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순간 가슴 절이게 한 아내의 사랑

[일간경기=박웅석 기자] “아내의 사랑이 느껴집니다. 곁에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른다는 말 온몸으로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아내를 보내고 시간이 흘렀지만 삶의 모든 것을 차지한 아내의 빈자리는 너무나 컸습니다. 곳곳에 남겨진 아내의 모습,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아내의 목소리‥ 이제야 아내가 내 삶의 전부였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정군영 두선산업 회장이 3년 전 작고한 아내의 산소를 찾아 시를 읽어주고 있다. (사진=박웅석 기자)
정군영 두선산업 회장이 3년 전 작고한 아내의 산소를 찾아 시를 읽어주고 있다. (사진=박웅석 기자)

두선산업 정군영 회장은 3년 전 작고한 아내가 그리울 때 마다 핸드폰 메모장‧문자메시지 등에 아내에 대한 그리움을 적은 글을 엮은 시집 '왜 몰랐을까'를 펴냈다. 시집은 평생을 경영과 사업가로 살아온 정군영 회장의 아내에 대한 가슴 절절한 글이고 애끓는 아내에 대한 사랑이다.

한 날 한 시에 죽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았지만 항상 곁에 있을 거라 생각하고 믿어왔던 아내가 떠난 빈자리는 남은 이들에게 고통이고 외로움이고 그리움이고 사랑이다. 허망함에 주저앉게 되고, 그리움에 꼬박 밤을 새우게 되는 아내의 빈자리는 하나하나 시로 메워졌고, 틈틈이 떠난 아내에게 쓴 글들이 삶을 지탱시켜주고 있다.

작가 정군영 회장은 “얼마나 소중한 사람인지 가슴 절절이 보고 싶음에 밤을 꼬박 새우기를 밥 먹듯이 한다. 일상의 삶으로 돌아왔지만 아내는 여전히 내 곁에 있고 나에게 말을 건다. 문득문득 아니 수시로 자주 나는 아내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이렇게 아내와 주고받는 이야기를 글로 남겼다”고 밝혔다.

수많은 이별에는 셀 수 없는 수많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 수많은 이별의 이유는 점점 희미해지고, 그 희미해진 자리에는 그리움과 추억만 쌓이게 된다. 곁에 있음에 고맙고 함께함에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을 멈추지 말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동안 하나하나 써왔던 글들을 시집으로 세상에 드러낸다.

정군영 회장은 “시는 마음을 치유하는 의사다. 스스로에 대한 자책감에, 먼저 보낸 미안함에, 수시로 몰려오는 그리움에 거죽만 두른 채 하루하루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시는 아내와 함께할 수 있는 희망으로 다가왔다”며 “시 한 편 한 편 써내려 갈 때마다 곁에서 따스한 미소를 보내던 아내의 사랑이 느껴진다. 투덕투덕 거칠게 한 줄 한 줄 시를 쓰면서 빈자리가 다시 채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고마움에 미안함에 그리움에 써내려간 나만의 소중한 추억으로 간직하려고 했던 시를 세상 밖으로 드러내 준 일간경기 문기주 회장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표한다고 했다.

정군영 회장은 충청남도 홍성에서 출생해 평생을 경영인, 사회사업가로 살아오면서 이번에 첫 시집을 출간했다. 그는 안산공과대학 최고경영자과정을 수료했으며 △한국스크린인쇄공업협동조합 공로상 수상(2000) △중소기업중앙회 모범외국인연수업체 표창(2002) △신안산대학교 경영인대상(2017)을 수상했다.

아울러 사회사업가로 활동하면서 대한민국고엽제 전우회 공로상을 수상(2010)하고,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 검찰시민위원회 위원(2015) 위촉, 금천구청장상을 수상(2016)했다.

정군영 회장의 두선산업은 광명시 하안동에서 가정부업으로 시작해(1984) 법인전환을 한 후(2000) 안산시에 공장을 매입하고 금천구 가산동에서 안산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등 사업을 확장했다. 아울러 두선베트남 해외 법인을 설립(2013)하면서 해외로 진출하고 있다.

정군영 두선사업 회장이 3년 전 작고한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쓴 시집 '왜 몰랐을까' 표지
정군영 두선사업 회장이 3년 전 작고한 아내를 그리워하면서 쓴 시집 '왜 몰랐을까' 표지.

명기정 길

들국화 향기 오솔길 한가득
중간중간 소루쟁이 백지 꽃 질경이 밟으며 걷고 있었지
이른 봄 옷 깃 여미는 쌀쌀한 길
이장 네 집 답장 개나리
할머니네 양지바른 담 밑에 
작년에 심은 대파 싹 올라오고
힘들어 쉬엄쉬엄 걷다보면 
길 씨네 집 산등성이 넘어
이장집 농장 지나 여주 보까지 
민들레 꽃씨 낙하산 되어 내리던
내가 당신 이름 붙여준 길
명기정 길
당신과 다시 걸을 수 없는 길

*명기정, 정군영 회장의 아내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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