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곽도시 수원성 안에는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며 미래를 꿈꾼다. ‘욜로(YOLO)가 안내하는 대로 수원시를 돌아보았다. 남문 근처의 공방거리, 장안동 생태교통마을, 화성행궁이 있는 신풍동 골목길 가게들은 간판도 가지런하고 예술적이라서 상큼하다. 그런데, 일명 행궁동 골목을 걷다가 마당 깊은 옛 기와집이 눈이 번쩍 들어온다. 주소는 수원시 팔달구 정조로 869(신풍동 2번지)이며, 더페이퍼 ‘골목잡지 사이다’이다. 눈높이의 처마 끝, 늦은 밤임에도 불빛이 훤하다. ‘사이다’에서 ‘사이’는 너와 나 사이, 동네와 동네 사이 등 네트워크이며, ‘다’는 많다〔多〕라는 의미의 한자를 조합했단다.

□사람 사는 이야기 ‘골목잡지 사이다’

‘골목잡지 사이다’의 창간호에서는 남수동 길다방 일화, 어르신 영정사진, 남수동 재래시장 이야기를 비롯하여 장안동, 북수동 등 옛이야기를 끄집어내 실었다. 모두가 중앙이 아닌 지역의 소소한 이야기다. ‘사이다’는 수원 지역에 뿌리내린 문화와 골목의 풍경에서부터 사소한 일상까지 세밀하게 담아내 관내의 동사무소와 도서관 등에 무가지로 배포한다. 이번 호는 15호 째다. 수원시 팔달구 지동의 풍경, 대를 이은 가게 ‘오래된 점빵 이야기’, 기억으로 쓰는 마을의 역사 ‘골목박물관, 두 번째 이야기’, ‘수원의 다방 이야기’ 등 재밌게 읽을거리다.

□북카페 ‘날날북스’는 책 박물관 겸 동네 사랑방

동네마다 특색 있는 작은 책방들이 문을 열고 있다. ‘골목잡지 사이다’에서는 화성시 병점역 앞에도 북카페를 열었다. 도로변에서는 눈에 띄지 않는 골목 안에 ‘날날북스’라는 북카페가 반듯한 7층 건물의 2층에 자리 잡았다. 수원의 ‘사이다’의 최서영 대표의 남편 이형희 씨가 운영하는 이곳은 ‘책과 커피’ 말고도 ‘기록자의 공간’을 자처한다. 사라져가는 주변의 이야기와 모습을 담아내기 위한 ‘마을기록학교’가 있는 동네 사랑방이다. 책꽂이에는 소설, 시, 잡지, 그림책과 인문학 서적은 물론 전국 곳곳과 여러 나라의 책들이 빼꼭하다.

□수원의 동요 ‘오빠 생각’ 인기리에 순회전시 중

더페이퍼 최서영 대표

‘뜸북뜸북 뜸북새 논에서 울고~.’ 일제강점기인 1925년 만들어져 지금까지 온 국민의 사랑을 받는 동요가 있다. 수원의 인물인 최순애·최영주 남매의 삶을 재조명하는 전시회가 수원시청 1층 로비, AK플라자 수원점에서 전시 후 26일까지는 수원역 환승센터에서 전시되고 있다. 이어서 3월 23일까지 장안·권선·영통·팔달구청과 선경도서관, 홍재광교도서관 광교역환승센터 등 10곳을 순회하며 전시한다. 최순애는 아동문학의 큰 기둥인 이원수의 아내이다.

전시회는 14개의 패널 형태로 꾸민 두 남매의 사진, 육필원고, 책자와 잡지의 영인본, ‘오빠 생각’ 관련 영상 등으로 꾸며졌다.

□‘2018 한국지역도서전’ 수원 행궁 일대에서 9월에 열려

지난 1월 4일 한지연(한국지역출판문화잡지연대) 이사회가 이곳 ‘사이다’ 사옥에서 열렸다. ‘한국지역도서전’은 전국 각 지역의 출판사가 참여한다. 지역과 책, 사람을 잇고, 지역 간의 상생을 꿈꾸며 현재 그리고 미래의 지역출판을 더욱 견고하게 자리매김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특히, 지역의 가치와 문화를 새롭게 창출하고, 지역공동체를 기반으로 한 동네 출판사들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면서 앞길을 열어가는 축전이다. ‘한국지역도서전’은 지난해 첫 번째를 제주도에서 열었는데, 올해는 9월 6일(목)부터 10일(화)까지 수원시 팔달구 행궁동 일대에서 진행하게 됐다. 책 향기 진하게 퍼질 9월이 벌써 기다려진다.

골목잡지 사이다, 더페이퍼, 200쪽, 무가지

저작권자 © 일간경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