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을 그리며 나숙자 잊고 살았다 그를너무 긴 시간을 그를 보지 못했다그의 가슴은 넓고도 편안했다그러나 그의 품속으로 난 길은언제나 닫혀있고 힘들었다비석대는 얼굴도 볼 수 없고멀리서 바라보는 마음은 외길이다청청한 날 그는이슬로 세수하고 찾아오는 길손을온몸으로 반긴다고 바람이 전한다옛날 같지 않다고 한번 와 보라고포근히 감싸주는 그의 품이넓고 따뜻해 금남로로 충장로로쭉쭉 뻗은 길이라 외길이 아니라고1980년대 와는 다르다고누누이 말한다 바람이 나숙자 전남 나주 출생. 1992년 등단. 한국여성문학, 국제펜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
초대는 개뿔이다 나숙자 전혀 초대할 생각이 없다아니 그를 피해 다녔다비껴 가려니 생각했다그가 오고 일상이 흔들린다그로 인해 뼈마디가 쑤시고슬프지도 않은데 목이 매이고눈물이 나고 가슴도 저린다그와 나의 관계는 칠일이 가야 끝이난다고누가 귀뜀해 준다차라리 동침하라고 그래야한다고그래서 그와 동침 중이다바깥에는 봄꽃이 만발했다는카톡이 왔다그를 경계하며영원한 이별을 생각한다나숙자 1951년 전남 나주 출생. 1992년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 녹색문학상 추천위원.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
첫눈은 뜨겁다 나숙자첫눈이라고 한다가볍디 가벼운 몸짓이다약속도 하지 않았다살며시 대지를 향해 내려온다춤꾼이다 분명저 끼를 어이할 꺼나벌써 키스를 하고 있는걸 봐누구도 못 말려밤이며 알몸으로 속살을 태우고낮이면 저리 춤으로속살을 달구는 것 좀 봐첫눈이 아닐게야 정녕사랑의 불덩이였던 게야온몸이 다 녹아내리는 것 좀 봐열.로 나숙자 국제펜한국본부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 영랑문학상. 전 논술강사
탯줄부터 돈다국립박물관 나한전 나숙자나를 찾기 위해아라한의 둘레를 돌고 돌고공감, 사랑, 화, 슬픔 속 나는어디 있는가오백 년 만에 빛을 안는다 짠하다목이 잘린 고통팔이 잘린 시간그 모든 것이 화엄의 세계라고순간순간을 미소로 말하는 그들오백 아라한내 미소는 어떤 걸까나를 볼 수 없어탯줄부터 돈다. 나숙자 1951년 전남 나주출생. 문예사조 등단.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여' 외. 영랑문학상 수상, 여덟 문인 미술전, 국제PEN한국본부 이사.
호수에 서면 나숙자호수에 찬 바람이 휘파람을 분다시간은 너울로 주름을 만들고기다림은 뼈마디가 되어 삐걱인다왜가리 한 마리 바쁘게 날아와호수를 물고 산으로 간다끼룩 끼이루욱왜가리 소리는 메아리로 호수에 잠기고 기다림은 물결로 흔들리는데내 그림자는호수에 물구나무로 서 있다 나숙자 1951년 전남 나주출생, 1992년 등단 한국여성문학인회,국제펜 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회원 녹색문학상 추천위원,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여” 외, 여덟 문인 그림전 영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아프다 나숙자가시가 아프다혼신을 다 해 지키려던 시간이무너지는 소리가 나고흩뿌려진 말이살갗에 촘촘히 박혀온 몸 구석구석 피멍이 들었다겉으로 보는 아름다움은아름다움이 아니다가시가 품은 아픔이얼마나 큰 지 가늠해 볼 일이다 나숙자 1951년 전남 나주출생, 1992년 등단 한국여성문학인회, 국제펜 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회원 녹색문학상 추천위원,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여” 외, 여덟 문인 그림전, 영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독바위에 백구가 산다 나숙자 자유는 개뿔목구멍이 포도청이다납작 엎드려 슬슬 긴다등산객이 떨어뜨린 전 부스러기라도주워 먹어야한다하루라도 더 버티려면오래 길들여진 습관은버려선 안 된다우선 살아야한다나는 버려진 개다이천십구년그리고 시월 나숙자 51년 전남 나주 출생. 1992년 등단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이사, 한국여성문학인회이사, 녹색문학상 추천위원.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여' 외, 여덟 문인 그림전 수상, 영랑문학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