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 씨가 영국에서 받은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 프랑스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한강 씨는 “깊이 잠든 한국에 감사드린다”라며 마치 한국에 큰 은혜를 잊지 못하는 것처럼 수상소감도 밝혔다. 사실, 한동안 표절의 회오리에서 한국 문단은 허우적거렸다. 교직이나 공무원이 아니라면 입에 풀칠하기 바쁜 빈곤한 작가들 사방천지에 쐬고 쐤다. 베스트셀러 시집을 내 인세로 재산깨나 모은 줄 알았던 최영미 시인에게 마포세무서로부터 근로장려금을 신청하라는 통보까지 왔다니, 필자도 자격은 가능하니 만사 제쳐놓고 동사무소부터 한 번 방문해야겠다. 세상에 믿을 놈 없다더니, 미국에서 살다가 한국에 왔다며 “마이 마이 마~이 딜라일라, 와이 와이 와~이 딜라일라” 씨부렁거리며 미국말로 노래하던 영남
먹거리가 형편없던 옛 시절, 어머니는 울타리 옆에도 호박을 심으셨다. 물론 재래식 화장실에서 잘 익은 변을 구덩이마다 한 바가지씩 듬뿍 부으셨다. 냄새가 사라지고 더위가 시작되는 춘궁기 무렵이면 호박꽃 속으로 꿀벌들도 부지런히 들락거렸다. 애호박이 내 손목만큼 굵어지면 어머니는 호박 몇 개를 따 작은 소쿠리에 담으신다. 평소와 다른 나지막한 음성으로 나를 불러,“원기야! 선생님 댁에 다녀오렴.”조심스럽게 소쿠리를 안고 초등학교 담임선생님 댁으로 달려가 새댁이던 사모님께 호박을 드렸다. 호박뿐만 아니라, 오이, 가지, 복숭아 등 우리 집 텃밭에서 나온 첫물은 선생님부터 맛을 보셔야 우리도 먹을 수 있었다. (선생님께 소쿠리에 가득 촌지를 보냈던 어머니와 중개자 역할에 충실했던 필자를 지금 당장
석달 전으로 기억을 돌려본다. 금년 2월 한국은행은 2015년도 경제성장률을 2.6%로 집계했다고 밝히며 전년도 나라 살림 성적표를 마무리했다. 지난해 10월 수정 발표했던 2.7%보다 0.1%p 감소한 수치였고 당초 목표였던 3.9%보다는 1.3%p 밑도는 수치였다.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이 수치는 그러나 LTV와 DTI의 완화에 의한 가계부채의 증가, 분기 대출 33조를 넘기면서 발생한 10조에 달하는 세수부족분 그리고 전체 가구 소득 증가율 0.0% 등 멀리 갈 것도 없이 민생 주변의 간단한 지표 몇 개만 살펴봐도 짐작이 가는 숫자이고 필자가 작년 말 ‘용을 써 봐도’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던 수치다. 당시 한은은 부진의 이유를 말하면서 지난해 3/4분기 성장률이 계획보
성남, 수원, 화성, 용인, 고양, 과천은 경기도의 알자 베기 시군들이다. 과천을 제외한 5개시의 일 년 예산규모는 2조 원대에 육박하거나 이미 뛰어넘어 정부가 시행하는 시행하고 있는 맞대응 사업이외에 지방자치에 필요한 사업들을 자체적으로 할 수 있는 저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그런데 정부가 이들 시군의 예산사용에 대해 압박을 가하기 위해서 지방재정개혁안을 빼들었다. 지방재정에서 가장 중요한 인구수별 교부금 내역을 기존의 50%에서 40%로 줄이고 지방법인세 수익금의 50%를 광역시(경기도)의 재정으로 돌리려 하고 있다.정부 발표에 따르면 잘사는 시군의 돈을 가난한 시군에 돌려 형평성을 맞춘다는 것이 이번 지방재정개혁안의 가장 큰 이유라고 한다. 정부의 발표를 생각 없이 듣고 있자면 국토의 균형
