이다. 예비후보 2명과 경선 끝에 낙점됐다. ‘살고 싶은 구리, 살기 좋은 구리’구호와 함께 ‘리더를 바꾸면 행복한 구리시로 달라진다’며 호소하고 있다. 7개 동마다 특색있는 작은 공약과 함께 광역교통의 요충지, 명품 교육의 도시, 자족형 신산업 도시, 복지의 도시 등 4가지 굵직한 공약을 내걸었다. 병역은 육군 병장으로 만기 전역했으며 전과는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150만원을 받았다. 서울대학교 환경시스템공학부를 졸업했다.

우리공화당 강태성 후보는 ‘구리시를 50만 풍요로운 자족도시’로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근을 구리시로, 퇴근도 구리시로’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다. 공약으로는 구리시의 수도권 규제법을 철폐시키고 구리시에 투자하고 일자리 창출하는 기업에 대해 10년간 토지를 무상으로 임대하는 동시 세제 혜택을 주겠으며 일자리 10만 개를 창출하겠다고 제시했다. 상지대 축산학과를 졸업했으며 중소기업대책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육군 하사를 만기 전역했으며 전과는 없다.

국가혁명배당금당 정지인 후보는 지역공약보다는 당 공약에 집중했다. ‘지역개발을 더 이상 하지 않고 그 예산을 주민에게 월 150만원씩 평생 주겠다’고 제시했다. 18세 이상 1인당 매월 150만원씩 국민배당금 평생지급 등 33가지의 배당금 공약을 걸었다. 김영란법·금융실명제·수능시험·노조·전교조 등 10대 폐지정책과 함께 국회의원 무보수 명예직으로 하고 100명으로 축소, 지자체 완전 폐지를 공약했다. 신흥대학 행정과를 졸업하고 육군 병장을 만기 전역, 전과는 없다. 

결국 3선 관록의 집권당 사무총장이라는 더불어민주당의 거목인 윤호중 후보와 단지 젊다는 무기 하나로 정치 초년생에 불과한 미래통합당의 나태근 후보와의 여야 싸움이다. 마치 풍차인 윤 후보를 향해 돌진하는 돈키호테의 나 후보와도 같은 형국이다. 항간에선 미래통합당이 전략적 공천을 하지 않는 이상 지역의 어떤 후보가 나와도 윤 후보에게 승리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여론이 지배적이었다. 선거운동 그 자체가 무의미하다는 논리다. 

그런데 후보 등록 마감 전부터 ‘한번 해 볼만하다’는 야권의 반응이 서서히 일기 시작했다. 골리앗도 약점 때문에 다윗에게 무릎을 꿇었듯 약점은 신인보다 관록이 있는 사람이 가지고 있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보수 몫의 표, 지역 정서까지 뒷받침해준다면 전세를 역전할 수 있다는 게 야권의 주장이다. 특히 4년 전 20대 총선 때보다 현재 갈매동 인구 증가 상태, GWDC 사업 중단 등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사실 윤 후보는 철옹성 그 자체다. 그러나 지난해 말, 다주택을 보유한 여권 정치인 명단에 윤 후보가 3채를 가지고 있는 것이 언론에 보도된 바 있으며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신천지 당회장으로부터 감사장을 받은 것이 노출되는 등 도덕성에 흠집이 날 가능성이 있다. 지난 20대 총선 당시 갈매동의 경우 1353명이었던 인구가 올 3월 말 3만1548명으로 증가했다. 이 지역은 4년 전에도 윤 후보에게 호의적인 지역은 아니다. 더구나 23배 인구가 폭증했으면서도 여전히 윤 후보의 평가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지난 총선에서 윤 후보는 GWDC 사업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됐으면서도 이 사업을 등한시했고 이번 선거공약에서 이 사업은 빠졌다. 자원회수시설 관련도 무관하지 않다. 이곳들은 수택3동에 위치, 이곳 주민의 표심이 심상치 않다. 여기에다 민주당의 표심인 호남표가 양분되는 조짐이 보이는 등 이상 기운이 감지된다. 이상이 야권에서 점친 여권의 악재다. 

그렇다고 야권의 약점은 없을까. 나 후보가 젊고 참신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인물과 당의 이미지도 중요하다. 그러나 선거의 기본은 조직이다. 야권의 지역당은 지난 20대 선거 후 양분으로 갈라져 대립하는 등 조직이 와해, 지리멸렬한 상태였다. 그런 상태에서 나 후보가 당협위원장에 선출됐고 최소한 조직을 추스르지 못한 상태에서 총선에 나서게 됐다. 죽을 각오로 싸워도 승리를 낙관하기엔 조직력이 약한 게 흠이다.      

이번 21대 총선의 구리시 유권자는 총 16만8786명이다. 역대 선거에 비추어 투표율을 55~60%정도 내다본다면 투표인 수는 약 9만3000~10만1000명 정도다. 지난 19대 당선자가 받은 득표율은 40.5%, 20대 46.6%를 비교하면 올해도 그와 비슷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내다본다.

야권의 염원처럼 과연 정치신인이 막강한 여권의 사무총장을 누르는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까. 역시 관록의 정치인답게 철옹성을 수성하고 국무위원으로 이어지는 꽃길을 걸을 수 있을까. 이제 구리시 유권자의 표심만을 남겨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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