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 서면
나숙자
호수에 찬 바람이 휘파람을 분다
시간은 너울로 주름을 만들고
기다림은 뼈마디가 되어 삐걱인다
왜가리 한 마리 바쁘게 날아와
호수를 물고 산으로 간다
끼룩 끼이루욱
왜가리 소리는 메아리로
호수에 잠기고 기다림은
물결로 흔들리는데
내 그림자는
호수에 물구나무로 서 있다
나숙자 1951년 전남 나주출생, 1992년 등단 한국여성문학인회,국제펜 한국본부이사 한국문인협회, 한국시인협회 회원 녹색문학상 추천위원, 시집 “작은 자유를 위하여” 외, 여덟 문인 그림전
영랑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일간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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