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철 기자
                    이승철 기자

고양시가 신청사 이전 문제로 시끄럽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이하 고양시장)과 이정형 제2부시장이 ‘권력에 취한 것 같다’는 비난까지 시민들 사이에는 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이 같은 고양시장에 대한 비난은 이미 수년 동안 다양한 지역 내 후보지 물색과 검토를 토대로 정해진 신청사 이전 계획이 이동환 시장이 당선되자마자 지역 주민들은 물론 시(市)의원들에게 조차 의견수렴도 거치지 않고 독단적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다. 

이동환 시장은 지난 1월4일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시청사를 백석동 요진 업무빌딩으로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이 시장은 지난 수 개월 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신청사TF를 구성해 단계적 방안 등 다각적인 검토를 진행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정형 고양시 제2부시장 역시 지난 9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시청사 이전과 (가칭)원당 재창조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했다.

이 부시장은 이날 신청사를 기존 주교동에서 백석동 요진 업무 빌딩으로 이전키로 결정한 것에 대해 예산절감, 업무의 효율성 제고와 경제자유구역 최종 선정에 대비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이 부시장은 이어 현재 원당역세권에 조성중인 성사혁신신지구의 업무공간과 공영주차장 확대를 국토부에 건의하고 청년창업을 위한 벤처허브 ‘창조혁신캠퍼스’로 조성할 방침이라며 원당 지역 활성화를 위한 계획을 발표했다.

그는 이번 계획을 통해 향후 개통 예정인 고양·은평선역과 연계하고 민간자본을 적극 활용해 역세권 복합개발을 추진할 예정으로 원당 지역개발 효과가 기존 신청사 건립계획보다 더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양시의 신청사 이전 계획 발표가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고는 그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이동환 시장이 고양시 발전을 위해 결정했다고 믿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고양시의원들과 주민들이 반발하는 것은 이 시장이 주민공청회 같은 지역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거나 시의원들에게 제대로 된 설명 한번 도 없이 기존 신청사 부지 이전 계획을 바꿨기 때문이다.

지역 정가에서도 이정형 부시장이 인수위 때부터 TF팀을 구성해 지난해 11월 중순까지 10여 차례 회의를 해왔지만 한 번도 백석동 요진 부지로의 신청사 이전방안을 검토한 적이 없었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주교동은 지난 5년 동안 신청사 이전 문제를 놓고 고양시와 시의회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많은 회의와 후보지를 검토해 결정한 지역이다. 이를 위해 지역 내 그린벨트 해제 및 국제설계 공모를 위한 막대한 예산 집행 등 행정절차가 90% 가까이 진행된 상황에서 이 시장과 이 부시장이 손바닥 뒤집듯 뒤집어 버린 행태에 대해 지역 정가와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는 것이다.

수년 동안 관·민이 머리를 맞대어 결정한 신청사 이전 계획을 겨우 몇 개월 만에 독단적으로 바꿔버렸다는 것은 충분히 비난받을 수 있는 정책임을 이 시장은 인정해야 한다.

‘민심(民心)은 천심(天心)’이라고 했다. 이동환 시장은 지역 정가와 지역민들의 반발을 겸허히 수용해 독단적인 신청사 이전 계획을 잠시 보류하고, 시의회와 지역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 결정하는 모습을 보였으면 하는 바램이다.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