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도 재판부에 선처 부탁한 어머니

아들에게 황당한 이유로 마구 폭행을 당한 어머니가 재판부에 선처를 부탁했으나 법원은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6단독 임정윤 판사는 존속상해 및 존속폭행 혐의로 기소된 A(42)씨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A씨는 올해 5월 25일 낮 12시 5분께 인천시내 자택에서 어머니 B(69)씨를 주먹과 발로 마구 때려 다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범행 당일 B씨에게 "낮 12시에 깨워 달라"고 하고 잠이 들어놓고서는 부탁한 시간에 맞춰 어머니가 깨우자 화를 내며 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2016년 절도죄로 징역형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올해 5월 7일과 22일에도 자신의 빨래 옆에 어머니의 점퍼를 함께 널어놓았다는 등 이유로 심한 욕설을 하고 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해자인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힘에 따라 존속상해 혐의에 대해서만 선고하고, 반의사불벌죄인 존속폭행 혐의의 공소는 기각했다.

임 판사는 "피고인은 잘못을 인정하며 반성하고 있고, 피해자도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우울증 등을 앓고 있어 건강상태가 좋지도 않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자식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이 매우 컸을 것으로 보인다"며 "자식이기 때문에 마음껏 미워할 수도 없고 용서하지 않을 수도 없다는 점에서 그 고통은 더 크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실형을 선고한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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