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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의 역사 ‘8.10 광주대단지사건’ ②] 1971 도시봉기‧‧‧사건 경과와 규명 위한 성남시 노력은수미 시장 “광주대단지사건은 성남의 정체성과 뿌리를 찾을 수 있는 단서, 진상규명 명예회복 위해 최선 다할 것”
  • 정연무 기자
  • 승인 2019.07.0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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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곳에는 정권으로부터 추방당하고 버려진 수만명의 사람들이 가난과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거리로 뛰쳐나왔다. 이들은 정부로부터 불순한 ‘폭동’ ‘난동’으로 매도당해 참혹하게 머리가 깨지고 팔다리가 부러지도록 구타당하고, 짐짝처럼 질질 끌려가야 했다.“

그날 그곳에서 일어난 국가의 폭력은 잘못된 것이고, 그에 대한 사과가 이뤄져야 한다. 보상이 이뤄져야 하며, 명예회복이 되어야 한다.

8.10 광주 대단지사건과 같은 일이 없었다면, 당시에 이들이 저항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지금도 그러한 국가의 폭력에 노출되어 있을지도 모른다.

은수미시장 8.10 광주대단지사건 구속피해자 차담 <사진=성남시청.

◇ 성남시, 관련 조례 ‧기념사업 등을 통해 명예회복

‘광주대단지사건’의 진상규명을 통해 역사를 재조명하고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에 성남시가 나섰다.

“광주대단지사건으로 구속되었다가 47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면복권조차 이뤄지지 않은 22명의 시민 여러분, 청계천변 대규모 화재로 하루 새 이재민이 된 것도 모자라 박정희 정권에 의해 한밤중에 심지어 한겨울에 강제이주 된 여러분, 산기슭 군용천막에 살면서도 성남시의 삶과 미래를 꿈꾼 이주시민 여러분 덕분에 성남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도시가 되었습니다. 여러분의 사면복권과 명예회복을 위해 함께 하겠습니다.”

은수미 성남시장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광주대단지사건구속 피해자 22명을 찾는다며 이 같이 밝혔다.

성남시는 이 사업을 추진할 근거 마련을 위해 ‘성남시 광주대단지사건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만들어 본격 추진을 결정했다.

◇ 역사적 의미와 가치 재조명 노력

광주대단지사건을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은 20여년전 부터 있었다.

일부 시민단체는 기념사업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이 사건을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 노력했다. 성남문화원에서는 2004년 학술회의를 여는 등 역사적 사건을 되짚어 보는 노력을 기울여왔다.

2000년 이후에는 일부 교수들의 학계 논문을 통해 항거, 항쟁으로 재평가되기 시작했다. 한국 전쟁이후 최초의 대규모 도시민중 봉기였음에도 역사적 의미가 저평가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성남시는 이 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려고 지난 2016년 두 차례에 걸쳐 조례 제정에 나섰지만 무산됐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도 지난 2010년 12월 활동이 종료된 상태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을 위한 활동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후 지난해 7월 은수미 시장이 민선7기 성남시장으로 취임하면서 성남 역사의 뿌리인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의 노력은 다시 탄력을 받게 된다.

◇ 은수미 “광주대단지사건은 널리 알릴만한 당당한 성남의 역사”

은 시장은 지난해 8월 SNS를 통해 당시 구속됐던 피해자들을 찾는다는 글을 올렸고 그해 11월 시청 집무실에서 소재가 파악된 5명을 만나 아픔을 위로했다.

이날 은 시장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광주대단지사건은 당당한 성남의 역사”라며 “사건과 관련해 지원할 수 있는 조례를 만들고 진상규명, 명예회복을 위해 시에서도 최선을 다 하겠다”고 이들에게 약속했다.

피해자들은 “평생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있다”며 “시 차원에서 많은 관심을 갖고 명예회복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 2021년 50주년.. 시민이 공감하는 기념사업, 문화·학술 연구도

성남시는 지방자치법과 과거사정리법을 위반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례를 제정해 광주대단지사건의 역사적 의미와 가치를 조명하고 올바른 이해를 통해 시민들의 자긍심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3월 ‘성남시 광주대단지사건 기념사업 등 지원에 관한 조례안’을 시 홈페이지에 입법 예고했으며 3월 28일에는 시청 산성누리에서 조례안의 법률적 검토 내용과 입법 취지 등에 관한 설명회를 열었다.

지난 2016년 부결된 조례안의 내용을 대폭 수정해 당시 시의회가 지적한 국가 사무의 처리 제한, 상위 법령 상충 등 논란 소지를 없앴다.

기념사업, 문화·학술사업, 조사·연구, 자료 발굴과 수집, 간행물 발간을 지원하는 내용을 주요 골자로, 사업을 추진하는 기관·단체에 보조금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한다.

성남시는 광주대단지사건 당시 구속 피해자의 명예 회복은 국가 사무로 사법제도·사법권 독립성과 충돌할 우려가 있어 이 조례안에 담지 못했지만 정부와 정치권에 특별법 제정과 과거사정리법 전면 개정을 지속 요구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오는 2021년 광주대단지사건 50주년을 맞아 기념조형물 설치, 전시회, 문화예술행사 등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2023년 시 승격 50주년에 따른 미래 비전 설정을 위한 준비도 차근차근 밟아갈 예정이다.

역사를 돌이켜 선민을 향한 박해는 권력 독점 층의 폐단이나 사회의 허물로부터 비롯되었다.

하지만 권력의 폐단은 종종 박해받는 이들에 의해 바로잡아지곤 했다.

‘광주 대단지사건’은 50여년 전의 묻혀버린 과거가 아니다. 현재 진행 중인 오늘의 자화상이다. 국가권력에 의해 급조된 도시의 총체적 모순들로 인해 생존권을 박탈당한 이주민들이 하나가 되어 그들의 언어와 몸짓으로 저항한 항거이고 상처이다.

아직도 그 상처는 다 아물지 못하고 응어리도 풀리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제대로 된 이름도 없이 그냥 ‘8.10사건’으로도 부르고, ‘광주대단지사건’으로도 불린다.

한마디로 정리하기에 참으로 복잡하다. 그래도 21세기 한반도 평화와 통일의 시대를 꿈꾸면서 이날 사건의 상처를 그냥 묻어버리고 지울 수는 없다.

고통 받은 희생자들에게 평화가 있기를 빌며 위로하지 않을 수 없다.

정연무 기자  jongym@1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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