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 만에 '메달 20개 걱정'

▲ 리우올림픽에 출전하는 태권도 대표팀 이대훈이 16일(현지시간) 오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내 카리오카 3경기장에서 훈련을 마친 뒤 경기가 펼쳐질 경기장 내부를 둘러보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이제는 금메달 개수가 아니라 메달 총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자칫하면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 32년 만에 전체 메달 개수가 20개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은 대회 개막 11일째를 마친 17일(한국시간) 오전까지 금메달 6개, 은메달 3개, 동메달 5개에 그치고 있다.

대회가 종반으로 치닫는 가운데 한국 선수단은 애초 목표로 내세운 10-10(금메달 10개 이상-종합 10위 이내) 달성이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다.

한국은 체급별 세계랭킹 1위 선수가 4명이나 몰려있던 유도가 '노골드'로 대회를 마친 것을 필두로 기대했던 배드민턴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고, 탁구도 '만리장성'의 벽을 넘지 못한 게 안타깝다.

특히 유도는 최고 2개 이상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은메달 2개에 동메달 1개에 그쳐 선수단의 기대치를 밑돌았다.

양궁은 전 종목 석권의 위업을 달성했으나 사격과 펜싱, 레슬링 등도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이제 남은 희망은 '종주국'의 자존심 태권도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선수들이 출격하는 여자골프다.

하지만 태권도와 여자골프에서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한국선수단은 30여년만에 총 메달 수가 최저를 기록할 공산이 커졌다.
한국이 올림픽 무대에서 처음으로 두 자릿수 메달을 기록한 것은 1984년 LA 올림픽이다. 당시 금메달 6, 은메달 6, 동메달 7로 총 19개의 메달을 따냈다.

당시 메달 총수는 한국이 역대 올림픽에서 거둔 최고 성적이었다.

1948년 런던 대회를 통해 올림픽 데뷔전을 치른 한국은 1976년 몬트리올 대회까지 메달 총수가 한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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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여자골프 대표팀의 박인비가 15일 오후(현지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골프 코스에서 훈련에 앞서 취재진을 향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한국은 1984년 대회를 신호탄으로 급격하게 메달 총수를 늘렸다.

역대 최다 메달 기록은 홈그라운드에서 열린 1988년 서울 올림픽이다.

한국은 서울 올림픽에서 금메달 12, 은메달 10, 동메달 11개를 합쳐 총 33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금, 은, 동 모두 두자릿수를 기록한 것 역시 역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스포츠 강국의 반열에 오른 한국은 2008년 베이징 대회와 2012년 런던 대회에서는 두 대회 연속 역대 최다 금메달(13개)을 확보하는 등 1988년 대회 이후 꾸준히 20~30개의 메달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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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처음 열리는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또다시 '메달 풍년'을 점쳤지만, 희망은 점점 희박해지는 모양새다.

한국 선수단이 지금까지 리우에서 따낸 총 메달 대수는 14개다. 이는 1984년 LA 올림픽에서 기록한 19개의 메달에도 5개나 부족하다.

태권도와 골프에서 선전해주지 않으면 자칫 LA 대회 이후 32년 만에 전체 메달 숫자가 20개 아래로 떨어질 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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