통화 때문에 대통령도 난감했던 불통 사건이 있었다. 건설회사 현장에서 일하는 예비역 해병 병장에게 백악관 의전팀 비서가 전화했다. ‘명예훈장’을 주기로 했는데 대통령이 직접 통화하고 싶다는 거였다. 그런데, 헐!“업무시간에는 사적인 전화를 받을 수 없습니다.”제대로 업무에 몰두하지 않으면 봉급 받을 자격이 없다며 대통령과의 통화까지도 거절한 다코타 마이어(Dakota Meyer)의 일화이다.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는 점심시간을 기다려 간신히 그와 통화에 성공했다.다코타는 2009년 9월 8일 새벽, 아프가니스탄에서 탈레반군과 대치 중 적진으로 들어가 36명의 미군과 아프간 군인을 구했고, 전사한 동료 시신 4구까지 수습했다. 대통령 오바마는 수여식에서 꼿꼿하게 부동자세를 취한 다코타에
‘양적완화’가 최근 정치계의 화두다, 일반인들에게 생소한 양적완화를 쉽게 설명하자면 경기가 어려우니 돈을 찍어서 시장에 풀고 이를 통해 경기부양을 유도하면서 내수를 끌어올리는 경제정책을 한 마디로 양적완화라고 한다.통상 양적완화는 이런 저런 수단을 다 동원 해봐도 경기가 침체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때 사용하는 일종의 극약처방이다. 정부가 이런 극약처방을 하려는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분석이 분분하지만 최근 눈앞에 닥친 해운업계의 부실이 자칫 경제계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박근혜 정부의 최대위기로 전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그래서 정부는 해운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은행에서 돈을 찍어 일단 구조조정을 지원하자며 한국형 양적완화를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그러나 정부의 이런 방식은 절
뭐, 대단한 일은 아니지만, 곡우가 지난 이틀 후에 광교산 아래 빌린 밭에 채소 씨앗을 듬뿍 뿌렸다. 이른바 청정지역에서 무공해 재배를 해보자는 초보 ‘도시농부’가 야심에 찬 첫 삽을 뜬 셈이다. 그 후부터 날씨예보에 관심이 많아졌다. 기자라는 직업 탓으로 자주 갈 수 없어 혹시라도 말라죽지는 않았을까 걱정도 된다. 무늬만 농부 행세하는 내게 선배 기자는 뜬금없이 웬 농사냐며 핀잔이다. 나는 오늘도 정규방송의 뉴스가 끝날 무렵, 고급스러운 의상과 똑 부러지는 말솜씨로 ‘오늘과 내일의 날씨’를 자신감 넘치게 예보하는 섹시한 기상 캐스터를 멍하니 바라본다. 비가 올 것이라고 예보할 때는 기상 캐스터가 그렇게 예쁠 수가 없는 난 타고난 농사꾼이다.날씨예보는 고기압과 저기압, 바람과 기온 그리고 주변국 날씨
지난 4·13 총선 결과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 방향에서 그야말로 웃픈 현실로 결딴났다. 정치인은 국민이 두렵다고 엄살을 떨었지만, 정치인을 상대하는 국민이야말로 참 힘겹다. 그래서 그런지 온 세상마저 눈에 잘 보이지 않는 황사로 희뿌옇게 덮였다. 한창 세상의 맑은 공기로 호흡해 몸뚱이를 키워야 할 나무들도 황사로 몸살을 앓아 연둣빛 나뭇잎마저 누렇게 떴다. 거리에 나서면 하얀 마스크로 입을 봉하고 눈만 내민 사람들뿐이다.‘불의와 정의’ 두 가지를 상대로 싸우는 언론은 편법을 쓰지 않아야 제대로 세상을 본다. 정권에 동조하고 특혜에 휘둘리면 권력은 황사로 둔갑해 눈을 흐리게 한다. 국민을 위함으로 존재의 의미가 돼야 할 정치인들에게도 배울 점도 있었다. 안팎으로 갈등만 조장하던 여당은 물론 야당도 두
