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각의나 별도회견·대국민담화 가능성…사고수습후 관측도

與도 필요성 제기…"진솔한 사과에 더해 국가 일신구상 담아야"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언제, 어떤 형식으로 '대국민 사과'에 나설지 주목된다.


이번 사고가 초대형 참사인데다 정부가 사고 예방부터 초동대응과 수습 등 전 과정에서 난맥상을 드러낸 만큼 국정 최고책임자인 박 대통령이 진심어린 대국민 사과를 통해 사태수습과 국정쇄신의 강한 의지를 드러내야 한다는 의견이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 요구는 정치권에서 분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는 지난 27일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의 반성과 사과를 촉구했으며, 여권에서도 새누리당 혁신연대의 재선그룹 간사인 김영우 의원이 28일 CBS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적절한 시기에 아마 사과 표명을 하지 않겠나 본다"고 말했다.

정치권은 오는 29일 박 대통령이 주재하는 국무회의를 주시하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사고 엿새째인 지난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참사에 대한 정부의 위기관리 난맥상과 공직사회의 복지부동을 강하게 질타했지만 대국민 사과는 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부의 부실대응을 인정한 총리의 27일 사의를 수용한 박 대통령이 이번 국무회의 자리에서만큼은 국정의 전면쇄신을 약속하며 대국민 사과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사고가 발생한 지 벌써 열흘을 넘겼다는 점도 부담이어서 더 이상 시기를 늦추기 어렵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어서다.

다만 '간접적 유감표명' 형식이 논란거리가 될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박 대통령이 별도의 기자회견이나 대국민담화라는 국민과 직접 소통하는 방식을 통해 유감을 표명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내용 면에서는 진솔한 사과 외에 유사사태의 재발을 막기위한 국가재난시스템의 혁신과 관료사회 혁신, 대폭적인 개각을 통한 국정의 전면적 쇄신 등을 약속하는데까지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 영남권 한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이 사과 그 이상을 해야 한다"면서 "이번 사고에 대한 사과와 반성과 동시에 국가대개조와 국가의 총체적인 일신 그런 것들을 담아 대국민담화 형태로 발표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명지대 김형준 교수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부존립 이유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인데 그걸 다하지 못했다는 데 대해 대통령이 국민에 사과하는 거야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박 대통령은 타이밍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이 여러 중요한 사안에 대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지 못하고 국무회의나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간접적으로 장관들이나 수석들에게 얘기하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별도 기자회견을 통한 대국민 사과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도 "사과는 시기의 문제이긴 하지만, 국무회의나 수석회의에서 '간접 사과'하는 것은 박 대통령의 안좋은 버릇"이라며 "당연히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에게 유감의 뜻을 표해야할 것"이라고 공감을 표했다.

다만 아직 사고 수습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굳이 지금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할지에 대해 박 대통령이 부정적으로 생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아직 실종자가 100명 넘게 남은 상황에서 벌써 정치적인 제스처로 여론을 다잡는 행위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금은 사고 수습과 구조, 재난대응 체계 개선, 공직사회 개혁 등이 먼저이며 정치적 행위는 이 모든 것이 마무리되고 나서 해도 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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