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갑을프라스틱 '도덕성 논란'

   
▲ LG전자 관계자 등이 6월 30일 늦은 저녁 갑을프라스틱 평택공장에서 사급품 등을 반출하는 모습
   
▲ LG전자 관계자 등이 6월 30일 늦은 저녁 갑을프라스틱 평택공장에서 사급품 등을 반출하는 모습

LG전자 1차 협력업체인 ㈜갑을프라스틱(이하, 갑을)이 하도급업체에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막지 못해 부천지역 등 하도급업체들의 줄도산이 우려되고(본보 8월 11일, 17일 19면보도) 있는 가운데 당시 갑을이 외상매출채권을 회수치 못한 날짜에 LG전자가 사급 부품에 이어 금형마저 긴급히 반출한 사실이 드러나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갑을 채권단 대책위에 따르면 갑을은 지난 6월 30일 하도급업체들에게 지급한 외상매출채권을 막지 못했지만 회사부도는 아닌 상황에서 갑을 H대표는 본사공장 매각에 나섰고 LG전자는 긴급히 사급 부품과 금형을 반출한 것으로 밝혀져 갑을 측이 LG전자와 사전 담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채권단 대책위 한 관계자는 “LG전자는 갑을이 외상매출채권을 고의적으로 막지 않고 부천, 평택 등지의 자산을 정리하는 상황에서 십 수 년 이상 LG전자 핸드폰 부품을 생산해 온 2차 하도급업체들의 실상을 파악하기 보다는 오로지 자사 피해 줄이기에만 급급했다”고 주장했다.

이는 “갑을이 IBK기업은행으로 돌아온 외상매출채권을 막지 못한 최초일인 지난 6월 30일 오후 8시12분 LG전자 측은 갑을 평택공장에서 수백억 상당의 휴대폰 메인 부품인 LCD 사급품 등을 긴급 반출했다”며 “이어 부천공장의 모델명 G5, F690, V33 등 금형마저 반출한 사실이 드러났다”고 말했다.

LG전자가 이날 저녁 확보한 휴대폰 메인 부품인 LCD 등은 자신들의 또 다른 협력업체인 W사, S사 평택 소재 허브창고로 이동시켜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이 공개한 ‘갑을 평택공장 경비실·출입’ 문서를 보면 LG전자 자재부서의 직원 등이 평택공장에 출입한 기록이 있다.

이와 관련 대책위는 “갑을이 하도급업체에 260억 원대의 외상매출채권을 막지 못한 당일 사급품과 금형 등을 가져간 것은 하도급 업체의 줄도산은 외면한 채 자신들에 피해만 줄이기에만 급급했다”면서 “LG전자가 평택과 부천공장의 수백억원대의 LCD와 금형을 빼돌리지 않았다면 이들 제품을 대상으로 유치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또 채권단은 당시 갑을 평택공장 임직원과 통화에서 “LG전자가 반출한 사급품 중에는 갑을과 하도급업체의 공정이 더해진 완제품과 일부 공정을 마친 제품 등 수억원대의 제품조차 그대로 반출되었다”고 밝혀 일부는 갑을의 재산으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LG전자 조달부서의 관계자는 “지난 6월 29일인지 30일인지 기억은 안 나지만 6월말일경 갑을 부천공장에서 금형을 차량에 실어준 사실은 있다”고 말했다.

또 LG전자 홍보실의 한 관계자는 “갑을의 채권부도로 LG자산인 사급용 부품과 금형을 반출한 것이 무슨 문제가 있냐”며 갑을의 채권 미회수 당시 LG전자 금형 및 사급품 반출 이유에 대해서는“6월 30일 은행시간 마감 당시 갑을 H대표가 사실상 부도를 LG측에 통보해와 당일 금형, 사급 물품 등 LG자산에 대해 반출한 것이지 사전 담합은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갑을프라스틱은 지난 6월30일과 7월5일에 돌아온 하도급업체의 외상매출채권 55억원 상당을 막지 못한 채 H대표는 부천 본사공장을 긴급 매각하는 등 말썽을 사고 있는 가운데 현재는 고발에 의한 검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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