봄이 왔지만 각종 매체들이 연일 미세먼지 주의보를 발표하면서 시민들의 봄나들이 외출을 자제하라는 경고를 내릴 만큼 미세먼지가 한반도 일대를 덮고 있다. 최근에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자체발생보다는 주로 중국발 미세먼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중국발 미세먼지는 중금속을 다량함유하고 있어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위험한 중금속으로 분류되는 납과 카드늄 성분이 들어있는 미세먼지를 호흡할 경우 이들이 체내 밖으로 배출되지 않고 인체에 쌓여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 문제가 되고 있다.황사보다 입자가 작은 미세먼지의 입자크기는 10㎛이하 머리카락 굵기 1/5 수준으로 자동차·공장·가정 등에서 석탄이나 석유가 연소하면서 배출돼 발생하는 인류가 만든 신종 재앙이다. 우리나라에서 미세
양주시에서 최초로 진보 성향의 시장이 당선됐다. 1995년부터 양주 기초자치단체장을 뽑으며 역대 7번의 선거에서 진보 성향의 시장이 당선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이다. 양주시장이 되려면 ‘보수당 계열의 후보, 시청에서 근무 경험이 있는 행정 관료여야 한다’라는 말이 있었으나 이번 선거에서 그 말 중 하나는 깨진 것이다.이성호 시장의 취임으로 첫 진보성향의 시장에 대한 기대와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공석으로 있었던 시장직에 이 시장이 취임하면서 그간의 공백을 어떻게 메꿀 것인가에 대한 의문부호도 아직 남아있는 상태다.잠시 시장이란 자리가 공석으로 되면서 양주시는 바쁘게 내딛어야 할 걸음을 멈추게 됐다. 부시장체제로 움직이기는 했으나, 여러모로 한계가 있는지라 지금까지 밀린 사업이 산더미인
이천시에는 전국 유일의 새누리당 출신 국회의원이 3명 있다. 오는 6월 임기가 만료되는 윤명희, 유승우 의원 그리고 6월에 선서를 하고 금배지를 달 송석준 국회의원 당선인을 포함해 3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것이다. 말로만 국회의원이 3명일 뿐 지역을 위해 보탬이 되는 것은 하나도 없는 것이다.인근지역 주민들은 우스갯소리로 국회의원을 3사람씩이나 갖고 있어 부럽다며 큰 발전이 기대된다고 하나 실속은 없는 것이다. 이천의 인근 지역인 여주에는 정병국 의원 한사람뿐이나 이천만 3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것이다. 소선거구로 국회의원 선출 방법이 바뀐후의 생겨난 일이다.3명의 국회의원을 갖게 된 것은 윤명희 부산출신 국회의원이 이천으로 자리를 옮겨 재선을 노리고 새누리당에 공천신청을 했으나 낙마했고 유승우
이천시의회 의장 선출을 놓고 새누리당 출신과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간에 일전이 예상되고 있다.다수당이 될 것인가 소수당이 될 것인가가 의회주변의 관심사이다. 의리를 따르자면 새누리의 김문자 의원을 의장으로 선출해야 되고 정당정치를 따르자면 더불어 민주당의 재선 의원 중에서 선택해야 되는데 더민주엔 재선의원이 여러 명이 있어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이천시의원은 총 9명으로 더민주가 5명이고 새누리가 4명이어서 정당으로 한다면 더민주의 선택에 여지가 없다. 그러나 당초 새누리의 김문자 의원을 밀어주기로 사전 약속을 한 것으로 알려져 의리를 따르자니 정당이 울고 당을 따르자니 의리가 울게 되어 의원들 간에 설왕설래 하고 있다. 현재 의장은 재선에 더민주 출신의 정종철씨가 의장을 맞고
