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민규 서울외대 교수(전) / 경기도의원(전)
추민규 전 서울외대 교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민주주의’ 단어에서 떠오르는 분이 있다. 지역의 편차를 이겨내고 죽음의 위기에서 여러 번 살아 돌아온 정치인, 바로 고 김대중 대통령이다. 특히 지금과 같은 현실정치에선 더 거론되고 더 많은 이슈가 되는 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정치를 ‘아이러니’하다고 표현한다.

이토록 많은 국민들로 하여금 사랑받고 존경받는 그분이 보고 싶은 이유는 무엇일까. 독재에 맞서서 싸웠다는 이유일까, 아님, 죽을 고비를 수없이 넘겨서 그런 것일까, 여러 가지 억척이 있을 수 있으나, 여전히 그분은 우리들 곁에서 숨쉬고 자리잡고 있다고 봐야 옳다. 

하지만 무슨 이유로 그분을 다시 현실정치로 거론하는 것은 어떤 이유일까? 대한민국 정치가 너나 할 것 없이 엉망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여야의 대치 상황속에서 정국을 뚫고 가야 할 위인이 필요해서 일까. 답은 간단명료하다.  독재와 싸우며 민주주의를 수호했던 그분이 진정으로 국민들로 하여금 필요성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강하면서도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지닌 대통령, 우리는 그런 그가 대한민국 대통령이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고, 희망의 대한민국을 함께 꿈꿀 수 있었다. 하지만 현 정부의 무능력은 어떤가? 무엇이 답인지도 모르고 아이처럼 어리광만 부리는 형국이 역사적으로 창피함을 떠나서 대한민국 국민이라서 더 부끄럽다는 생각이 든다.

 “방관은 최대의 수치이고,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다." 외쳤던 김대중 대통령은 1975년 4월 19일, 서울 중구 젠센기념관, 시국 강연회에서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고 외쳤다. 아마도 그때의 나이가 만 51세로 기억된다. 지금도 이러한 외침을 누가 하고 있는가? 바로 이재명 당 대표 혼자서만 정부와 싸우고 격이 아닌가 싶다. 

독재에 굴하지 않고 자유와 정의를 외쳤던 김대중 대통령은, 1973년 8월 일본 도쿄에서 납치되었던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리고, 그 사건으로 온 세상이 떠들썩했고,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지, 겨우 2년도 지나지 않았던 시기였다.

그때만 해도, 박정희 군사독재정권에 국민들이 맞서야 한다는 투쟁 독려사로 기억되었지만, 그 자리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이렇게 말했다. “방관은 최대의 수치이고,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다. 다 같이 국민으로서 무엇인가 행동을 한다면, 머지않아 우리의 민주주의가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을 보증하겠다.”라고 선포했다. 지금이 바로 이런 시기라고 본다. 대한민국 국민이 촛불을 들었던 지난 정권에서 우리는 희망을 보았고, 미래를 보았다. 그러나 지금은 암울한 현실이 무언의 외침으로 울려 퍼진다.

또한, 2009년 6월 11일, 김대중 대통령께서 돌아가시기 2개월 전,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기념식의 기념사에서 마지막 유언처럼 ‘행동하는 양심’을 강조하였던 것은 역사적으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기억되고 있다. 그리고, 지금이 바로, 행동하는 양심의 외침으로 민주주의를 제대로 깨우는 힘이 되길 바라는 것은 아닐까.

더불어 이명박 정권의 폭정을 경고하면서도 김대중 대통령은 “정의롭게 사는 나라를 만들려면 행동하는 양심이 돼야 한다.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고 강조하였다. 이는 이명박 정권에 국민들이 맞서야 한다는 투쟁 독려사로도 유명하다. 하지만 지금의 우리는 어떤가? 누구도 그분의 뜻을 연계하여 생각을 외치는 정치인이 없다. 홀로 단식투쟁을 할 수밖에 없는 이재명 대표의 외침만,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깨우고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현실이다.

요즘들어 그분이 보고 싶고 그리운 이유는 김대중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다'라는 명언 때문이 아닌가 싶다.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이러한 명언을 가슴속에 새기며, 현 정부의 잘못된 행동과 반칙에 항거하고, 민주주의 촛불을 다시 켜야 하는 것은 아닐런지요.  

또한, 겉으론 김대중을 외치면서 속으론 자신만의 영위를 탐하는 정치인들도 더 이상 김대중 대통령을 욕보이는 행동은 금해야 한다는 것을 젊은 정치인으로서 단호하게 경고한다. 김대중 정치학교를 졸업한 젊은 정치인으로서 현 정부의 독재에 맞서서 싸우는 힘과 용기를 국민들로 하여금 얻고 함께 싸우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한다.

끝으로 현실정치에 있는 모든 정치인이 김대중을 말하기 이전에 내부 총질을 멈추고, 총구를 밖으로 돌려서 ‘행동하는 양심’을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이요, 하늘에 계신 김대중 대통령께서 환하게 웃지 않을까. 

제발 악의 편에 서지 말고, 독재에 항거하는 전사로 거듭나길 바라며, 국민들로 하여금 당당하고 떳떳한 정치인으로 기억되길 원한다.
“방관은 최대의 수치이고, 비굴은 최대의 죄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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