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아 유출·임금 체불 현실로…"누리과정 예산 편성하라"

▲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 회원들이 21일 오전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누리과정 예산편성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경기지역 사립유치원장과 학부모들이 누리과정(만 3세∼5세 무상보육) 예산 편성과 집행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는 21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경기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어 "보육대란에 앞서 당장 1월분 봉급 지불이 어려워 교사와 일반 직원들 생활에 막대한 타격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선 1, 2월분 봉급이라도 지불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유치원연합회는 보육대란을 막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정부, 교육청, 여야 정치권 모두 절박한 사립 유치원의 현실을 직시하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운 날씨 속에서도 이날 집회에 참가한 경기지역 사립유치원장과 학부모 700여명(경찰 추산)은 원아 유출, 임금 체불 등 현실로 다가온 보육대란을 한 목소리로 성토했다.

비단 어린이집뿐만 아니라 태권도, 피아노 등 학원으로 갈아타겠다는 학부모들의 잇따른 문의에, 당장 생계가 불안해진 소속 교사들의 하소연까지 사립유치원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에 따른 유치원비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송기문 수석부회장은 "서울지회에서 유치원비를 인상한다는 언론보도가 있었지만, 사실 무근이다. 일부 사립유치원들이 개별적으로 공문을 보냈을 뿐 지회 차원의 결정은 아니다"며 "경기지회 또한 유치원비 인상을 할 생각이 없다. 유치원비를 인상해 학부모에게 부담을 지우면, 정치논리에 그대로 휘말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는 28일 임시회 전까지 집회를 열지 않고 사태를 조금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앞서 지난 18일부터 2월 13일까지 경기도청과 경기도교육청 앞에 누리과정 예산 미편성에 항의하는 집회 신고를 낸 바 있다.

송 수석부회장은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누리과정 예산 편성 승인에 대한 확답을 25일까지 서면으로 받기로 했다"며 "임시회가 열리기 전이자 인건비 지급일까지는 조금 더 참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정부와 교육청, 경기도 및 의회는 자신들의 주장만 되풀이 하지 말고 교육적 관점에서 조속히 유아학비가 지원되도록 해야 한다"며 "우선 2015년 누리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도록 1, 2월 예산을 편성하고, 2016년 문제는 근본적 해법을 찾아 장기적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제시했다.

집회 현장에 나온 정순권 경기도교육청 교육1국장은 "유치원 누리과정 1년 예산이 도의회에서 승인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며 "오늘 열리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도 충분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유치원총연합회 경기지회는 집회 뒤 '누리과정 예산 재의 요청 즉각 수용·편성하라', '누리과정 예산 지원해 교직원 5만명 생계 책임져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수원역까지 가두 행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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