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세재 정책 완화
서민들 주택 거래 절벽
고금리로 건설업계 '고난'

[일간경기=홍정윤 기자] 부동산 정책은 문재인 전 정부가 정권을 내어준 가장 큰 패인이라는 분석이 대두될 만큼 서민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

경기인천 지역의 주거물량에 대한 거래가 절벽으로 치달으면서 집값이 폭락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안갯속의 인천 송도. 인천 송도는 최근 주택거래가가 급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인천 지역의 주거물량에 대한 거래가 절벽으로 치달으면서 집값이 폭락하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사진은 안갯속의 인천 송도. 인천 송도는 최근 주택거래가가 급락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회가 지난해 12월 23~24일, 날을 넘기며 본회의에 통과시킨 2023년 예산 부수법안 중 서민에게 가장 빠르게 다가오는 법안 역시 부동산 관련 법안이다.

이번 국회를 통과한 부동산 세제 정책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바로 ‘완화’다. 

2023년 부동사 세제 개정안은 과세표준 12억원 이하 및 조정대상지역 2주택자에게 종합부동산세를 부과하지 않으며 12억 이하에 해당하는 3주택자는 1주택자와 마찬가지로 1%의 일반세율이 적용되었다. 또 다주택자의 중과세율은 금액 구간별로 현행 3.6%~6.0%에서 2.0%~5.0%로 하향 조정되었다.

또한 두 번째 집을 구매할 시 부과되던 8%의 취득세 역시 한 채 구매 시와 마찬가지인 3%로 인하하고, 여러 채의 집을 짧게 보유하고 있다가 팔 경우 더 부과하던 세금 역시 줄이거나 폐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완화 정책에도 실질적인 서민들의 주거용 거래는 절벽일 상황이 될 전망이다.

이는 바로 고금리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2년 3분기 기준 주택담보대출 차주의 평균 DSR(소득 대비 갚을 원리금 비율)은 60.6%를 돌파했다.

2022년 11월 16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KB국민은행 5.76~7.16%, 우리은행 6.23~7.12%, 하나은행 6.47~7.77%, NH농협 5.67~6.77%, 신한은행 5.26~6.51%다. 

예를 들면 KB국민행에서 2억을 대출받은 주택구매자가 7.16%의 금리 갚아야 할 경우 연 1432만원, 즉 한달에 119만 원에 육박하는 이자를 감당해야 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022년 10월의 전국 미분양 주택은 전 월 대비 13.5% 증가했다. 또 아파트 거래와 아파트 외 주택매매거래량 10월 누계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6.1%·36.7% 감소했다. 

하지만 전·월세 거래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5%나 증가해 금리로 인해 자가주택을 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음을 알수 있다.

이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금리가 조정되지 않는 한 일반 서민들의 주택 구입은 무리수일 뿐이라고 분석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금융당국의 압박에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이 전세대출의 금리 인상을 자제하거나 인하하고 있는 점이다.

고금리라는 악재에 매매가 단절되어 올해 전국 아파트값이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 4.79% 하락했다. 이는 조사 시작한 2003년 12월 이후 동기간은 물론 연간 기준으로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이에 더해 미분양 아파트도 속출하면서 건설업계 또한 경색되는 모양새다.

2023년 민영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은 올해 대비 38% 줄어든 25만 여 가구이지만, 경기도만 들여다 봐도 파주 운정에 1556가구, 인천 검단에 5971가구라는 대규모 분양 물량이 쏟아지기 때문에 미분양 우려가 대두되는 것이다.

이에 건설업계는 신축 사업보다는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낮고 미분양에 안정적인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등 정비 수주 사업에 중점을 두는 추세다.

하지만 이와 같은 상황에도 다주택자 상위 100명의 소유 주택 수는 지난해 11월 1일 기준 2만 689채에서 2만 2582채로 9.1% 가량 증가했다.

이와 관련해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지난 12월 22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해 1월 1일 공시가격 기준으로 이들의 주택자산 가액은 총 2조 9534억원으로 1년 전보다 4298억원이 상승했음을 꼬집은 바 있다.

즉 이는 주택가격 하락과 고금리에도 불구하고 다주택자의 거래는 줄지 않는다는 의미다. 

따라서 2023년에 주택매매거래량의 통계수치가 증가했다하더라도 상반기까지는 종부세 완화, 취득세 인하로 인한 다주택자들의 투기일 가망성이 높다.

이와 같은 상황에 부동산 업계 측은 실거주 구매 수요자들은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고 전월세 세입자들 또한 대출을 줄이기 위해 한 단계 더 낮은 주택으로 축소 이사 하는 등 부동산 시장의 한파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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