밤새 내린 봄비가 촉촉이 대지를 적셨다. 만물이 소생하는 4월도 반을 넘겼다. 며칠 전 끝난 제20대 총선 결과는 여야 모두에 따끔하게 회초리를 들었다. 기고만장했던 여당에 초지일관, 초심을 잃지 말라는 경고로 122석, 제1야당에도 유무상생, 윈윈하라고 123석, 신생정당을 포함한 나머지 55석으로 기막히게 나누었다. 그 뜨겁던 선거 열기도 두툼한 사기그릇에 담은 피죽처럼 금방 식게 마련이다. 터닝 포인트가 되어야 할 시점이지만 아직도 위기상황에는 둔감하게 반응한다. 문제라면 큰 문제이며 이것이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봄비가 내리던 지난 주말 16일, 추모행사와 참사 2년 기억식도 열렸다. 장장 700일을 넘게 깊은 바닷물에 잠긴 세월호, 세월을 또 그렇게 허송했다. 어제 19일은 66년 전, 그만한
세월호 참사, 테러방지법, 서민증세 논란, 누리과정 예산, 언론 탄압, 역사교과서 국정화, 메르스 사태, 개성공단 가동중단, 위안부 일방합의 등 현 정부의 지난 3년은 국민의 눈높이로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사건들이 쏟아져 나왔다. 세계 11위의 무역대국이라는 나라에서 배가 뒤집힌 것도 이해하기 어려운데 우리나라의 국력을 총동원했음에도 단 한명을 구해지 못했다는 것에 의문이 있고 이것에 대해 진실을 밝히라고 아무리 고함을 쳐도 들은 척도 하지 않는 정부가 우리 국민의 정부인지조차 의문이 든 국민들이 많다.또한 진실을 밝히라고 하는 사람들에 대해 상당히 의심할만한 부분이 있다고 겁박을 하는 현 정부가 국민을 위해 집권하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권력쟁취만을 위해 집권하고 있는지 또 의구심이 드
향후 4년간 대한민국 국회를 책임질 300인을 선출하는 제20대 국회의원 선거 투표일이 13일로 시작된다.각 당의 후보들은 선거구민들에게 각종 선거공약을 앞세워 자신을 알리고 자신을 선택해 줄 것을 읍소하며 짧은 14일간의 선거운동을 마쳤다.이제는 선거 구민들의 선택만이 남았고 각 후보들은 자신들의 운명을 맡긴 채 투표 종료시간을 기다려야 한다.선거기간 내내 일부 후보자들은 언제나 그랬듯이 이번 선거운동 기간에도 지루한 고소고발을 이어갔고 자신의 한 표를 위해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모략을 서슴지 않아 유권자들을 실망시켰다.사실 많은 층의 유권자들은 어느 정당이 꼭 이겨야하고 어느 정당에 국회의원 수가 많아져야 하는 것에는 사실 관심이 없다.유권자들은 정당을 투표하는 것이
꽃들이 눈처럼 날리고 거리마다 초록이 넘쳐나는 비현실적이고 동화적인 세계가 그려지는 4월의 중순 어느 날이다. 앞으로 4년 동안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대표를 뽑는 선거가 다가 왔다. 그러다보니 어디를 가나 선거이야기가 봄꽃처럼 피어오른다.선거이야기의 대부분은 또 동화처럼 비현실적인 것들이 많다. “역대 최고로 정부에서 많은 돈을 유치했다. 텅 빈 산업단지에 기업들을 다 채울 것이다. 이 길에 왕복 8차선 도로를 깔겠다. 우리시의 아이들 보육을 다 책임질 것이다” 등 듣고 있자면 어이가 없는 이야기들이 넘쳐나지만 딱히 검증할 방법도, 검증한다고 해도 변명을 하고 빠져나가거나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 식으로 우기는 후보들이 넘쳐나고 있다.한국의 선거가 언제부터 인지 정확한 시점은 모르지만 정정당당하고
