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소득서 어민 배제 사회적 형평성 어긋나
세수 감소 상황서 무조건적 기회소득 도입 안맞아

[일간경기=김인창 기자] 경기도의 농어민기회소득 도입에 빨간불이 켜졌다. 예술인·장애인 기회소득 도입 과정에서 지적됐던 추진 근거 부재 및 사전절차 미이행 등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답습하며, 연이어 의회와 행정절차를 무시한 결과이다.

방성환 경기도의회 의원.
방성환 경기도의회 의원.

경기도의회 농정해양위원회 방성환(국민의힘, 성남5) 의원이 27일 농수산생명과학국을 대상으로 열린 2024년 본예산 심의에서, 무리한 농어민기회소득 도입으로 인해 사실상 농정해양 예산이 감액되었음을 지적했다.

경기도는 도지사의 공약사업인 기회 패키지 도입을 위해 2024년 본예산에 농어민기회소득 도입을 위한 4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으나, 관련 법·제도 등의 사업추진 근거가 부재하고, 보건복지부의 사회보장제도 협의 등을 거치지 않은 상황에서 본예산을 편성한 데 따른 것이다.

방성환 의원은 “2024년 경기도 일반예산 대비 농정해양 예산의 규모가 3.5%에서 3.3%로 감소했다”며,  “올해 경기도가 확장 재정이라 하였으나, 기본소득과 기회소득 예산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농정해양 예산은 줄어든 셈”이라고 밝혔다.

2024년 경기도 전체 예산은 32조 1639억 원이나 농정해양 예산은 1조 644억 원으로 전년도 3.5% 대비 0.2%가 감소했다. 2023년 대비 2024년의 증액분인 2조 869억 원 중 농정해양 예산은 65억 증액되어, 전체 증액분의 0.3%에 불과하다.

또한, 방 의원은 지난 2021년 농민기본소득 도입 과정과 최근 예술인·장애인 기회소득 도입 과정에 대해 언급하며 “이전에도 유사 사업을 추진하며, 사전절차 미이행으로 인해 의회와 진통을 겪은 바 있다”며, “정책의 당위성이 아닌 절차적 정당성의 요구인데, 관련 절차를 이행하며 순차적으로 필요성을 논의하자는 의회의 요구가 잘못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서 방 의원은 “농민기본소득 도입 3년 만에 어촌을 건너뛰고 갑자기 농어민 기회소득이 등장했다”며, “농민은 어민과 유사한 관점에서 지원받아야 함에도 기본소득에서 제외되는 등 사회적 형평성의 원리에 어긋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방성환 의원은 “기회소득은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 계속되었으나, 사업의 정체성이나 추진 방향에 대한 고민 없이 예산을 먼저 편성하는 등 보여주기에만 급급한 상황”이라며, “지속적인 경제 위기로 세수가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무조건적인 기회소득 도입은 건전재정 기조와도 맞지 않다”고 질타했다.

한편, 경기도는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농어민기회소득 정책연구과제를 추진하고, 3월부터 7월까지 관련 조례 제정 및 보건복지부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를 거쳐 내년 4/4분기 농어민기회소득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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