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윤옥 시인, 석 달 만에 두 번째 시집 '민들레 홀씨' 펴내

지난 6월 7일 본보 16쪽 문화면에 책 소식에 첫 번째 시집 '봉선화처럼'이 소개된 바 있는 곽윤옥(54세) 시인이 석 달 만에 두 번째 시집 '민들레 홀씨'를 출간해 화제가 되고 있다.

곽 시인은 결혼한 후 임신 28주나 된 첫 아기를 잃었다. 다행히 3년 후에 다시 새아기를 얻긴 했으나, 임신 중독 후유증으로 10여 년간 신장투석을 했다. 병고로 인해 피폐해진 몸과 마음을 달랠 방법으로 시 쓰기에 매달렸다. 40대 중반에 신장 공여자가 나타나 수술에 성공했다. 기적적으로 자신의 신체적 아픔은 치유됐지만, 세상에는 고통 속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곽 시인은 시련에 절대로 좌절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우연히 민들레 홀씨를 보고 착상이 떠올라 시를 쓰기 시작했다. 민들레는 겨울에는 잎과 줄기가 죽지만 그 뿌리는 살아 봄이 되면 다시 꽃을 피우는 생명력이 강한 식물이다. 아무 데서나 잘 크는 탓에 길손들의 무심한 발길에 짓밟히며 홀대를 받지만, 곧바로 다시 일어서서 꽃을 피우고 홀씨를 흩날리며 살아간다. 민들레는 곽 시인에게 재생의 삶을 더욱 끈질기게 살아보라는 명령을 전해준 거나 다름없다.

3부로 나뉜 시집에는 각각 20여 편씩 65편의 시를 담았다. 제1부의 첫 시는 시집의 제목이기도 한 '민들레 홀씨'이다. ‘가려거든 멀리 가지 마라 / 어디선들 쉽게 볼 수 있는 곳에 안주하렴 / 가는 발걸음 힘이 들까 걱정되네’라고 했고 ‘엄마가 그런 거지 / 든든한 버팀목이고 후원자’라며 '엄마라는 이름'으로 사랑을 전달하는 ‘사랑시편’이다.

제2부는 자연과 더불어 사는 ‘자연시편’이다. 2부의 마지막 시 '부활'에서 ‘젊은 시절 / 저 꽃들이 저렇게 예쁜 줄은 / 예전에 미처 몰랐네’라면서 ‘나이 들어 철이 드니 / 보이지 않던 현상이 실상으로 / 새롭게 보인다’면서 새 세상에서의 부활에 기뻐한다.

제3부는 ‘희망시편’으로 마지막에 올린 '인생 스케치'에서 ‘언제나 나는 내일을 노래했다’면서 ‘상처받은 사람과 마주하여 / 아픈 마음 함께하고자 / 항상 그릇을 크게 넓혔다’면서 ‘나는 지금 참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며 재생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

곽 시인은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오는 동안 큰 수술만 15차례나 받았다. 진통제 부작용으로 전혀 약을 쓰지도 못해 고통을 감수해야만 했다. '봉선화처럼' '민들레 홀씨'에 이어 제3 시집(가칭, 하얀 나비) 원고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고 한다. 남편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이사의 직책으로 일하고, 일과 후에는 시인으로 돌아와 집필에 몰두한다. 앞으로 수필집도 낼 거라고 한다. 책을 소개하는 인터뷰 내내 자신감 넘치는 목소리처럼 삶에 대한 강한 의욕과 집념 그리고 열의가 넘쳤다. 그러한 긍정적 삶의 자세에 필자도 없던 힘이 절로 불끈 솟았다.

한국문학세상, 94쪽,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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