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 송연숙압박하는 곳마다 꽃들이 핀다목욕탕의 순한 어깨들씻고 다듬고 썰던 그 회전근에장미가 핀다유월의 담장엔겉으로 흐르는 피의 겹겹들고양이 걸음처럼 가볍게 담장을 디디며계절이 붉게 번져나간다아름답다, 라는 말을 순환시키는저 공중의 꽃들늘 한결같은 자세의 담장가시를 밟고 사금파리를 말아 쥐고파란이 담을 넘는 한여름의 어깨 위에수십 개의 부황 자국이 붉다거울 속에서 흐려지는 어깨 위에 백만 송이, 천만 송이, 꽃송이들 흘러 내린다어머니는 어린 내게 부항 뜨는 법을 가르쳐 준 후틈틈이 등을 돌려대곤 하셨다불부황의 유리컵 안에서만개하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