작금의 사회구조는 다양화와 노령화가 보편화한 시대이다. 노인들에게 나잇값만큼 대우하는 직업에 종사하는 사람은 몇몇뿐이다. 상황이 이렇다고 정치권이건 사회 밑바닥에서건 나이 든 꼰대라고 함부로 얕보면 안 된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 똑같이 반복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나흘 앞으로 바짝 다가온 선거 열기로 왁자지껄한 시국에 실낱같은 희망도 보인다. 요즘 국회의원 후보자들이 청년 못지않게 노인까지도 챙기겠다며 게거품을 물며 기세가 대단하다.사람들 대부분이 하루하루 먹고살기 힘에 부쳐 관심 둘 여유야 없었겠지만, 엊그제 4월 7일은 ‘신문의 날’이었다. 우리나라 신문의 큰 어르신 격인 독립신문이 “전국 백성을 위하여 무슨 일이든지 대변자가 되고 정부가 하는 일을 백성에게 전하고 백성의 정세를 정부에 알릴 것이며
지난 7일은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신문의 날로 정한지 60주년이 되는 신문의 날이었다. 과거 신문의 날에는 신문 휴간으로 쉬면서 주위의 찬사를 받는 등 언론인은 장하고 뿌듯한 날을 맞이했는데 근간에 신문은 우후죽순으로 창간되고 신문의 날의 의미는 사라져만 가니 아쉽고 안타깝다.우리 신문의 역사는 130여년의 짧은 역사지만 우리 신문이 걸어온 길은 너무나 험난하고 겪어온 길 또한 복잡다난(複雜多難)한 우리민족의 투쟁과 분노를 표출(表出)하여 주었고 국민의 정신을 일깨우고 결집 시켜주었다. 이에 신문방송인협회가 결성되어 우리 언론의 진로와 장한 방향을 남겨준 독립신문이 창간61주년 기념일인 1957년 4월 7일을 신문의 날로 정하고 제1회 기념행사에서 신문윤리강령을 선포하고 6,25전쟁당시 종
언제 부모가 죽었는지는 모른다. 너무 어린 시절에 발생한 일이라 기억조차 희미한 피터에게 고등학교를 졸업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그리고 뉴욕의 한 대학에 진학했다. 과학공부를 잘했지만 학비와 월세를 버는 것만으로 벅찬 피터에게 “힘을 가진 사람은 그 힘의 무게만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숙부의 유언에 따라 언제나 벽을 타며 악을 응징한다. 영화 스파이더맨의 줄거리다.무수히 많은 영웅들이 등장하는 미국 마블코믹스에서 스파이더맨은 보기 드문 모범생이다. 찢어지게 가난하지만 정의의 편에 서서 한 눈을 팔지 않았던 스파이더맨의 청춘 이야기는 마치 한편의 잘 짜인 성인동화 같은 이야기다. 반면 미국 국방부에 무기를 계약 납품하면서 세계적 거부로 알려진 ‘아이언맨’은 자본을 바탕으로 최첨단 기계옷을 입고
필자는 군 생활 말년에 조교였다. 선배가 중대장에게 하필 날 지목하고 제대했다. 피둥피둥 놀아도 션찮을 판에 땡볕에 썬탠하다니…. 그래서 제대하는 날 복수극을 준비했다. 작전사령부 동기들을 이끌고 장안문 근처로 갔다. 제법 큰 가게를 운영하는 선배를 찾아가 가게를 완전접수한 뒤, 퍼마시고 튀자는 기발한 작전 구상이었다. 그런데 막상 현장에 도착하니 상황이 반전됐다. 선배가 노부모와 함께 트럭에서 비지땀을 쏟으며 수박덩이를 내리고 있는 게 아닌가. 난 급히 작전명령을 변경했다.“일렬횡대 앞으로 정렬!”구령이 떨어지자마자 가게 문 앞에서부터 양팔 간격으로 척척 도열했다. 한 트럭 수박은 눈 깜빡할 새 내려졌다. 지나가던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추고 박수를 보냈다. 작업을 마치고 우린 ‘필승!’ 우렁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